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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황 정리.
    Letter from Kunner 2007. 3. 12. 08:13

    참 오랜만이야.
    얼마 전 성의없이 웹툰 하나 올려 놓은 걸 빼면 한달이 넘어 버렸네.
    바빠서 그랬다는 건 다 핑계고.. 어쩐지 글이 쓰고 싶지 않았어.
    슬슬.. 마지막 글 쓴 날로부터 날짜가 많이 지나서 부담스럽곤 했는데,
    어쩐지 그럴수록 더 글 쓰는게 싫어지곤 했지 뭐야.

    뭐.. 어찌 됐던, 그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오늘 키보드를 좀 두드려 줘야겠다.


    한달여의 시간동안, 참 많은 변화가 생겼어.
    얼마 전 친구에게 했던 말처럼, 굵직한 것만 추려도 당장 세개나 꼽을 수 있는 걸.
    "복학, 입사, 수술"



    먼저 복학 이야기.
    07학번 아가들과 같이 학교를 다니게 됐다.
    내가 98 학번이니 참.. 시간 무섭게 흘렀구나. 입학으로부터 9년이라...

    이번 학기 때 받게 될 수업은 재택 강의 두 과목을 포함해 총 7과목이야.
    학교와 회사를 같이 다녀야 해서, 수업을 모조리 이틀로 몰아 버렸어.
    어쩐지 저런 수업 시간표를 보면, 방탕했던 그 시절이 떠올라 짜증스럽긴 한데..
    그때와는 다르겠지. 응, 다르고 말고.
    무엇보다, "등록금만 내면 졸업장 준다더라" 하는 얘기가 사실이 아님은 익히 잘 알게 됐으니 말야.

    이따 얘기하게 될 수술 때문에, 지난 주엔 학교를 가지 못했어.
    덕분에 첫 수업은 모조리 결석인데, 앞으론 그런 일 없도록 해야겠지.
    경제수학이니 하는, 그 이름만 들어도 걱정이 앞서는 과목들.
    성적은 제쳐 두고라도 출석은 열심히 해야잖아? 그래야 F 를 면하지. 흐..

    그렇게 바라던 복학인데도.. 대단한 감흥이나 그런 건 없다.
    학교로 돌아 간다고 해서, 내 생활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도 않고..
    정말 졸업장 하나 따려고 이 짓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고.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공부에 관심이나 쏟을 수 있을까 해서, 벌써부터 시험이나 레폿 같은 녀석들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래도 뭐, 열심히 해 봐야겠지.
    다시 예전처럼 실패하고 낙담할 순 없으니까...



    그리고 입사.
    마지막으로 월급을 받은지 2년이 좀 넘게 지났다.
    그리고 다시 입사.
    고마운 일이다, 학교와 회사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건.
    그 기대에 부응하려면 더 열심히 해야겠지.
    일 때문에 하는 걱정 같은 건 취향이 아니지만, 긴장 좀 해야 하는 건 맞아.
    어쨌거나 난 남들 5일 일하는 거 3일 안에 해내야 하니까.. 
    아무리 어쩌고 해도, 내게 이런 조건으로 입사를 허락하는 회사가 또 어디 있겠나.

    이런 저런 걱정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꽤나 오랜만의 회사 생활이 즐거운 건 사실이다.
    아직 수업을 안 들어 가봐서 그런지 몰라도, 학교 생활보다 회사 생활이 훨씬 더 재밌게 느껴 지니까.



    마지막으로 수술 얘기.
    중학교 3학년때 처음 안경을 사고, 본격적으로 안경을 끼게 된 고 2때로부터 벌써 10년이 훨씬 넘게 지났는데.
    마침내 안경을 벗어 던졌다. 물론, 렌즈도 함께.

    그간 "시력교정술 한번 받으면 좋겠다, 그거 얼마 하지도 않는데.." 하며 바라기만 하다가..
    눈 질끈 감고 일을 저질러 버린거지.

    외출 하려다가 렌즈가 반으로 쪼개진 걸 발견하곤 버럭 화가 나 병원으로 달려갔다.
    그간 참 오래도록 바라던 일이긴 한데, 고민 고민 하며 결정한게 아니라 갑작스레 하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병원 문을 두드렸으니..
    이런 얘긴 참 싫긴 해도, 충동으로 점철된 나의 삶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월요일 아침에 수술을 하고, 3일간 요양을 한 뒤 목, 금은 회사를.
    토요일날 치료용 렌즈를 빼고 하루가 지났다.

    각막이 얇은 덕에 라식을 하지 못하고 라섹을 해야 했는데.
    ASA 인지 뭔지 하는 기술로 무통증이라고 하길래 그런 줄만 알았지..
    물론 사람마다 개인차 라는게 있어서, 통증을 느끼는 정도가 제각각이라고 하긴 하던데..
    내 경우엔 아주 안 좋은 쪽으로 특이해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격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병원에선 수술이 아주 성공적이라고, 걱정할 필요 없고 조금만 지나면 통증도 사라진다고 하는데..
    보통 하루 이틀이면 없어진다는 통증이 난 일주일째.
    밥 맛도 없고 뭘 하기도 싫은 채 일주일이 지나고 있다.

    현재 느끼는 통증은, 수술 직후의 그것과는 좀 다른데.
    수술 직후의 통증이 눈이 쓰라리고 뽑혀 나가는 것 같이 아팠다 하면, 
    지금은 렌즈 끼고 한 사흘 쯤 지난 것 같은 느낌이다.
    아파, 아파..
    이렇게 아파 놓으니.. 혹시 수술이 잘못 된게 아닐까 걱정되기도 하는데, 의사가 괜찮다니 괜찮은 거겠지.
    내 참.. 이렇게 아픈 건 사랑니 뽑고 처음인 것 같다.

    그렇게 아프긴 해도 밝아진 세상을 보는 건 참 즐거운 일이다.
    아직 안경을 끼지 않았다는 사실이 낯설기도 해서,
    욕실에서 씻고 나온 후 한참 안경을 찾는가 하면, 외출 하고 온 뒤 렌즈를 뺄 준비를 하기도 하고.
    그러다 새삼, 그런게 필요 없단 사실을 깨닫고 히죽 웃기도 하지.
    아직 통증이 가시지 않아서 상쾌한 느낌을 가져 보진 못했지만.
    조만간 이 통증도 사라지고,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임을 확신한다.
    좋다~ 좋아.



    자.. 이젠 이 긴 근황 정리를 마무리해야겠다.
    사실 오랜만에 쓰는 글이다 보니, 또 감을 잃어 버려서 빨리 글을 접고 싶은 마음이 앞서.
    그저 근 한달 이상의 공백을 털어 냈다는 점에 의미를 두자고.

    내일은 경제수학과 미시 경제학, 그리고 동양사와 실용한문을 공부하는 날이다.
    바쁜 회사일은 잠시 잊고 학생의 본분을 다해보자.

    새로운 한주, 모두들 즐겁고 멋지게 시작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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