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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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목소리만 듣고도 기분을 알아채기도 하고.. 애둘러 말하는데도 정확히 생각을 짚어내기도 해. 자기 생각을 말하지만, 결코 내 기분을 상하게 하는 법이 없고. 그냥 하는 소리 같아도, 한마디 한마디에 배려가 느껴져. 너같은 친구가 있다는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알고 있을까? 그런 말을 직접 해 주는 건, 아무래도 어렵지만. 네가 내 친구인게 정말 다행이라고, 고맙다는 말 해주고 싶다. 만나게 된 경위나, 함께한 시간의 길이가 친밀도를 가늠하는 기준은 아닐거야. 어떤 의미에서는 내 오랜 다른 친구들보다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진다 말해도 이상하지 않겠지. 언제까지고 좋은 친구가 되자꾸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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送舊...迎新!!!
8일 밖에 남지 않은 올해. 그나마도 크리스마스 이틀을 제외하고, 마지막 날 하루를 빼면 5일. 만나자는 사람들의 약속을 뿌리치느라 애쓰고 있다. 자꾸 귀찮음만 몰려 들어서.. 점점 은둔형 외톨이가 되려나보다. 내일 만나자는 것도, 춥다고 다른 날짜로 잡으라 해 버렸네. 그러고 가만 생각해 보니.. 다른 날짜가 몇개나 있을까? 미리 떠올렸더라면 거절하지 않았을텐데.. 이제 와서 돌이키기도 뭐하고, 다른 날이라면 올해 안에 또 있을까 싶기도 하고. 어찌해야 하나 난감한 중에 미안한 맘까지 덤으로 가져 와 버렸다. 이렇게 쓰고 보니 굉장히 게을러지고 집밖으론 나가지도 않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아. 그래도 나름대로 바쁘게 움직이고, 밖에도 자주 나가는 걸. 대개 부질없이 바쁘기만 해서 문제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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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의 결혼식, 축하해!
지난 일요일, 15년만에 만난 초등학교 시절의 친구가 결혼을 했어. 결혼식은 충주에서 했는데.. 오랜만에 찾은 충주, 오랜만에 만나게 된 친구들, 참 반가웠어. 어찌어찌 하다보니.. 간신히 결혼식 시작 즈음에 도착하게 되서 신부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네지도 못했어. 쏟아지는 눈을 뚫고, 거의 평균시속 180 으로 내달렸는데도 식 시작 2분 전에 도착해 주다니.. 아휴. 식이 끝나면 얼굴 한번 보고 왔어야 했는데, 점점 잦아드는 눈발에 마음이 조급해져 그냥 올라 와 버렸네. 다음에 만나게 되면 미안했다는 말과 함께 늦은 축하 인사를 건네야겠다. 워낙 오랜만에 본 친구들 무리에 껴 있다 보니.. 간간히 찾아 오는 어색함과 소외감(--; )을 떨치기 힘들긴 했지만. 병희와 위태, 은승이.. 참 반갑게 맞아 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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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다짐.
어렸을 때..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엔 말야. 지금의 나를 떠올리면 상상하기 어려울 지 몰라도, 그때 난 정말 개구장이인데다, 세상 무서울 것이 없이 이리저리 쑤시고 다니는 녀석이었어. 윤희 결혼식에 다녀 오면서, 한 친구와 같이 서울을 올라 왔는데.. 이 녀석에게 어렸을 때의 난 악몽같았다더라고. 내가 너무 싫고 미워서, 내내 내가 없어져 버리길 바랬대 내가 전학을 가게 되서 너무 기뻤을 정도였다나.. 십수년의 시간이 지나, 이렇게 같이 얘기하고 차를 마시는 일 따위는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고 말야. 역시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라지. 서로 지난 십수년의 삶을 말로 풀어내느라 열심이었는데, 왜 그런 얘기를 서로 주고 받았는지 모르겠어. 둘 다 말은 안 해도, 다시 또 만날 일은 별로 없을 거라 생각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