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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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픈 변화.
애니어그램의 질문 항목 중 이런 것이 있지. A.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서 나에게 더 많은 짐을 지울 때 불평하지 않을 수 없다. B. 나를 따라올 수 없는 사람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저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분명 예전의 나는.. 주저없이 B 를 눌렀던 것 같지만 요즘은 A를 선택하고 있어. 아무래도 집에 오래 있다 보니 자신감도 많이 잃고, 조금은 완고해 지고 방어적이 된 것 같기도 해. 일이 늘 뜻대로 되는게 아니다 보니 종종 내게 부여된 짐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런것 같아. 별거 아니라면 별거 아닌데.. B를 선택하지 않고 A를 선택하는 요즈음의 나를 보면서.. 자꾸만 괜히 서글픈 느낌이 드는 것.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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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그 사랑의 언어.
사랑의 언어라는 게 있대. 사랑의 언어란 봉사, 선물, 인정하는 말, 함께하는 시간, 육체적 접촉. 이렇게 다섯가지라는데.. 그 얘기에 따르면 저마다 그 사람에게 맞는 사랑의 언어가 있다는 거야. 저 다섯개 중 몇개가 되던.. 각별히 다가오는 어떤 것들을 저마다 갖고 있다는 거지. 여기서 인정하는 말을 칭찬이라 하면, 내 사랑의 언어가 칭찬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겠다. 또 하나 뽑자면 함께 하는 시간 정도가 되겠고, 육체적 접촉이란건 글쎄.. 땀땀;; 날 아는 사람이라면 대체로 잘 알고 있겠지만.. 낯뜨겁게도.. 난 칭찬에 약해. 칭찬을 듣게되면, 어린 아이처럼 어쩔 줄을 모르는 걸. 남의 말에 별로 신경 쓰고 살지 않는 척 하려 하지만.. 칭찬은 정말로 나를 춤추게 하지. 언젠가 칭찬을 들었을 때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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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을 하다.
며칠 쇼핑을 하다 보니.. 생각했던 금액을 오버해 버린 것 같아. 이것저것 사다보니.. 사고 싶은 것은, 또 사야 할 것은 왜 이리 많던지 원. 그 전부터 사고 싶던 운동화 한 켤레.. 청바지 몇벌 -_-; 추운 날씨에 입을 외투도 좀 샀고. 참, 귤도 한 박스 샀어! 지난 번엔 7000 원이었는데, 똑같은 가게에서 파는 귤이 9900 원으로 가격이 올랐더라. 그래도 배송료 포함 9900 원에 귤을 한 박스 사다 먹을 수 있단 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어. 참으로 좋아진 세상이로고.. 이번엔 키위도 한 박스 사야지, 하고 마음 먹었었는데.. 집안 식구들의 반대로(!!) 키위는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어. 그 맛있는 키위를 왜 싫어하는거지? 왜? 왜? ㅋㅋ 한참 쇼핑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거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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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
이런 저런 얘기 중에, 네가 했다던 얘길 듣곤 기분이 참 묘했어. 솔직히 조금 충격적이었지만 별 일 아닌 듯, 그저 그랬었냐는 듯 넘기느라 쓸데 없는 소리를 주절거린 것 같기도 하고. 돌아보면 아름다운 기억. 너무나 순수하고 풋풋해 아름답기만한 기억들. 때론 나조차 잊어 버리고 살던 기억을 넌 여지껏 간직해 주고 있었구나. 고맙고, 미안해. 그렇게 보고 싶었는데도, 참 오래도록 못 보고 살았네. 그렇게 오랜만에 봤는데 또 그렇게 안녕이고.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던가. 하지만 우리, 아니 만나야 좋을 세번째는 갖지 말자. 그런 일 없도록 즐겁고 행복한 날들만 가득해야 하지 않겠어? 하하... 언제까지고, 웃음과 행복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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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내가 종종 생각하는 건데 말야. "성장한다"는 것, "자란다"는 것 말야. 이를테면 이런거야. 난 어렸을 때, 왼손으로 오른 손톱을 깎는게 참 어려웠어. 왼손으로 손톱깎기를 잡아야 하는데 힘이 모자라선지 손톱 깎는 일이 참 고역이었지 손가락 두개로는 턱도 없어서.. 왼손으로 오른 손톱을 깎을 때는 손바닥으로 감싸쥐곤 했었어 그런데 그게.. 어느샌가 손가락 두개로 가능해 지더라.. 양손바닥 겹쳐서 소리 내는거.. 알지? 난 어렸을 때 그거 하는 애들이 참 부러웠었어 난 그게 부러워서 연습도 많이 해 봤었어 근데 안 되더라. 그런데 신기하게 그것도 어느 순간에 되는거야. 그때 그런 생각을 했었어. 아마 내가 안 되던 때는.. 손바닥 크기가 모자랐던 걸까.. 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해 보자면, 치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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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지만 너는 알까? 내 이런 마음, 내 이런 생각들. 목구멍까지 차오르다 만 그 말, 용기가 없어 하지 못하는 그 말을.. 너는 알고 있을까. 내내 망설이기만 하는 나의 입맞춤처럼, 그렇게 내내 망설이기만 하고 있다는 걸 너는 알고 있을까? 그런 내가 답답해 먼저 다가오는 네 입술처럼, 내가 널 사랑한다는 걸..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 내 맘을 이미 알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약 내가 그렇게 말하면, 너는 화를 낼 지도 몰라. 또 부담스러워 할 지도 몰라. 그래서 아무 말도 못하고 또 꾸역꾸역.. 내 맘 밀어 넣고 있어. 이렇게 네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만.. 사랑한다고, 너무 사랑한다고 혼자 되뇌어. 사랑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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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소의 날, 그 외.
-------------------------------------------------------------------------------------------------------------- 이 아래.. 어제 새벽에 쓴 글이, 아침이 되어 보니 조회수가 5이 되어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 적어도 4명이 그 글을 봤단 얘기가 되니까. 별 내용도 없는 내 얘기에 귀를 기울여 주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괜스레 궁금하기도 해. ^^ 정작 왔다 간다는 표식은 누구도 하지 않으니 말야. 하하.. -------------------------------------------------------------------------------------------------------------- * 오늘은 집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