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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tter from Kunner 2007. 4. 1. 13:23

    언젠가 첫인상이 어땠느냐 물은 적이 있지.

    그때 나는 어떤 대답도 하지 못했지만, 실은 아직도 잊을 수 없어.
    초면에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 사람을 만난 건 처음이었는걸.

    벌거벗은 것처럼.. 내 과거를 다 들켜 버린 것 같았어.
    나를 무력하게 만드는,
    내가 더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 눈빛을 난 피하고 싶었어.

    처음 보는 사람을 그렇게 빤히 바라볼 수 있는 건, 대체 뭘까 하고 생각하기도 했어.
    나같은 사람은 감히 생각지도 못하는, 그런 자신감일까.
    결코 부끄러운 삶을 살지 않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그런 눈빛인걸까, 하고 말야.


    고백하건데, 가끔은 그 눈빛이 온전히 나를 향했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어.
    하지만 웃기는 일이지, 그런 바람은.
    그래서 늘.. 바람으로만 남고 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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