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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첫 주말.
    Letter from Kunner 2006. 1. 7. 11:32
    12시가 넘어 날짜는 1월 7일 토요일.
    대망의 2006년이 밝고 첫 주말을 맞는다.
    인지하지 못하는 틈에, 은근히도 빨리가는 시간이다.

    아직 목요일쯤으로 느껴지는데 벌써 주말이라..
    내 생활은 주말이라고 딱히 달라지는 건 없다.
    일거리가 있으면 일하고, 없으면 안 하고.
    프리랜서가 어디 주중/주말이 있던가.
    그저 주말이면 직장 다니는 사람들은 내일 회사 안 가니 좋겠다는 생각이 들 뿐..
    이렇게 말하고 나니, 참 무미해 보이지만.. 사실 딱히 그렇지는 않아.


    해마다 이맘때쯤은 참 심심하다.
    거의 유일한 관심 스포츠인 K리그도 쉬고..
    올해는 A3 대회를 하절기에 연다니, 다음달 국대 경기 말고는 축구 볼 일도 없겠네.
    하긴.. 지난 해는 그 좋아하는 축구 경기장, 단 한차례도 가질 못하고 살았네.
    내 좋아하는 일도 못하고, 무얼 위해 그리 살았누..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 사이트 하나를 마무리 지었다.
    아직 클라이언트가 확인을 안 하긴 했지만.. 워낙 규모가 작은 사이트라 딱히 대단한 수정사항은 없을 것 같아.
    다 만들어 놓고 사이트를 둘러 보던 중..
    기획에 구멍이 있단 걸 깨달았다.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않고.. 한 페이지씩 찍어 내려 가다 보니 이런 문제가 종종 생기곤 한다.
    메뉴 하나에 문제가 보이는데.. 이제와서 저걸 어떻게 뜯어 고쳐야 하나 망연자실 중.
    아주 대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그걸 고치려면 메뉴 전체를 손 봐야 할 건데..
    고칠 생각보다 혹시 그 얘기가 나오면 둘러 댈 얘기를 먼저 준비해 두고 있는 나를 보며 웃음이 난다.
    고쳐 달라면 언제든 고쳐 드리리다.
    하지만 고객이 인지하지 못하는 불편에 대한 수정, 미리 하기는 싫단 말이지.
    뭐.. 이래놔선 작업의 완벽함 따위는 처음부터 기대하기 어려운 지도 모르겠다. 궁색...


    지난 달에, 아니 예정대로라면 11월에 처리되어야 할 결제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사이트 완료 한 지 두달 가까이 되어 가는데도..
    여전히 그 사이트는 "공사중" 이다.
    잔금 처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완전 고아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 사이트를 볼 때 마다 짜증이 밀려 오는데, 망할 고객은 자꾸만 바쁘다며 내일, 또 내일만 찾는다.

    유명무실한 프리랜서의 계약서.
    대체 어디다 써 먹을 것이냐, 쓸 수 있다 해도 과연 써먹긴 할 것이냐.
    미뤄진 잔금만큼이나 초라한 은행 잔고.
    아.. 사회적 지위와 명성은 은행 잔고에 비례한다는 캐캐 묵은 진리가 이렇게 버겁게 느껴질 수가 없다.


    나는 지출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 같다.
    냉정하게 생각해도 수입은 결코 적지 않은데, 오히려 점점 궁핍해 오는 걸 보면 말이다.
    그렇다고 눈에 띌 사치를 하는 것도 아니요, 나를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는 것도 아닌데..
    마치 손가락 사이로 물 빠져 나가듯..(평소 즐겨쓰는 표현인데 이게 이렇게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네..)

    생각 끝에 평생 처음으로 금전출납을 기록하기 시작했는데..
    작성하기 시작한 후 지금까지.. 내 지출 내역을 살펴 본 결과는 이렇다.
    "보통"
    사실 특별히 문제 될 건 없는 지출이긴 한데.. 하여튼 뭔가 문제가 있긴 하니 잔고가 이 모양이지.
    아아.. 들어 오는 손과 나가는 손을 적절히 조절해야 할텐데 말이다.
    정말 이러다가는 나가는 손목을 비틀어 버리는 초강수를 두어야 할 지도 모르겠다.


    글 쓰다 전화를 받고, 한참 두리번 거리다 이제 마저 쓴다.
    아.. 2006년 첫 주말이 이렇게 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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