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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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주말.
12시가 넘어 날짜는 1월 7일 토요일. 대망의 2006년이 밝고 첫 주말을 맞는다. 인지하지 못하는 틈에, 은근히도 빨리가는 시간이다. 아직 목요일쯤으로 느껴지는데 벌써 주말이라.. 내 생활은 주말이라고 딱히 달라지는 건 없다. 일거리가 있으면 일하고, 없으면 안 하고. 프리랜서가 어디 주중/주말이 있던가. 그저 주말이면 직장 다니는 사람들은 내일 회사 안 가니 좋겠다는 생각이 들 뿐.. 이렇게 말하고 나니, 참 무미해 보이지만.. 사실 딱히 그렇지는 않아. 해마다 이맘때쯤은 참 심심하다. 거의 유일한 관심 스포츠인 K리그도 쉬고.. 올해는 A3 대회를 하절기에 연다니, 다음달 국대 경기 말고는 축구 볼 일도 없겠네. 하긴.. 지난 해는 그 좋아하는 축구 경기장, 단 한차례도 가질 못하고 살았네. 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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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일을 마치며
어느새 새해도 3일이나 지났어. 아직 새해가 시작되었다는 실감도 채 나지 않는데 벌써 3일이 지나다니.. 시간은 인지하지 못하는 틈에 잘도 지나간다. 할 일이 쏟아지는 연초야. 지난 해부터 이어오던 일들을 아직 정리 못한게 몇개 있고, 앞으로 해야 할 일도 몇개 있고..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일들에 파묻혀 보내게 생겼어. 시간을 아껴 써서 일거리가 밀리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요즘 컨디션이 별로라, 아침에도 늦잠 자기 일쑤고.. 깨어난 후에도 몸이 찌뿌듯하다. 오늘도 몇번이나 침대로 들어 가고 싶은 맘을 달래느라 애를 썼는지 원.. 연초를 보면 한 해를 알 수 있다던가? 올 한해를 이렇게 무기력하고 고단하게 보내선 안 되지. 내일은 컨디션 회복하여 하루를 열심히 보내야겠다고 맘 먹는다.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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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두려워 하는 나를 위하여
언젠가 "내일을 두려워 하는 너를 위하여" 라는 제목의 글을 쓴 적이 있어. 진로로 인해 한창 고민이 많던 친구에게 쓴 메일을 조금 고쳐 올린 글이었는데.. 사실 그건 친구에게 뿐 아니라 내게도 하는 말이었거든. 나 역시 같은 고민, 같은 두려움과 절망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같은 대상에 대한 그것들은 아니지만 느끼는 감정과 그에 대한 불안은 다를 게 하나도 없었어. 친구를 위해 한줄 한줄 써내려 가면서, 동시에 나를 위해 한줄 한줄 써 내리고 있었지. 그로부터 1년이 훌쩍 지난 지금, 나는 다시 같은 글을 이번엔 온전히 나를 위해 써야 할 때가 된 것 같아. 그때 난 이렇게 말했어. 나이가 삶의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는 없다고. 나이를 먹을 수록 원숙미가 더해져 나이가 어릴 때는 결코 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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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잠이 잠을 불러 오는 걸까 아니면 그동안 잠을 적게 잔 탓에 피로가 누적된 걸까? 요즘은 평상시의 나답잖게 잠을 많이 자는 편이야. 오늘도 11시 경에야 침대에서 벗어 날 수 있었어. 아직 9시 밖에 안 됐는데 자꾸 침대로 들어 가고 싶어 지는 건.. 그래, 게을러진 탓이다. 오늘까지는 푹 쉬고, 내일부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진행중인 작업을 빨리 끝마치고, 계획했던 일들을 하나씩 풀어나가야겠다. 어물쩡 거리는 틈에 2006년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가니..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하루 하루 또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리고 말거야. 이젠 20대의 남은 시간이 지난 시간보다 턱없이 짧은걸.. 나이에 대한 무게감이 나날이 커져가는데.. 형이 서른 줄에 접어 들었다 생각하니 믿겨지지가 않아. 손에 잡힐 듯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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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충동구매
핸드폰을 바꿨어. 어제 인터넷 뉴스 기사를 보고 있다가 갑자기 핸드폰을 새로 사고 싶어졌어. 네이버 지식쇼핑에서 핸드폰 가격을 조회하다, 용산으로 달려갔다. 아, 역시 용팔이들의 술수는 대단했어. 하지만 내가 중학생도 아니고.. 그런 얕은 수에 넘어 갈 리가 없잖겠나.. 쯥, 사람 잘못 보셨지. 꽤 많은 핸드폰 가게를 들락거린 끝에, 결국 핸드폰을 샀는데.. 사실 핸드폰을 사고 돌아 나오는 순간 조금 후회스럽기도 했어. 덜컥 사 버리고 나니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거지. 따지고 보면 아주 싼 가격에 산 건 아니고(적어도 내가 돌아 본 가게들 중에서는 가장 쌌지만) 처음 핸드폰 가게의 문을 열 때는, 싼 핸드폰은 어떤게 있느냐 묻다가.. 조금 돌다 보니 "가격은 아무래도 상관 없다" 라는 말을 하고 있는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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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인사.
새해 복 많이 받으란 인사를 해야 할 날이 왔어. 지인들에게 새해 인사를 할까 하다.. 문득 참 편리한 세상이란 생각이 들었어. 메신져의 대화명을 더블클릭해 "새해 복 많이 받아 ^^" 치고 창을 닫아버리면 그만. 핸드폰을 열어 손가락 몇번 놀리면 인사를 대신할 수도 있고. 여러 사람 미니홈피에 들러 복 많이 받으란 인사 두드려 넣으면 그걸로 끝(?). 핸드폰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 시간을 쪼개 지인들 찾아 뵙고, 얼굴 마주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란 덕담 주고 받던 일이 그리워진다. 그땐 전화를 걸어 인사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웠었는데.. 참 편리한 세상이야. 친한 사람에게도, 덜 친한 사람에게도.. 즐거운 사람에게도 불편한 사람에게도, 그저 단체 문자 한방이면 다 해결 되니. 각종 기호로 장식된 새해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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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영이에게
======================================================== 성호형을 만난 후, 은영일 만나고 온 얘기를 쓰다 보니.. 어느 틈에 편지처럼 되어 버렸네. 장난삼아 가요 제목을 글 제목으로 붙여 본다. ======================================================== 뱅크온이 문제인지.. 내 전화기가 문제인지.. 아니면 CD 입출금기가 문제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다만, 그 많은 CD 입출금기가 모두 고장일 리는 없고.. 뱅크온에 문제가 있다는 뉴스를 들은 적도 없으니, 아마도 십중팔구는 내 전화기의 문제였을거야. 내참.. 내 지갑을 통째로 들고 나가 버리는 형의 센스 덕에 참 곤란했고, 미안했어. 주머니에 달랑 동전 몇개 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