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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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명퇴위기에 직면한 대기업 간부의 하루를 다룬 뉴스기사에 달려 있는 어떤 네티즌의 글을 읽고, 그리고 그 글의 Comment들을 읽고. 나는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다들 꿈을 잊었다고 말하고, 원하지 않는 길을 걸어왔고, 걷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꿈을 꾸고, 여전히 내가 원하는 길을 찾아 걷고 있다. 비록 현실이 고단하긴 해도, 여전히 꿈을 꾸며 살아 가고 있으니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가끔.. 잠시 길을 잃고 방황하기도 하고, "꿈 따위 지워 버리고 편안히 가자" 하는 마음 가져 본 적 없진 않지만.. 이렇게 꿈을 꾸며, 다시 발걸음 디뎌 나의 길을 가고 있으니 역시나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세상 일이 다 뜻 같지 않아 가끔 하늘에 대고 하릴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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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엄마가 백내장에 걸렸다. 이미 꽤 많이 진행했던데 이제야 알게 됐네. 그간 매일 집에 있으면서도 엄마 눈 한번 제대로 안 마주치고 있던가보다. 내가 너무 밉고 한심해서 화가 난다. 다행히 백내장은 큰 병이 아니라 한다. 요즘은 의술이 발달해서 수술도 금방 끝나고 하루만 지나면 금새 완치가 된다 하더라. 게다가 부작용이 생길 확률도 0.5% ~ 1% 밖에 되지 않는다니.. 관리를 잘 하면 사실 상 부작용이 없다고 봐야 맞겠지. 네이버에 백내장을 두드려 값싼 위안을 얻는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우리 엄마. 엄마를 닮아선지 나 역시 몸을 움직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언젠가부터 나는 운동을 좋아하게 되었지만, 엄마는 여전히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엄마랑 같이 운동하러 간 적도 며칠 있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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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벌써 한주, 아니 8일이 지났다. 스스로를 관리하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워서.. 한번 어긋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어진다. 하루가 이틀이 되고, 그렇게 한주가 미쳐 알아챌 틈도 없이 지나 버린다. 시간이 이렇게 지나가 버렸구나.. 하고 느낄 때 쯤이면 이미 한참 늦어 버렸다. 그래도 왜 그런 말 있잖아,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라는 것. 위안 삼고 살아야지. 매일 매일이.. 어제와 오늘이 같으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는 이런 것도 다 끝이 있단 사실을 깨달을라 치면 퍽이나 두려워지니까... 더구나 오늘이 결코 어제와 같은 하루가 아니라는 데서는.. 그 자체로 두려움이 스물스물 피어 오른다. 나는 사회적 노화 못지 않게, 생체의 노화도 무척 두렵다. 운동, 금연, 절제.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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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시작.
* 푸념 섞인 얘기, 힘들다는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어.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하면 불평과 불만이 가득 쏟아져 내릴까봐, 참고 참고 꾹 참은 얼마간이었던 듯 해. 평소엔 않던, 만화나 펌질을 해 보기도 하고.. 우스갯 소리를 올려 보기도 하고. 우울한 나의 글들을 다음 페이지로 넘겨 내려 무지 애를 썼던 게 사실이다. 하긴, 그나마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한 모양이지만. ^^; ** 얘기들을 다 풀어 내지 않다보니 암호 코드 같아져 버렸어. 좀 지난 글을 보면, 내가 봐도 이게 무슨 소린지.. 정확히 어떤 거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언젠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는 최대한 자세하고 상세하게 써내야겠다.. 했는데. 사는 얘기, 글로 어떻게 다 풀어 낼 수 있겠어. 그래도 찰떡 하면 꿀떡 하고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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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친구 녀석을 졸라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스킨을 입혔어. 딱히 미니홈피를 관리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칙칙한 회색 배경 대신 상큼한 스킨을 입혀 놓고 싶더라고. 메신져 창을 띄워 놓고, 이것저것 서로 보여줘가며 한시간여를 고르고 고른 스킨. 막상 입혀 놓고 나니 참 예쁘다. 내친 김에 5개 있던 도토리로 원숭이 바나나도 하나 사다 걸어 놓았다. 이러고 보니 꽤나 예뻐졌는걸? 문득, 몇년 전 싸이월드를 처음으로 접했을 때가 생각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저마다의 인생을 살아 가고 있구나.. 하고 느꼈던 것 같아. 인터넷은 정보를 얻어 내는데도 참 편리하지만, 관계를 연결하고 지속시키는 데도 참 편리하다. 이런 매체가 없던 시절엔, 극소수의 사람들과만 관계하게 됐을텐데.. 깊고 얕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