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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르겠어.
    Letter from Kunner 2007. 3. 31. 13:04
    *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줄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지금의 나는 도무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없다.
    얼마나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자명한 것은 딱 하나.
    난 좀 더 배워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 배우자, 부딪히자.


    **
    지휘관의 생각을 부대의 전 장병들에게 납득시키려 할 필요는 없다.
    능숙한 지휘관은 오히려 그 반대, 머리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지우고 오로지 명령에만 따르는 사병들이 필요할 뿐이다.
    언젠가 조직이 공유해야 할 정보에 있어, 특정인들끼리 공유해야 할 것이 있고 모두가 공유해야 할 것이 있다고 말한 걸 본 적이 있다.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어떤 일을 진행함에 있어 모든 정보를 모두가 공유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일 것이다.
    오직 필요한 것은 잘 하면 상을 주고, 잘 못하면 벌을 주는(信償必罰) 일일 뿐이라는 이 생각은 법가(法家)의 사상과 일치한다.
    그러고보면, 전국시대를 마감한 것은 휴머니즘을 부르짖은 유가(儒家)가 아니라 일벌백계를 주창한 법가였다.

    물론 언제인가는, 냉혹한 조직문화를 벗어나 사람이 소통하는 인간경영이 필요하다는 것을 본 적도 있다.
    법가의 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조직운영은 인간소외를 불러오며, 객체로서의 인간은 그가 가진 가능성의 극히 일부만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마음과 마음이 소통하는 인간경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법가의 통치윤리에 대한 유가의 반박이 실로 몇천년만에 주목을 받고 있다 하겠다.

    사실 나는 냉정한 법가보다는 유가적 사고를 선호하는 편이기는 하다.
    관계에 있어, 중요한 것은 그 관계 자체가 아니라 관계를 맺는 성원이라 믿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것인가?
    관계는 그 자체가 아닌, 성원에 더 의미를 둬야 한다는 말이 과연 맞는 얘기인가?
    항상 관계라는 것은, 보편적이기보다는 특정한 상황 하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가?
    특히 기업이라는 목적집단에서 관계란, 성원이 아닌 그 자체에 더욱 큰 의미가 부여 되어야 맞는 것이 아닌가?
    기업조직의 운영이라는 것은, 최소비용 - 최대효과라는 목적 지향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타당할테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이 말 마저도, 실제로 그런 것인가?
    정말 그런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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