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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심히?
    Letter from Kunner 2006. 1. 2. 06:31
    잠이 잠을 불러 오는 걸까
    아니면 그동안 잠을 적게 잔 탓에 피로가 누적된 걸까?

    요즘은 평상시의 나답잖게 잠을 많이 자는 편이야.
    오늘도 11시 경에야 침대에서 벗어 날 수 있었어.
    아직 9시 밖에 안 됐는데 자꾸 침대로 들어 가고 싶어 지는 건.. 그래, 게을러진 탓이다.

    오늘까지는 푹 쉬고, 내일부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진행중인 작업을 빨리 끝마치고, 계획했던 일들을 하나씩 풀어나가야겠다.
    어물쩡 거리는 틈에 2006년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가니..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하루 하루 또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리고 말거야.
    이젠 20대의 남은 시간이 지난 시간보다 턱없이 짧은걸..

    나이에 대한 무게감이 나날이 커져가는데..
    형이 서른 줄에 접어 들었다 생각하니 믿겨지지가 않아.
    손에 잡힐 듯한 어린 시절, 이젠 그것들이 다 수십년 전의 이야기들이라 생각하면 어찌나 실감이 나지 않는지..
    어린 시절 꿈을 헤던 어린 아이들은 이제 명실상부한 청년이 되어 있다.
    조금 더 지나면 그 청년 이란 이름도 무색해 질테니.. 시간은 너무 빠르다.


    매년 그렇듯, 올해 역시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이 많아.
    우선 순위를 메기기 어려운 일들이 여럿 있는데.. 어느 하나 쉬워 보이는 일이 없다.
    하긴, 언제든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렇게 쉬운 일이라면 한 해를 열면서 헤아리기엔 부적절하겠지.

    연습실에 가는 형을 정류장까지 태워다 주고 오는 길에..
    지난 해, 여의치 않아 올해로 미뤄둔 몇가지 일들이.. 여전히 이루기 어려운 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은 시간이 지날 수록 커져만 간다.
    더 늦기 전에 그것들이 내 손에 쥐어졌으면 좋겠다.
    너무 늦어 버려서, 더 이상 그것들이 내게 어떤 의미도 줄 수 없게 되기 전에 말이다.


    프로그래밍 할 때 처럼 내가 원하는 대로 세상 일이 풀려 가면 얼마나 좋을까.
    골치 아픈 문제들을 그렇게 다 풀어 내 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필요 없는 것들은 제거해 버리고, 의미 없는 것들을 의미있게 만들고.
    내 삶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들을 한데 모아, 각각의 용도와 쓰임에 맞게 분류하고..
    다시는 그것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삶에 이로운 쪽으로, 내가 원하는 대로 말이다.
    공상에 지나지 않겠지만, 언젠가는 그런 일들이 내게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러자면, 하루 하루 열심히 살아야겠다 생각하는 순간..
    문득, 내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궁금해진다.
    나는 왜 이리 악다구니 다툼하듯 살아 가고 있을까?
    무엇을 위해 나는 이렇게 열을 내며 달려가고 있을까?
    사실 그저 먹고 숨쉬고 살아가려면 이렇게 살지 않아도 돼.
    괜히 나를 못살게 굴면서 살지 않아도 돼, 덕분에 이렇게 까칠하니 말라 있는 걸.

    내가 한 10년만 어렸더라면, 내가 원하는 것이 부, 명예, 권력은 아닐까 궁금해 했겠지만..
    지난 10년을 소홀히 한 나는 저 셋 중 어떤 것도 감히 원하는 것이라 말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아 가고 있는 것인가?
    그러고보니 나는, 딱히 무얼 원하는 지도 모르고 살고 있네.
    뭘 원하는지도 모르면서 나를 채근하고 자책하며 살고 있는가보네..

    다시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 가고 있는가?
    무엇을 위해 "열심히"를 외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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