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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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ay
토론이란, 관용에서 출발한다고 믿는 나로서는 처음부터 맞지 않는 옷이었으리라. 아니.. 처음부터 최양락과 김흥국이라 할 때 부터 알아 채지 못한 내 잘못이 크다. 격식있고 권위 있는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나를 섭외할 리가 없잖은가? 하하..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충분히 괜찮을 수 있는 주제인데도 자극적인 편성과 과격한 프로그램 진행으로 한편의 코미디가 되어야만 했었다는 점. 카메라가 돌아 가는 중에도 내 자신이 희화화됐다는 생각에 어이없는 실소가 비어져 나왔다. 나로선 결코 받아 들이기 힘든 분위기, 같이 어울릴 수 없는 분위기. 또한 분위기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어 나갈 수도 없던 나의 무능함. 프로그램 자체의 성향이 그랬고, 기획의도가 그랬으니.. 나의 능력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