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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일 붙이기.
    Letter from Kunner 2005. 11. 10. 08:17
    어제는 하루 종일 나가 있었어.
    아니, 어제 뿐 아니라 오늘 오전까지.

    아침부터 분주하게 돌아 다니다가..
    오후엔 은행을 다녀 오고, 밤중엔 형 연습실 공사를 했지.

    연습실 바닥에 일부는 카펫이, 일부는 디럭스 타일이 깔려 있었는데.
    카펫이 깔린 부분이 고급스럽긴 해도.. 관리가 너무 힘들다는게 문제였던거야.
    그간 벼르고 벼르다가.. 내가 좀 한가해져서 공사를 하게 된거지.

    집기를 모두 치우고, 카펫을 들어내고.
    디럭스 타일에 본드를 묻혀 한장씩 한장씩 정교하게 붙이는 거야.
    뭐, 사실 그리 대단할 것 없는 작업이긴 한데..
    이게 나름대로 막노동이더란 말이지?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계속 본드칠에, 타일 붙이기를 했더니.
    온몸이 안 쑤시는데가 없어.
    그래도 작업을 다 마치고, 은은한 검은 빛으로 번쩍이는 연습실 바닥을 보니
    "야, 이걸 내가 했단 말이지?" 하며 뿌듯해 지더라고. ^^*


    또 한번 새삼 느끼는거야.
    지금 하는 일, 내 직업이란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뭐 영영 감사할 리는 없겠지만, 적어도 타일 붙이기에 비하면 말이지.
    공사하는 인부들에 맡기면 10만원이면 된다는데..
    그거 아껴 보려고 직접 한거야.
    고작 10만원 정도 벌기가 이렇게 힘든거지.
    고작? 응, 고작..


    하지만 밤새 작업하고 11시 경에 집에 들어 오면서는..
    프리랜서로의 나, 너무 나태하게 살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
    분명 열심히 코딩을 하며 살긴 했는데, 몸으로 느껴지진 않는단 말이지.
    "나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게 말야.
    그저 땀을 흘리는 직업이 아니어서 그런걸까?
    아니면 활동적인 일을 하는 게 아니어서일까?
    아니, 다 집어 치우고 하루 타일 좀 붙이고 너무 많은 의미 부여 중인가?
    그저.. 생소한 일을 하고 나니 느낌이 좀 다를 뿐일텐데 말야.
    어쩌면 그럴 지도 모르지.


    여하튼.. 요즘은 인생 설계를 하는 중인데(늘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때는, 전망이나 수익 같은 것 외에도 일을 하고나서의 만족감을 좀 고려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흠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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