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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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깨라.
* 사람 맘 조석변이라지만.. 지난 고민의 흔적을 좇다 보면, 사람이 이렇게 우스워질 수가 없다. 다른 것 없다 - 모든 고민의 원인은 내가 부족한 때문이다. 누군가가 달라지기를 바라기 전에, 내 스스로가 달라져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 다를 수 없는 미래가 어찌 비전이 될 수 있겠는가. ** 냉정하게 말해, 그건 꿈이다. 한 두번도 아니고, 벌써 몇번이나 겪어 봤던 일인데.. 아직도 나는 깨닫지 못하고 있는가보다. "난 이제 기대 안해, 그런 것 믿지 않아." 하고 말은 해도, 실제로는 그게 아니었는가보다. 나는 그걸, 신뢰와 애정이라고 믿었지만 사람들은 그걸 어리석음이라고 말한다. 하기사.. 내 갈 길도 까마득한데, 누가 누굴 구제할 수 있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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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언젠가 첫인상이 어땠느냐 물은 적이 있지. 그때 나는 어떤 대답도 하지 못했지만, 실은 아직도 잊을 수 없어. 초면에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 사람을 만난 건 처음이었는걸. 벌거벗은 것처럼.. 내 과거를 다 들켜 버린 것 같았어. 나를 무력하게 만드는, 내가 더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 눈빛을 난 피하고 싶었어. 처음 보는 사람을 그렇게 빤히 바라볼 수 있는 건, 대체 뭘까 하고 생각하기도 했어. 나같은 사람은 감히 생각지도 못하는, 그런 자신감일까. 결코 부끄러운 삶을 살지 않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그런 눈빛인걸까, 하고 말야. 고백하건데, 가끔은 그 눈빛이 온전히 나를 향했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어. 하지만 웃기는 일이지, 그런 바람은. 그래서 늘.. 바람으로만 남고 마는지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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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어.
*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줄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지금의 나는 도무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없다. 얼마나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자명한 것은 딱 하나. 난 좀 더 배워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 배우자, 부딪히자. ** 지휘관의 생각을 부대의 전 장병들에게 납득시키려 할 필요는 없다. 능숙한 지휘관은 오히려 그 반대, 머리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지우고 오로지 명령에만 따르는 사병들이 필요할 뿐이다. 언젠가 조직이 공유해야 할 정보에 있어, 특정인들끼리 공유해야 할 것이 있고 모두가 공유해야 할 것이 있다고 말한 걸 본 적이 있다.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어떤 일을 진행함에 있어 모든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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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람들에게.
* 지금은 새벽 4시가 가까오는 시간, 꼬박 하룻밤을 새웠다. 아니, 이제 이틀 째 새고 있다고 해야 맞을까. 회사의 일들이 잔뜩 밀린 탓에 바쁜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차라리 프리랜서일 때는 참 편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 할 일만 처리하고 말면 그만이니까... 누가 발목잡는다 해도, 결국 내 몫만 챙겨내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조직의 일은 또 다르다. 내 할 일만 하고 말면 그만인게 아니라, 이것 저것 신경 쓸 일이 참으로 많다. 나는 다르다, 생각했지만 아마도... 그래, 다들 그랬겠지. 그렇겠지. ** 그래도 며칠 애쓴 덕에 일처리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마감에 쫓겨 허우적거리긴 했지만, 부족하기만한 시간과 열악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다들 잘 해냈다. 수고하고 애써준 작업자들에게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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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
* 월요일은 학교, 화요일은 회사. 그리고 다시 수요일은 학교. 이제 다음 주 월요일까지 쭉 회사 일에 전념. 참 헷갈린다... 화요일 무렵엔 학교 갈 생각에 괜한 스트레스까지 받고. 내가 원한 일이긴 했는데.. 아직까진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다. ** 오랜만에 찾은 학교는 참 낯설었다. 하긴, 학교가 낯설던건 예전 그때도 마찬가지긴 했지만. 아무튼.. 아직까지는 회사가 더 재밌다고 느껴지는데,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겠다. 뭐, 기왕에 하기로 한 거니...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직접 선택한 길이니... 불평 불만 할 것 없이 무조건 열심히 해 봐야겠지. 하지만, 나이를 이리 먹고도 못 고치는 아웃사이더 기질과, 먼저 손 내밀지 못하는 소심함. 그리고 공부하기 싫어하는 거지근성은 어이할꼬. 정녕 어이할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