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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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형
어제 성호형을 만났어. 마지막으로 본게 3주쯤 됐으니.. 그리 오래 된 것도 아닌데.. 무척 오래간만에 본 것 같아 반갑다. 하지만 매일 몇시간씩 전화를 붙잡고 있다 보니 했던 얘기가 또 나오고 또 나오고 또 나오고.. 아마 저 "또 나오고"를 스무번쯤 반복해야 맞을거다. "성호형은 어떤 얘기를 하느냐보다 대화를 한다는 그 자체를 더 좋아하는가보다" 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또 들었다. 무척이나 외로움을 많이 타고 있을게다. 혼자 자취하기 시작한지 이제 2년이 채 안 됐으니.. 이젠 적응이 될 법도 하겠지만, 그래도 외로움은 쉬 달래지지 않을거야. 혼자 자취 하는게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 겪어 봤으니, 그 맘 모르지 않아. 게다가 늘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성격의 소유자이니 오죽할까. 종종 그의 전화 러시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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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런두런..
====================================================== 어찌하다보니 하루가 그새 다 가버리고.. ====================================================== * 어느덧, 올해가 하루 남았네. 자꾸만 월요일을 12월 31일로 착각하고 있어. 달력을 보고, "월요일은 2006년 1월 2일이야" 하고 각인시키는데도.. 돌아서면 "월요일이 12월 31일이니까..." 하고 있네. 왜 그러지? 바보처럼. 오늘은 금요일, 토요일은 올해의 마지막 날. 그리고 일요일 부터는 2006년이 밝게 되네. 1월 1일이 월요일이었다면 주5일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정말 좋았을건데, 아쉽겠다. ^^;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시각은 12월 30일 오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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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
악재는 항상 겹쳐 오기 마련이지. 어쩌면 평상시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도, 악재와 함께 하는 중에는 또 다른 악재로 인식하게 되는 지도 몰라. 그래서 늘, 악재는 한번에 몰아 닥치는 것처럼 느껴지는 지도 모르겠어. 뭔가 일이 잘 풀리려 하면 그야말로 만사형통 - 술술 풀려 나가는 것처럼 말야. 결국 세상사, 마음먹기 달린 일인지도 모르지. 하도 흔한 얘기고 상투적인 얘기라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그 새삼스러운 얘기를 경구로 삼아야만 할 요즈음이야. 실은 별 일 아닌 걸로 의기소침해 지는 일이 잦아 드는 것 같아. 그렇게 별일 아닌 일에 과민한 나를 보면서 실망하고, 그런 내게 관대하지 못한 내가 또 실망스럽고.. 그런 우울한 일들이 문자 그대로 "악순환" 되는거야. 요즘같이 기분이 우울해 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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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다
====================================================== 친구 그룹에 저장된 번호에서 전화가 오면 "팥빙수"가 흘러 나오는데.. 성호형 때문에 하루에 한 열댓번은 "팥빙수"를 듣게 되지. 오늘도 "팥빙수"를 지겹게 듣고, 또 듣고.. ====================================================== 이른 저녁 무렵, 한창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팥빙수가 울려 퍼져... "아, 좀 전에 전화 끊었는데 또야?" 하고 전화기를 보니 종욱이였어. 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친구의 목소리. 왜 이렇게 오랜만이냐 싶은데, 생각해보니 나는 그나마도 전화를 안 했구나. 자주 전화도 걸어 주고, 목소리도 듣고 안부도 묻고 해야 하는데.. 매번 생각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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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함
정말 오랜만에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았다. 컴퓨터와 함께 하다 보니.. 어느새 손으로 글씨를 쓰는 일이 어색하고, 또 글씨가 쓰여진 무언가를 받아 드는 일이 낯설다. 오랜만에 서랍에서 편지함을 꺼내, 편지함 한켠에 곱게 넣어 둔다. 97년이니, 벌써 햇수로 9년이 된 편지함. 선물로 받았던 건데 언젠가부터 편지함으로 쓰고 있다. 재질이 종이이다보니, 세월의 흐름에 따라, 또 이리저리 옮겨지다 보니 조금은 꼬깃해졌다. 앞으로 얼마의 시간이 더 지나고 나면, 편지함을 하나 새로 마련하는 걸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지도 모르겠다. 안에는 잊고 지내는 추억들이 한 가득하다. 할 수만 있다면 돌아가고 싶은 시절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다시 읽다 보면 새삼 깨닫게 되는 사실들도 있다. 간혹 이런 편지가 왜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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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어제 그를 만났어. 극도의 우울함과 귀찮음에 시달리던게 맞나 싶게, 콧노래 흥얼거리며 옷을 챙겨 입던 내가 우습다. 영화를 보고 저녁으로 샤브샤브를 먹고, 잠깐 옷을 구경하다 녹차라떼를 마셨어. 버스를 같이 타고 그가 집에 들어가는 걸 보고 돌아왔지. 글자로 옮겨 놓으니 참 단조롭지만, 기분은 내내 둥실둥실 떠 있었어. ^-^; 이젠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 수도 있을 법 한데, 그와 마주하면 그게 잘 안 돼. 몇번이나 망설이다 슬며시 잡은 손이 참 따뜻해. 물끄러미 쳐다보다 문득 민망해져 시선을 돌리지만 나도 몰래 그의 얼굴로 다시 눈이 가게 돼. 마치 망막에 각인시키기라도 하는 듯. 오래 보지 못한다 하더라도 잊어 버리지 않으려 자꾸 쳐다보고 있었어. 정말 더 잘 할 수 있는데.. 멋진 얘기들을 풀어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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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를 다녀왔어.
얼마전부터 얼굴이 울긋불긋해 지는데.. 처음엔 그냥 겨울이라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이게 점점 심해져 가는거야. 피부과에 좀 다녀 오라는 말도 귓등으로 흘려듣고 있었어. 그러다 어제 거울을 보니, 이거 정말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부랴부랴 피부과를 가 보니 알러지라네. 스트레스와 알콜, 화학조미료가 원인일 수 있다는데.. 스트레스야 뭐, 온갖 병 - 특히 이유를 알 수 없을 때 의사들이 주로 써먹는 - 의 원인이니 그렇다 치고.. 술도 안 먹는 내가 웬 알콜? 화학조미료라는 말엔 완전 어이가 없었어. 하루 아침에 미원과 다시다가 나의 적이 된거야. 받아 온 약을 먹고, 연고를 바르니 얼굴이 좀 진정되는 느낌이긴 한데.. 계속 이러면 어쩌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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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멘탈 크리스마스
* 메리 크리스마스! 어느새 시계를 보니 12시가 훌쩍 넘어 버렸네. 오늘은 다들 아는 것과 같이, 크리스마스. 세상에 사랑을 전하시려 Jesus가 태어났다는 바로 그 크리스마스인거지. 사실은 태양신 미트라의 기념일이라는 것, 이제는 모르는 사람 찾기가 더 어려울테니 그런건 따지지 말자고. 그냥 오늘은, 세상에 사랑과 평안이 가득한 "주님 오신 날"로 하잔 말이지. 비록 크리스마스가 솔로들의 지옥이 되는 날이라 하더라도.. 세상이 정말 사랑과 평안만 가득해 진다면 일년 내내 크리스마스여도 좋을거야. 내 한몸, 기꺼이 희생해 주지. ㅋㅋ 자,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 ** 아무도 없는 집에 한가하게 있다보니.. (한가하게? 한가...하게?? -_-;) 작년 크리스마스에 나는 뭘 했더라? 그리고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