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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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갑자기 단게 먹고 싶어졌었어. 좀처럼 단걸 좋아하지 않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초콜릿이 그렇게 먹고 싶더라. 친구를 조르고 졸라 가나 초콜릿과 칙촉이란 이름의 초콜릿 쿠키를 사다 먹었어. 가나 초콜릿을 뜯어 한 입에 몰아 넣고 여섯개 들이 칙촉(아.. 뭐가 이리 달아?)을 거의 한 손에 다 해치워 버렸어. 달긴 정말 달더라.. 머리가 어질어질 해 질 정도로. 예전에 늘 칙촉을 끼고 살던 종욱이가 떠올라. 이렇게 단걸, 종욱이는 어쩜 그리 좋아할까? 이렇게 가끔씩.. 평소의 나답지 않을 때가 있다. 초콜릿이 먹고 싶어진다거나, 술을 마시고 싶어 진다거나.. 일년에 한 두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지만 여튼.. 그게 바로 오늘이야. 그렇다고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냐.. 아무 일도 없어.. 아무 일도. 또 어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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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보채지 말아..
며칠, 미친 듯 일에 몰두 중. 내 일하는 걸 쳐다 보던 친구가 박수를 친다. 아마, 저거 저러다 쓰러지거나 미치거나 둘 중 하나겠거니.. 하겠지. 어찌나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렸던지.. 손바닥에 굳은 살이 다 잡혔네. 손목도 자꾸만 시큰거리고.. 일이 진행되어 가는 건 좋은데, 몸이 너무 고단하다. 이렇게 일에 매달리고 있으면 잡생각도 좀 줄어야 할텐데.. 갖가지 생각들이 머리 속을 부산히도 뛰어 다니고 있어. 힘든 하루를 끝내고, 머리 속 가득한 잡상을 다독인다. 그렇잖아도 고민 많은 사람이야, 더 보태려 노력하지 않아도 되니 너무 보채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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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할 일
"백수의 생활은 주중/주말의 구분이 없어서"...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오늘은 내내 일만 했어. 엊그제 갔던 회사의 프로세스 기획을 마치고 담당자에게 메일 보내느라 하루를 다 써 버렸네. "휴일은 쉽니다" 라는 나의 모토는 어느새 남의 나라 얘기가 되어 버리고.. 몸이 딱 두개만 됐어도 참 좋을건데 말야. "내일의 할 일" 이라며 글을 쓰는 건 참 웃긴 일이야. 뭔가 메모하는 습관이 전혀 없는데다, 내일의 할 일이 무엇무엇이라고 적어 보이는 일은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하거든. 굳이 적지 않아도 정말 해야 할 일들은 다 기억하기 마련인거라 생각하니까. 그런데 어쩐지 오늘은, 내일 해야 할 일을 적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무척 할 것도 많고 바쁜데.. 자꾸만 내일 해야 할 일들을 잊어 버리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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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서
여기 드디어 단막극의 막이 내렸어. 서서히 무대막이 내려지고 배우들은 바삐 등을 돌린다. 몇 없던 관객도 하나둘씩 자리를 뜨고, 곧 객석도 텅 비게 될거야. 하지만 언젠가, 또 다른 극이 무대위에 올라 오면.. 그 아찔한 무게로 드리워진 무대막도 다시 걷어 질테고 그때 그 배우는 아니겠지만 또 다른 배우들이 무대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겠지. 관객도 하나 둘 씩 자리를 찾고. 박수와 한숨과 눈물과 환호. 인생이 펼쳐내는 짤막한 단막극에 저마다 한 자리씩 차지하느라 애를 쓰겠지. 극은 마쳤지만, 무대는 여전히 그대로 있고. 무대 위에 막이 오르면 배우도 관객도 다시 돌아 올테니, 속상해 하진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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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명함, 그리고 일 얘기.
어제 받은 명함. 세상에서 딱 다섯장 있던 것 중, 세명에게 돌리고 두장 남은 것 중 하나지. (아니.. 아무리 임시용 명함이래도 딱 다섯장 인쇄했다니 그 회사 수완 참 대단하지 않아? ㅋㅋ) 명함을 받았다 해서 회사를 입사하게 된 건 아니고, 프로그램 관련 업무를 턴키로 넘겨 받았을 뿐야. 입사제의는 정중히 거절했어. 이유는 딱 하나,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기 귀찮으니까. 하지만 저런 이유를 댈 수는 없잖겠어? 하하.. 저 회사의 내부직원인 것처럼 위장해 발주처에 가서 회의를 하는데 오랜만에 직업인(다시 말하면 프로 ㅋㅋ)들과 나누는 일 얘기, 그리 나쁘지 않았어. 다시 회사를 다니는 것 같은 기분, 살짝 느껴 보기도 했고. 또 딱히 대기업 같은 것에 어떤 동경을 가진건 아니지만, 발주처가 큰 회사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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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팅 1년 연장 공시.
어느새 또 한 해가 가서.. 건너닷컴 호스팅 만료 기간이 됐네. 갑자기 생각나 호스팅업체 홈페이지를 찾아가봤더니.. 어느새 만료기간이 코 앞이었어. 메일로 만료기간이라고 알려 주긴 했을테지만 스팸메일의 홍수 속에서 구분이나 할 수 있었으려나. 게시판만 딸랑 있는 사이트의 호스팅 비용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싼 비용을 치르고.. 맘 같아선 한 10년쯤 연장하고 싶지만.. ^^; 올해도 1년 연장 버튼을 클릭한다. 그러고 보니 곧 도메인 만료 기간도 다가오겠다. 계속 재근이를 귀찮게 할 수도 없으니 빨리 도메인 사업자를 이전해야 할텐데.. 사이트를 운영하는 데는 알게 모르게 귀찮은 일들이 즐비하다. 고작 게시판 하나던 뭐던 간에 말이다. 당연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 귀찮게 여겨지다는 건.. 참 안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