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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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책
종종 미래가 흐릿해 보일 때가 있다.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라 생각하면서도, 가끔씩은 나이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하루 하루 열심히 살면 되는거야, 하면서도 저만치 앞서 있는 사람들을 보며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이렇게 몇년만 더 하면, 하고 생각하다가도 그럼 내 나이가 몇이지? 하는 생각에 망연자실. 원래 20대는 그렇게 실패투성이란다, 하는 말이 있긴 하지만 어쩐지 30대도 그렇지 않을까 불안하기도 하다. 당신은 꿈을 향해 가고 있습니까? 하고 묻지만, 공허하다. 한 몇년만 되돌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내 나이가 딱 스물 다섯 정도만 되도 좋으련만.. 말도 안 되는 생각, 공허하다. 그래, 공허하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히 해 두자. 네 미래가 흐릿한 건, 아니 흐릿해 보이는 건. 네 눈과 네 머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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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le~
웃는 표정은 참 보기 좋아. 함뿍 웃으면, 나도 몰래 빙긋하게 된다. 겸연쩍어 무지르는 말을 뱉는건 내 사회부적응의 단면일 뿐, 실제론 그 웃음을 보는 일이 참 좋아. 그런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은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친구가 가진 사진을 보면서, 이렇게 카메라 앞에서 활짝 웃을 수 있는 게 참 부럽다고 말한 적이 있어. 절정의 미모를 가진 건 아니라해도, 그 웃음 자체로 그는 이미 미인이다. 그러고보면, 나도 그렇게 웃어 주면 좋잖아? 왜 그렇게 잔뜩 인상을 찌뿌리고 있는게냐. 웃어라, 어차피 한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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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 tired.
그건 방법상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가당치도 않은 일.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사람을 달라지게 만드는 건 절박감 밖에 없다고, 스스로 느끼기 전에는 깨달을 수 없는 법이라고.. 내가 깨닫기 위해 겪었던 그 시행착오를 그들도 느껴야만 달라진다고.. 아무리 다그치고 달래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라고 나를 달랬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결국 그다지 달라진 것도 없네. 여전히 나는 꿈을 꾸고 있고, 여전히 사람은 꾸준히 진화할거라 믿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내가 누군가를 달라지게 만들 수 있을거라 믿고 있다. 정말 천성이란 이런건가, 하기도 하고.. 직업을 잘 못 선택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 실은 좀 많이 지쳐 있다. 머리 속에 자리 잡은 얼굴들 하나 하나가 거추장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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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우이, 친구.
말이 통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즐거운 일이다. 의견이 일치한다는 것과 말이 통한다는 것은 조금 달라. 서로 뜻이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대의 말을 이해하고 의미를 짚어 낼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정말로 기분 좋은 일이다. 설령 다 알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들어 줄 요량을 가진 사람이라도 말이지. 주위 모든 사람이 다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만.. 실은 그렇지 못해. - 대부분은 그저 서로의 이야기를 흘려 넘길 뿐이거나 아예 다른 시각으로 오해를 하기도 한다. 누구를 탓할 문제는 아니지. 누군가에겐 나도 얘기가 통하지 않는 사람이 될테니까. 원래 사람 사는 일이 그래 놔서, 언제나 상대적인 걸테니까. 말이 통한다고 믿는 사람에게, 나 역시 말이 통하는 상대이길 바랄 뿐. 하긴, 이심전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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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그 즐거움.
* 올해를 열며, 나는 신년 화두로 "변화"를 꼽았다. 그리고 올해를 반쯤 보낸 지금, 내 삶은 참 많은 변화를 갖게 되었다. 회사에 들어가고 학교에 들어 가게 된 것도 큰 변화겠지만, 그런 경험들이 그 시간들이 내 생각과 가치관을 많은 부분 달라지게 한 게 더 큰 변화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확히 예전엔 어땠는데 지금은 어떻다, 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삶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있어 나는 참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환골탈태라도 한 것은 아니어서 아직도 제 버릇 개 못 주는 경우도 있고 돌아서 후회하는 한심한 작태를 반복하게 되기도 하지만.. 가끔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이렇게, 나는 성장하고 있구나. 하는... 자화자찬만 하고 있기엔 턱없이 갈길이 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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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쓰자.
* 참 오랜만에 자판을 두드린다. 마지막으로 쓴 "글" 이후 거의 한 달여의 시간이 갔어. 나는 일종의 징크스가 있어서, 누가 옆에 있을 때는 글을 쓰지 못해. 모든 글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이렇게 홈페이지에 나만의 글을 쓸 때는 정말 그래. 하긴, 업무상 글을 쓰게 될 때에도 글이란걸 쓸 때는 철저히 혼자일 때가 편한 게 사실이야. 공개된 게시판에 글을 쓰는 주제에, 누가 보고 있을 때는 자판을 두드리지 못한다는 건 우스운 일이다. 참 이상하지. 딱히 눈치를 보는 것도 아니고, 글을 써서 못 보게 감추고 가리는 것도 아닌데... 정작 누군가 읽던 말던, 그 다음은 아무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말이지. 아무튼.. 꽤나 오랜만에 아무도 없이 혼자 있는 시간을 맞아 다시 자판을 두드리게 됐어. ** 퇴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