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
믿음
요즘 나는, "견고한 믿음" 이란 것에 대해 생각하곤 해. "신뢰" 라는 것 말야. 일에 있어서든, 개인적인 만남에 있어서든. 사람 만나는 데 있어 이 믿음 이란 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생각해 보곤 해. 너무 당연해서, 새삼스럽게 들리는 얘기지만. 요즘 나는 이 "견고한 믿음" 이란 것을 두고 많은 생각을 하고 있어. 나는 누구에게 이런 믿음을 가져 본 적이 있던가? 아니면 누군가에게 이런 믿음의 대상이었던 적이 있었을까? 사람을 향한 믿음이란 것이.. 늘 얄팍한 종이짝처럼 느껴지진 않았던가 생각해 봐. 나를 향한 믿음 역시. 그런데 요즘 나는, 그런 믿음을 주고 또 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역시 "한결같음" 같은 것 말이지. 입밖으로 꺼내지는 않았지만, 다 부질 없다 생각했어. 삶..
-
피그말리온
정말 간절히 바란다면, 이뤄 진다니.. 이루어 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랄 밖에. 지금은 내 바람과 조금 다른 모습이긴 해도.. 언젠가는 이루어 질거야. 그렇게 믿어야지, 믿은만큼 이루어 진다니까 말야. 산적한 과제들과 현실의 무게들. 다 뜻한 바대로 이루어 질거야. 잊고 지냈지? 올해는 을유년, 결코 쉽지 않은 해라 했어. 하지만 그만큼 얻는 것도 큰 해임에 틀림 없음을.. 잃기만 하는 제로섬 게임, 아직 젊디 젊은 내겐 어울리지 않는다 말야. 바라고 또 바래. 원하고 또 원하지. 그리고, 실현할 수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아. 헌데 이뤄지지 않을리가 없지. 피그말리온, 조각상에 숨도 불어 넣지 않았겠어.
-
버르적
* 돌이키면.. 내가 준 사랑보다 받은 사랑이 더 컸던가봐. 내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크게 받아들여 진다던 것은 성격에 모가 나서가 아니라.. 내가 주는 것 보다 더 많은 사랑을 내게 주고 있기 때문이었던가봐. 시간 지나며 이렇게 하나씩 깨달아 가. 내가 나를 두고 겪는, 애시당초 성립할 수 없을 동병상련. ** 그의 얘기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나를 보고 있으면, 그런 내 반응이 재미있긴 해도, 아주 조금은... 가련한 느낌이 들기도 해. 어디 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별 의미 없는, 그저 그냥 해 본 말에 불과하다는 얘기. 그런 얘길 듣고 하늘 위로 날아 갈 것 같았던 내가 보이고.. 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알려 주겠다는 다정한 얘기에 아무 것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내가 보이고. 왜 이런..
-
스팸메시지
전화기의 스팸 메시지를 지우려고 스팸 메시지 함을 들어 갔더니. 내 전화기의 일시적 오류였는지.. 아니면 내 기분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한 전화기의 배려였는지.. 전혀 스팸에 해당될 일이 없는 문자가 스팸함으로 들어 가 있었어. "성인", "광고", "동의", "대출", "연체", "화상" 뭐 이런 단어들을 스팸으로 거르게 했는데.. 분명 그 문자는 저 중에 어떤 것에도 해당되지 않았는데.. 스팸으로 분류되어 들어가 있더라고. 벌써 보낸지 2주가 다 되어 가는 문자. 이제서야 확인했어. 그간 내가 대꾸가 없어서 그 문자를 보고 충격 받아 그런 거라 생각하진 않았을까 걱정스럽기도 하고. 이제 와서 2주 전의 문자에 답장 보내는 일도 우습고.. 스팸메시지함 덕분에 이렇게 해프닝 하나 생겨 버렸네. 곰곰히 생..
-
다시 한 주가 밝는다.
11월 21일, 이제 11월도 열흘이 채 남지 않았어. 을유년, 혼란스럽지만 가치있는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는 해라던데.. 그 을유년이 이제 40일 정도 남았네. 올해가 다 가기 전에 그 가치 있는 것을 내것으로 만들어야 할텐데 말야. 음력 기준이니 아직 더 남았다는 말은 하지 말자고, 그런거 다 따지면 골치 아프잖아. 하하.. 어제, 그제를 하루 종일 잠 자는 것으로 보냈더니 간밤에 잠이 오지 않아 혼이 났어. 알람시계가 울릴 때 까지 계속 뜬눈이었는데.. 잽싸게 일어나자 마자 샤워를 다시 하고,(샤워한지 6시간도 채 안 되서 말이지..) 정신을 차려 보려 하고 있어. 하지만 렌즈를 오래 끼고 있는 것처럼 눈이 쓰라린 것이.. 썩 좋지 않은데? 이따 나가봐야 하는데 잠시 눈을 좀 붙였으면 좋으련만.. 후..
-
너무 쫓긴다..
음, 인정. 인정하고 싶지 않긴 하지만.. 절대 인정. 좀 느슨해 질 필요가 있다는 것. 조금은 물러서 있어도 좋을 거란 것. 인정, 절대 인정. 왜 그런거 있지.. 오래 달리기를 하는데, 초반 몇 바퀴를 아주 설렁 설렁 뛰어 버린거야. 이러면 안 되는데, 안 되는 데 하면서도. "에이.. 나중에 전력질주 해 버리지 뭐" 하는 게으름. 또는 "난 이 정도 뒤쳐져도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어" 하는 자만심. 그런 것들 때문에 정신 차리고 보면 한참 뒤떨어져 있던거야. 이제라도 신발끈 조이고 좀 달려 보려 해도.. 워낙 살아 온 인생이 설렁설렁해서 얄팍한 신발끈 조이기 따위로는 감당이 안 되는가봐. 그냥 달리긴 하는데 결승선이 먼지, 가까운 지도 잘 모르겠고..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니 더 조급해만 가고.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