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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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는
그제 막노동을 하고, 어제는 4시간, 오늘은 3시간을 잤더니 몸이 완전히 맛이 가 버린 것 같았어. 눈은 자꾸 쓰리고, 춥지도 않은데 한기가 나고.. 보일러를 돌리면 더워서 땀을 흘리고..(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하느냔 말이지!) 그래도 낮까지 잘 버티다가.. 일도 잘 안 되고 해서 조금 쉬기로 했지. 4시쯤부터 잤는데, 자고 나니 8시. 아, 어찌나 몸이 개운한지. ^-^ 역시, 잠을 좀 자 줘야 한다니깐.. 내가 무슨 철인28호도 아니고. 앞으론 하루 여섯시간 정도는 자 줘야지. 푸헤.. 낮잠을 즐겨 주신 탓에, 오늘 하루는 좀 어이없이 지나가 버렸는데.. 아침에 주식을 좀 했었지. 첫 거래는 썩 좋진 않았지만, 나쁘지도 않았어. 하루종일 등락을 반복하더니 결국 본전 가까이에서 줄타기를 멈추더라고.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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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겨운 중고차
중고차 사이트가 누더기가 되어 가고 있다. "심플"을 최우선으로 하던 사이트는.. 요구사항에 따라 점점 유치하게 변해간다. 아.. 그들의 수준을 맞춰 줘야 한다는 건 정말 애석한 일이야. 그간 상대하던 사람들이 그래도 최소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어서.. 의사소통에 장애를 느껴 본 적은 없던 것 같은데.. 똑같은 얘기를 한시간을 넘게 해도 빙빙 겉돌기만 하는 건, 정말 좌절.. "이것 보세요, 그게 아니라구요. 쳇." 남은 일거리.. 그냥 뚝딱 쳐버리면 하루면 될 일인데.. 페이지를 열기가 짜증스러워 진척이 더뎌. 게시판 개수 늘리고, 메인 페이지에 게시판을 분류해 넣고. 보험사로 연결되는 버튼을 몇개 만들고.. 자동차 입력부 프로세스를 좀 바꾸고.. 오늘 작업하고 남은 부분이 저 정도 되는데..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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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거문고 타던 제갈량을 보고 회군한 사마의는 복병이 숨어 있을 것으로 착각을 했다지. 제갈량을 잡아 촉을 멸할 기회를 스스로 저버린거지. 덕분에 삼국통일의 위업을 조조의 "위"가 아닌 사마염의 "진"이 가져가게 됐지만. 나폴레옹은 자기 형제들도 자기 같은 줄로 착각했던가봐. 에스파냐를 조제프에게 넘겨 준 건 그의 일생 일대의 실수였을거야. 그에게는 그저, 바티칸에서 보석이나 만지며 해 살게 해 줬으면 딱 좋았을 것을.. 뭐, 착각이란게 항상 나쁘기만 한 건 아닐거야. 착각으로 인해 예기치 않은 좋은 일이 벌어 지는 것도 얼마든지 있는 게 삶이란거니. 그게 착각이었다는 걸 깨달은 순간엔, 아찔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적어도 착각하고 있는 중에는 가슴이 한껏 부풀어 오르는 것도 어쩔 수 없고. 쓰다보니 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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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을 다녀와서..
"프리미엄 고객님이시네요?" 어제 은행을 갔다가, 내가 프리미엄 고객이란 얘길 들었어. 엥;; 웬 프리미엄? 그게 뭔데요? 하고 물으니, 뭐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결국 좋다란 얘기더라고. 내게는 워낙 생소한 얘기여서인지.. 왜 내가 프리미엄 고객이냐 묻지도 못하고 그냥 말아 버렸어. 그리고 은행업무를 보기 시작하는데.. 이거, 좋더라고? 발급하는데 수수료가 든다, 하지만 면제다. 이체하는데 수수료가 든다, 하지만 면제다. 이런 식으로.. 몇만원의 수수료와 보증금을 다 면제 받았어. 그리고 창구도 전용창구를 쓰고. 대접받는 게 별로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분위기가 무척이나 어색했지만. 그래도 은근히 기분이 좋긴 하더란 말야. 그렇게 은행 문을 나서서 돌아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안타깝다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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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 붙이기.
어제는 하루 종일 나가 있었어. 아니, 어제 뿐 아니라 오늘 오전까지. 아침부터 분주하게 돌아 다니다가.. 오후엔 은행을 다녀 오고, 밤중엔 형 연습실 공사를 했지. 연습실 바닥에 일부는 카펫이, 일부는 디럭스 타일이 깔려 있었는데. 카펫이 깔린 부분이 고급스럽긴 해도.. 관리가 너무 힘들다는게 문제였던거야. 그간 벼르고 벼르다가.. 내가 좀 한가해져서 공사를 하게 된거지. 집기를 모두 치우고, 카펫을 들어내고. 디럭스 타일에 본드를 묻혀 한장씩 한장씩 정교하게 붙이는 거야. 뭐, 사실 그리 대단할 것 없는 작업이긴 한데.. 이게 나름대로 막노동이더란 말이지?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계속 본드칠에, 타일 붙이기를 했더니. 온몸이 안 쑤시는데가 없어. 그래도 작업을 다 마치고, 은은한 검은 빛으로 번쩍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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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매일 말로만 다른 일을 해 보고 싶다고 하던 나는.. 드디어 새로운 일을 해 보려 해. "사업의 시작은 파트타임으로 하라" 라는 기요사키의 가르침에 따라.. 투자도 사업도, 일단은 파트타임으로. 기회가 보일 때 차고 나가는 것도 능력이겠지. 하지만 신중하고 조심스럽게,그렇다고 우유부단하지는 않게. 얼마간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이렇게, 뭔가 시작할때 느끼는 그 긴장감이 좋아. 가슴이 벅차기도 하고, 야릇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이 묘한 긴장감. 참 좋다. ^^ 부디 이 "좋다"는 느낌이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기를.. 예상대로라면, 이번 달 안에 나는 다섯가지의 일을 하게 될거야. 아직까지 해 오던 일 하나, 두개는 이번 주 안에 시작하고. 나머지 두개는 이번 달 안에. 정말 바빠지겠다. ^^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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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말, 말..
말수가 많으면 실수가 잦아져. 얘기의 중심은 내가 아닌 상대에 맞추길. 위트는 좋지만, 지나치면 안되지. 말을 할 땐, 몇번이고 생각한 후에.. 말수가 적다 핀잔 듣는게, 생각 없다 소리 듣는 것 보단 나을테니. 친한 사람에게는 더욱 정중하자. 몸이 뻣뻣해지는 정중함이 아니라 마음으로 우러나는 정중함. 상대를 존중하는 법과 허례허식을 구별하지 못한다면 나이를 헛 먹은 걸테지. 한대 맞으면 한대 쳐야 된다고 믿는 어리석음. 나이 이 정도 먹었으면 이젠 참아 주는 법을 배우자. 상대가 뭐라던 휘둘리지 말고, 한마디 한마디.. 신중하게 하자. 아.. 난 아직도 너무 어린가보다. 하지만, 어린 건 발전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일테니.. 내일은 조금 더, 내일 모레는 조금 더 나아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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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석자만으로도 자신 있는가?
"예병일의 경제노트" 라는 메일진이 있는데, 창간때부터 애독하는 몇 안 되는 컬럼 중 하나야. 요즘은 바쁘다는 핑계로, 통 읽지 않고 있었어. 그러다 한달치 경제노트를 한번에 다 읽었는데.. 그 중 인상 깊은 내용이 있었어. "이름 석자만으로도 자신 있는가?" 윤석철 명예교수가 퇴임 기념 강연에서 했다는 말인데, 개인과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참나무처럼 벌거벗은 힘을 가져야 한다는 거야. 벌거벗은 힘이란, 지위나 상황이 부여한 것이 아니라 본래 갖고 있는 것, 언제나 가지고 있는.. 그야말로 그 사람의 진짜 능력이라는 거지. 회사라던가, 단체 등의 소속에서 나오는 지위나 타이틀이 아닌. 정말 자신의 능력. 회사를 나온 순간, 내 명함은 휴지쪽이 되고.. 한때 내가 가졌던 권위와 직함은 회사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