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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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정리.
참 오랜만이야. 얼마 전 성의없이 웹툰 하나 올려 놓은 걸 빼면 한달이 넘어 버렸네. 바빠서 그랬다는 건 다 핑계고.. 어쩐지 글이 쓰고 싶지 않았어. 슬슬.. 마지막 글 쓴 날로부터 날짜가 많이 지나서 부담스럽곤 했는데, 어쩐지 그럴수록 더 글 쓰는게 싫어지곤 했지 뭐야. 뭐.. 어찌 됐던, 그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오늘 키보드를 좀 두드려 줘야겠다. 한달여의 시간동안, 참 많은 변화가 생겼어. 얼마 전 친구에게 했던 말처럼, 굵직한 것만 추려도 당장 세개나 꼽을 수 있는 걸. "복학, 입사, 수술" 먼저 복학 이야기. 07학번 아가들과 같이 학교를 다니게 됐다. 내가 98 학번이니 참.. 시간 무섭게 흘렀구나. 입학으로부터 9년이라... 이번 학기 때 받게 될 수업은 재택 강의 두 과목을 포함해 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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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x..
지난 삶에서 제발 좀 잊혀졌으면 하는 기억. 누구나 하나 둘 쯤은 갖고 있겠지. 아니, 어찌 하나 둘 밖에 없겠어. 그 중에서도, 떠올리기만 하면 분노에 치를 떨게 되는 기억이 누구에게나 조금씩은 있겠지. 어제 밤엔 갑자기 떠오른 어떤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져 한숨도 잠을 이루지 못했어.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의 일, 그딴 거 다 잊어 버렸다고 관심도 없다고 하면서도 떠올리면 내내 않던 욕이 입에서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바로 그 생각 때문에 말야. 상상은 나래를 펴서 그를 마구 짓밟아주기도 하고, 나 혼자만의 정의로 그를 응징해 주기도 했어. 얼마나 격렬했던지 가슴이 다 콩닥거리고 손에 땀이 배기까지 했지 뭐야. 그래봐야 혼자만의 상상에 불과한데 말이지. 생각은 꼬리의 꼬리를 물어, 나를 다치게 한 기억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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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자.
프로젝트 종료, 마지막 인수인계를 위해 금감원에 들렀다가 다시 여기저기 들르고.. 집에 들어 온건 1시가 넘어서였다. 터덜터덜 내 방으로 들어와 거울을 본 순간, 문득 사진을 찍고 싶어졌다. 그러고보니 내 사진을 찍어 보는 일도 참 오래 됐구나. 우습게도 한밤중에, 그것도 혼자 내 방에서 사진을 찍는다. 우습다,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이미 카메라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러다 카메라는 너무 거창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집어 넣고, 조금은 소박하게 핸드폰 카메라를 손에 들었다. 그거나 그거나.. 어쨌거나 사진을 찍는다. 한 장, 한 장. 찰칵 찰칵 하는 카메라 촬영음이 어쩐지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연신 셔터를 누른다. 한참을 이리저리 각도를 맞추며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찍은 사진들을 확인하다 보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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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숨고르고.. 다시 일상.
* 4개월 간의 긴 프로젝트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하나씩 헤아려보면 그렇구나.. 하다가도,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하는 생각에 잠시 망연해진다. 아찔할 정도로 빨리 흘러가는 모양이다, 삶이란건. 정작 그 안에 있을 때는 잘 모르는데 말이다. 정작.. 그 안에 있을 때는 그 찰나 마저도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모르는데, 말이다. ** 4개월 간 세개의 사이트를 만든다. 아주 부족한 시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넉넉한 시간도 분명 아니다. 더구나 이번처럼, 사업 특성 상 회의가 많고 제출해야 하는 문서가 많은 경우에는 모자란 시간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세개의 사이트를 다 만들었다. - 수고했어... 나름대로 치열하게 보낸 지난 4개월이었다. 제 버릇 개 못 주는 탓에 부실한 근태는 어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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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왜 복학할 생각을 하게 됐지요?" "공부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 "좀 더 살다보니 졸업장이 필요할 것도 같았습니다." "...." "지난 해와는 달리, 이제는 공부할 수 있는 조건이 된 것 같습니다." "...." "...." "...." ".... 자신이 없었습니다. 어쩌면 비운의 주인공이라도 되는 양 행동하는게 편했던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상적인 방식으로 살지 못했던 이유를 내 자신의 문제가 아닌, 다른 것들에 대는 것이 익숙해졌던가봅니다. 그러다보니 그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어려운 길만 택해온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제야 용기가 생겼는가봅니다. 새삼스레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기보다.. 딱히 삶의 조건이 달라졌다기보다.. 그저 이제서야 용기가 생겼는가봅니다. 덮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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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내가 한 것 중 가장 잘 한 것이 있다면. 인정하는 법을 배운 것.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나의 잘못을 인정하는 법을 배운 일이야. 아직 완벽하진 않아서, 내 잘못을 이야기하는데 서투르고 용서를 구하는데 어리석은 자존심이 꿈틀.. 하기도 하지만. 그래, 이렇게 조금씩 배워 가는 거야. 언제나처럼.. 잘 한 기억보다 잘못 한 기억을 더 쉽게 떠올리게 되긴 하지만.. 그런게 어디 나 뿐이겠어. 모쪼록 2007년은 잘못한 것보다 잘 한 것에 대한 기억을 찾는게 더 쉬운 한 해가 되길 바래. 잘했다, 2006년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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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
2007년이 밝았어. 정해년이라더라, 돼지해. 한 해를 열며, 올해는 어떻게 살아야겠다.. 하는 그런 다짐을 해 보곤 하는데. 일종의 신년 메시지 같은 거지. 작년의 화두는 "성장" 이었어. 성장하는 한 해 - "내일을 두려워 하지 않는" 내가 되기 위해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 올해 나의 화두는 "변화". 복교를 하게 되면, 내 삶이 얼마나 달라질까 벌써부터 두근거려. 달라지는 환경보다도, 삶을 바라보는 나의 인식과 그를 대하는 나의 방식이 좀 더 현명하게 바뀌기를 바래. 지난 한 해를 보내는 동안 자란 내 삶의 에너지를 좀 더 긍정적인 것에 쏟아 내 삶을 바꿔보자. 그래, 할 수 있어. 달라질 수 있어. 다짐과 목표가 늘 그렇듯.. 가끔은 잊어 버리고, 때로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해 버리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