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너무 쫓긴다..
    Letter from Kunner 2005. 11. 17. 21:18
    음, 인정.
    인정하고 싶지 않긴 하지만.. 절대 인정.

    좀 느슨해 질 필요가 있다는 것.
    조금은 물러서 있어도 좋을 거란 것.
    인정, 절대 인정.

    왜 그런거 있지..
    오래 달리기를 하는데, 초반 몇 바퀴를 아주 설렁 설렁 뛰어 버린거야.
    이러면 안 되는데, 안 되는 데 하면서도.
    "에이.. 나중에 전력질주 해 버리지 뭐" 하는 게으름.
    또는 "난 이 정도 뒤쳐져도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어" 하는 자만심.
    그런 것들 때문에 정신 차리고 보면 한참 뒤떨어져 있던거야.

    이제라도 신발끈 조이고 좀 달려 보려 해도..
    워낙 살아 온 인생이 설렁설렁해서 얄팍한 신발끈 조이기 따위로는 감당이 안 되는가봐.
    그냥 달리긴 하는데 결승선이 먼지, 가까운 지도 잘 모르겠고..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니 더 조급해만 가고.

    가장 큰 문제인 것은 세상 살이가 학교식 일렬과는 달라서..
    이 레이스에서 내가 얼마나 앞섰는지, 뒤쳐졌는지. 
    아니, 과연 삶이라는 레이스에 그런게 존재하는지조차 모른다는 거야.

    얼마나 더 달려야 할지, 얼마나 빨리 달려야 할지.
    또는 얼마나 쉬어줘야 할지.
    명쾌한 답이라는게 없으니.. 그저 막연히 불안하고 막연히 답답해서..
    조금이라도 멈칫거리고 있는 나를 보면 참을 수가 없는거지.
    그렇게 놀고도 아직 모자르냐며 말야.

    얼마간은 후회로 점철된 어제의 나에 대해,
    또 얼마간은 만족스럽지 못한 지금의 나에 대해,
    또 얼마간은 불확실한 내일의 나에 대해.
    그리고 얼마간은.. 가질 수 없어 바라만 보는, 보던 것들에 대해..
    나는 움추려 들고 있는가봐.

    'Letter from Kunn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이오리듬  (0) 2005.11.20
    미래는 반드시 오는 법이니까..  (0) 2005.11.18
    인식하기 전에는 사실이 되지 않아..  (0) 2005.11.17
    잡.담.  (0) 2005.11.17
    So near, So far...  (0) 2005.11.17

    댓글

Kunner.com since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