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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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 깼다.
자다 깼다. 오늘은 몹시 피곤한 날 -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 너무 춥고 졸리고.. 견딜 수가 없던 게지.. 그렇게 한참 잘 자다가.. 문득 내가 자고 있지 않다는 걸 - 잠이 깼다는 걸 깨달았다. 아직 한밤중일거고 한참 더 자야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내가 자고 있지 않다는 걸 또렷이 의식하고 있었다. 에효... 일단 한번 깨버리니 다시 잠들기가 어렵다. 덕분에 누운채 아이폰으로 블로깅을.. 그 전엔 티스토리 앱 보면서 누가 블로깅을 이 답답한 폰에서 할까 생각했었는데.. 내가 쓰는 구나. 하.. 역시 세상 일은 속단하는거 아니다. ㅎ 잠은 안 오고 딱히 할 건 없고.. 내일도 새벽같이 일어나 출근해야하니 안 잘 수도 없고.. 그러니 다시 폰 닫고 자려고 애써야겠다. iP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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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 근황
새해가 시작된지 보름을 훌쩍 넘긴 1월 16일. 최근의 근황이다. 이렇게 추운 적이 또 있었던가 싶은 올해 겨울이다. 작년 겨울도 몹시 추웠는데, 올해는 더 춥다. 올해도 작년처럼 이상기후로 인해 북극의 찬 공기가 내려왔다는데.. 앞으로 겨울은 늘 이렇게 혹독할 것 같다. 이젠 추위야 뭐.. 그러려니, 해야겠지. * 다행인 건 이렇게 추운데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 새벽같이 일어나 대중교통을 타고 학교에 갔다가 다시 회사, 또 다시 학교를 가는 일정을 한달여 간 했는데. 딱히 아픈데 없이 잘 버텨냈다. 지난 주에 갑자기 편도선이 심하게 부어서 한 주 내내 말을 못 한 적이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몸살로 번지지 않았다. 그러고보면 담배 끊고 난 후, 딱 한번 감기 걸렸다. 계절 바뀔 때 마다 감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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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을 돌아보면서.
사람의 기억은 본래 믿을 수 없는 것이다. 때론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기억할 때도 있고, 죽어도 못 잊을거라 해 놓고 너무나 쉽게 잊어 버릴 때도 있다. 그리고 어떤 때에는 완전히 잊어 버렸던 것들이 새삼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하고 또 어떤 때에는 베시시 입가에 미소 띠게도 한다. 사람의 기억이 본래 이런 것이다보니, 그 허술하기 짝이 없는 기억에 의존해 지난 날을 떠올리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그게 사실이 아닐지도 모르는걸. 그렇지만, 기억의 주인은 나다. 적어도 내 기억 속에서는 그게 사실이라고 믿는다면 사실이 되는 걸테다. 내 기억을 다른 사람의 기억으로 주입하려고 하는게 아닌 바에야. 그러니 한 해 마무리 하면서, '내게 이런 일들이 있었다' 하고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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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가고, 또 다른 한 해가 왔다.
시간이 언제는 빠르지 않았던 적이 있겠느냐만.. 올해의 그것은 더욱 빨랐던 것 같다. 그 속도는 점점 가속되는 것 같다. 이제는 마치 비탈길을 내려가는 것처럼. 서른을 넘기고 난 후의 시간은 산술급수가 아닌 기하급수로 빨라진다고 하던데.. 아마 인생의 비탈을 내려가는 때문일까.. (아, 평균수명이 80을 바라본다는 지금 나이 서른이 내리막길인건 아닐텐데.) 여튼, 시간 참 빠르다. 연말이 되면, 지난 한 해 돌아 보며 이런 저런 일들을 꼽아 보며 감사했던 일, 미안했던 일 하나씩 꺼내 놓고 정리하고 반성도 하고.. 해야 하는데. 너무 바쁘게 흘러간 시간 탓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2011년의 새해를 맞아 버렸다. 이제 또 자정을 지나 1월 2일. 한 해가 시작된지 이틀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나는 지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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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애니어그램
실제론 3년인지, 2년인지.. 아니면 그것보다 더 오래 됐는지 잘 모르겠어. 그냥 키보드가 3을 먼저 눌러서 그렇게 적어 둔 것 뿐. 애니어그램을 언제 처음 알았느냐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쉽지만 말야. 여튼, 갑자기 생각나서 한번 해 봤는데.. 문항에 대한 선택지를 하나씩 골라낼 때마다, 딱히 어떤 점이라고 단언할 순 없지만 예전과는 어느 정도 달라진 나를 느낀다. 예전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서 고민하기도 하고.. 문제에 대해 예전과는 아예 다른 뜻으로 해석을 하기도 한다. 어느 틈에 또 많이 달라져 있다. 성장일까, 퇴보일까? 아니면 그런 직선적 개념이 아닌 다른 무언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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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훈련
예비군 훈련 중에... 보통 예비군 훈련 중에는 주로.. 추위, 배고픔, 졸림 따위를 느낀다. 가끔 더위를 느끼기도 하지만, 전반기 훈련일정을 모두 skip 하고 후반기에 가는 나는 더위보다는 추위를 더 잘 느낀다. 그런데 오늘은 이 나라가 아직 전쟁 중이고, 더구나 군복을 입는다는 것은 사람을 죽이고,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한다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깨달았다. 정신 교육 훈련 중 몹시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보고 뜨악했다. 그런 장면이 반복적으로 계속 나오는 것, 여러 영화와 다큐에서 편집해 온 살상 장면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 거북했다. 거기에 "상대방을 효과적으로 살상하는 전투기술을 익혀야 한다." 라는 자막을 보고 눈살을 찌뿌리고 말았다. 그때야 갑자기 떠올랐다. 여기는 군대. 군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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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는 여유
여유란 좋은 것이다. 느닷없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지. 그러나 예기치 못했던 것은 사실. 그리고 이 예기치 못한 여유에 뭘 해야 할지 몰라 잠시 망연했던 것도 사실. 또 오랜만에 키보드를 두드린다. 글을 쓴다. 여유로움을 글쓰기로 달래는 일, 너무나 오랜만이다. 예전처럼 자주는 아니어도 종종 쓰긴 해야 할텐데.. 글쓰기가 싫어진 건 그 세월의 기록들, 도메인 마저 다 날려 먹은 후의 일이다. 상실에서 오는 상처. 별 수 있나.. 다시 세월이 치유해주길 바라는 수 밖에. 어쨌거나 내게 닥친 느닷없는 여유. 공부도 하고, 일도 하고 뭐 하면 하겠지만 지금은 싫어. 즐기자 여유를. 일초, 또 일초. 시간이 가는 걸 그냥 지켜 보련다. 어차피 이런 여유, 마냥 있는 것도 아닌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