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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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하기 전에는 사실이 되지 않아..
일을 해야 하는데.. 영 손에 잡히지 않아 이리저리 웹서핑을 하고 있었어. 딱히 흥미를 둔 곳도 없고 해서.. 그야말로 마우스 클릭, 클릭, 클릭. 그러다 싸이월드 일촌관리를 누르게 되고, 어쩌다 보니 학교 정보를 입력하게 됐네. 어떻게 어떻게.. 입력을 마치고 나니 동문들 목록이 보이는거야. 그런데 이게 참.. 아는 이름보다 모르는 이름이 더 많으니. 뭐, 당연할 지도 모르지만 대학교의 동문 목록을 보곤 어이가 없었지. 딱 한 명 알겠더라고, 그나마도 걔가 예뻤으니 기억하지 안 그랬음 기억이나 했으려나? 땀땀;; 아.. 내가 그들을 잊어 버렸듯, 그들도 나를 그렇게 잊어 버렸을거라 생각하니 웬지 서글퍼져. 부질 없는 생각들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잡상으로 오전을 다 보내 버리고 있어. 물 한 잔 마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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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 요 며칠 게시물 쓰는 일을 등한시 했네. 하루 서너개씩 올리던 것 며칠 안 했더니 무척 오랜만에 글을 쓰는 듯한 느낌마저 받고 있어. 그래도 그렇게 오래간만은 아닌데 말야 ^^ 내내 분주한 통에, 너무 너무 피곤했어. 하긴, 당초 이번 주는 외유주간으로 정했었으니 분주하게 나다닌다는 건 바람직 해 보이긴 하다. 요 며칠간은 일에서 완전 손을 떼고 있어. 다른 것 해야 할 것도 있고, 하기도 싫고. 마음껏 게으름을 부리고 있어. 뒹굴거리다 놀러도 나가고. ** 아, 며칠 전에 노래방을 다녀 왔어. "정말 오래간만에" 삼육일 만나 노래방을 갔더랬어. "정말 엄청나게 오래간만에" 노래를 좀 불러 주신게지. 푸.. 아, 오래간만에 간 노래방은 정말 적응 안 되더구만. 목소리가 어떻게 나가는지도 모르겠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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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near, So far...
* 11월은 친지들이 태어나는 달인가보다. 16일, 형 생일을 필두로 친구들이 많이도 태어났어. 생일 축하한다는 상투적인 말 대신, 태어나 줘서 고맙다는 말을 해 본다. 이렇게 연이 닿아 만나게 되어 감사하다고. 덕분에 나란 사람 생에도 즐거움이 있다고. 태어나 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해본다. ** 난 거짓말을 했던 것 같아. 그게 어떤 형태여든, 난 개의치 않는다 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그건 적절하지 못한 것 같다고. 경우 바른 녀석이 갑자기 왜 그러느냐고 그랬었지. 그래도 내가 만족스러우면 그걸로 된거라고, 내내 그렇게 유쾌하길 바란다는 말도.. 다른 건 몰라도 그건 걱정 말라 했었어. 언제나 유쾌함 그 자체일거니, 그저 감사하는 맘 뿐이니 그건 걱정 말라고. 그런데 그게.. 꼭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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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기침 후..
* 깨고 싶지 않은 꿈을 꾸었어. 꿈을 꾸는 동안, 지금 이게 꿈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 내내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했는데.. 냉정한 알람시계가 나의 바람을 모두 흐트러 놓고 말았어. 이번엔 오작동 좀 해 줘도 좋았을 것을.. 꿈에서 깨고, 꿈길을 짚기엔 정신이 너무 들어 버린 지금도. 나는 여전히 그 꿈이 그립다. ** 오늘은 저녁에 세르비아와의 국가대표 축구 경기가 있는 날. 지난 며칠 전 스웨덴과의 경기를 보지 못해 무척 벼르고 있던 날이다. 하지만, 나는 오늘 경기도 포기할까 싶어. 이 글을 다 쓰고 나면, 나는 축구경기 시청보다 더 중요한 걸 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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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월요일을 마친다.
아침에 일어나 꽤 긴 글을 썼는데.. 서버 오류로 인해 게시물을 날려 먹었어. 오래간만에 많은 얘기들을 썼었는데.. 다 날려 먹고 나니 허탈해 다시 글을 쓸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 월요일 아침을 여는 글을 쓰려 했는데, 결국 월요일을 마무리하는 글이 되어 버렸다. 무척 기다리던 월요일이란 말을 하려 했었어. 바쁘게 움직여도 이상하게 무료하고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주말이 지나.. 다시 활기찬 월요일을 맞았다고. 할 일이 마구 쏟아지는 월요일이 될 거라고. 월요일이 다시 돌아 와서 너무 기쁘다고 했어. 하지만 오늘 하루는 그다지 좋지 않다. 괜스레 짜증이 일어서.. 저녁 여섯시에 전부 다 꺼버리고 잠을 청했어. 하던 일도 치워 버리고 곧장 침대로. 아침부터 내내 전화에 시달려서 그런가, 별 일 없는데도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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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 아프다.
프리랜서 계약 관련해서 오퍼를 받았는데.. 이거 참 골치 아파. 같이 회사를 다니던, 아는 누나의 소개 - 부탁으로 받은 일거리인데.. 그냥 몇번 해 주는 수준이 아니라 연간 장기 계약을 맺자고 하네. 아직 실제로 일을 해 보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하는 일이야 대단할 게 없을 듯 한데, 문제는 장기계약. 불확실하기만 한데.. 어딘가에 매어 있다는 건 참 골치 아플 일이겠거든. 아니.. 지금의 경우는 이성이 아니라 감성이 반응하는 걸지도 몰라. 그냥 장기계약이란 말에 확.. 짜증이 이는 거 말이지. 어차피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일을 하는 편이 아닌지라, 낮은 금액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데.. 장기계약이란 건 괜스레 압박이야. 그래서 "거절해야지" 라고 마음 먹긴 했는데, 그 회사 힘든 사정을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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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고 싶다
요즘은, "주변 정리가 되면" 이란 말을 자주 하는 편이야. 그리 될 날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된다면, 단 며칠이라도 좋으니 여행이나 다녀 왔으면 좋겠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처음 가 보는 곳으로. 산이어도 좋고, 들이어도 좋지. 바다도 나쁘지 않아. 그냥 발길 닿는대로 갔다가 왔으면 좋으련만. 약간은 무책임 하게, 한 일주일만 잠수를 타 버린다면.. 생각해보니 그건 가족들 주름살 하나 더 늘리는 일 밖에 안 되겠다. 나이를 먹으면,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의 괴리가 점점 줄어 드는 법이라 생각했는데.. 그건 나이와 크게 상관있는 일은 아닌가봐. 학생 시절, 나이를 먹게 되면 매주 여행을 가겠다 하던 기억이 나. 그 다짐으로부터 10년이 지났는데도, 매주 여행은 커녕 일년에 한번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