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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near, So far...Letter from Kunner 2005. 11. 17. 17:55*
11월은 친지들이 태어나는 달인가보다.
16일, 형 생일을 필두로 친구들이 많이도 태어났어.
생일 축하한다는 상투적인 말 대신, 태어나 줘서 고맙다는 말을 해 본다.
이렇게 연이 닿아 만나게 되어 감사하다고.
덕분에 나란 사람 생에도 즐거움이 있다고.
태어나 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해본다.
**
난 거짓말을 했던 것 같아.
그게 어떤 형태여든, 난 개의치 않는다 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그건 적절하지 못한 것 같다고.
경우 바른 녀석이 갑자기 왜 그러느냐고 그랬었지.
그래도 내가 만족스러우면 그걸로 된거라고,
내내 그렇게 유쾌하길 바란다는 말도..
다른 건 몰라도 그건 걱정 말라 했었어.
언제나 유쾌함 그 자체일거니, 그저 감사하는 맘 뿐이니 그건 걱정 말라고.
그런데 그게.. 꼭 그렇지만은 않은가봐.
가슴이 저려오는 느낌을 받곤 무서움증이 일어.
가뜩이나 경직된 나는, 아.. 난 더 굳어만 간다.
***
스물 일곱 내 삶이 우울한 무채색이 되진 않았으면 좋겠어.
그러기에 뭔가에 매진할 것이 있다는 건 즐거운 일임에 틀림 없겠지.
사람이든, 일이든.
하지만 非道勿來.
알아, 나도 알아...
거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지 말아줘.
잡힐 것 같은, 하지만 여전히 먼.
그저 신기루에 지나지 않을지 몰라도,
신기루를 있게 하는 실체는 어딘가에 존재하는 법이잖아.
어쩌면 보는 것 까지만, 그 이상은 허락되지 않은 걸지도 모르지.
무심한 도리질에 내민 손 황망히 집어 넣는 일이, 이젠 익숙할 때도 됐는데..
그 모든게 버거워 이젠 그만 할 때도 됐는데..
여전히 너무 낯설기만 해.
여전히 내겐 모든게 의문부호 투성이야.
하고 싶은 말은 그저 입속에서 맴돌기만 해.
키보드 위에 올려진 손가락도, 해야 할 말은 못 하고 그저 미끄러지고만 있네.
무슨 말을 더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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