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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립다
    Letter from Kunner 2005. 12.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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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 그룹에 저장된 번호에서 전화가 오면 "팥빙수"가 흘러 나오는데..
    성호형 때문에 하루에 한 열댓번은 "팥빙수"를 듣게 되지.
    오늘도 "팥빙수"를 지겹게 듣고, 또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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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저녁 무렵, 한창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팥빙수가 울려 퍼져...
    "아, 좀 전에 전화 끊었는데 또야?" 하고 전화기를 보니 종욱이였어.
    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친구의 목소리.
    왜 이렇게 오랜만이냐 싶은데, 생각해보니 나는 그나마도 전화를 안 했구나.
    자주 전화도 걸어 주고, 목소리도 듣고 안부도 묻고 해야 하는데..
    매번 생각만 하고 마네.
    원래 그런 성격인거 잘 알테니 너무 노여워는 하지 말아.

    한참 사는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하고 있다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어.
    불만스러웠던 일들이 좋아진 것도 아니고, 골치아픈 일이 해결된 것도 아니고..
    특별히 좋은 일이 생긴 것도, 좋은 소식을 전해 들은 것도 아닌데 말야.
    그야말로 달라진 건 아무 것도 없는데 마음이 몹시 편안해.
    정겨운 친구와의 대화는 단순히 말이 오가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가 보다.

    어린 시절, 내 방 창문 너머로 밤 하늘 바라보던 옛 생각이 난다.
    어느새 10년도 넘은 이야기들.
    지금의 우리는 분명 그때의 우리가 맞는데, 또 그때의 우리와는 참 많이 다르네.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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