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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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일부 수정
멀쩡히 잘 있는 우리 말 놔두고 외래어 남발하는 것 무척 비판하면서도.. 정작 나는 이름 지을 때, 항상 되도 않을 영문을 끄적거리고 있다. 그 전부터 느끼고 있던 거였고, 좀 바꿔 보고 싶었는데 마땅히 좋은게 생각나지 않아. 여전히 맘에 안 들긴 하지만.. 나중에 적절한 이름이 생각나면 그때 다시 쓰기로 하고 이 정도 선에서 마치자. 하지만 Letter from Kunner 라는 이름은 대체할 만한 다른 게 떠오르지 않는다. 벌써 10년이 넘게 사용한 이름인걸. 물론 10년이 아니라 20년이라 해도 더 적절한 다른 게 생각나면 바꿔 버리면 그만이지만.. 꼭 영문은 안 된다, 외래어는 안 된다 하는 강제적 구속이 더 나쁠 수도 있는 법이다. 일단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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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다..
참 오랜만의 포스팅. 의도한 것은 아닌데, 마지막 글의 날짜를 보니 어느덧 반년 만이다. 10여년 전, 이제는 사라져버린 건너닷컴을 처음 열고 일상의 기억들을 써내려왔다. 사람들은 그런 나를 두고, 누구도 궁금해 하지 않을 나의 일상을 왜 그리 열심히 쓰는거냐고 물곤 했었지. 그때마다 나는, 누가 읽어 주기를 바란다기 보다 그냥 쓰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는거라고 말했다. 숨가쁘게 살아가는 하루 하루, 의미없이 흘러가는 시간들 그 사이에 그저 허공에 떠돌뿐인 생각들을 글로 적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복잡한 머리 속도 정리되고.. 그리고 그렇게나 힘들고 어렵고, 슬프고 짜증스러운 일도 가만 생각하면 별 것 아니라는 걸 깨달을 수 있기도 하고. 또 가끔은.. 잊고 지내던 꿈을 다시 떠올려, 지친 영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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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자, 잊자, 지워 버리자.
하지만 억울한 일이었다. 나는 내 계산기를 내밀지 않았다. 다만 상대의 계산기가 잘못됐다는 것을 말했을 뿐.. 게다가 그 상대는 언제나 자신은 계산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사람이 아닌가. 그런 생각지않던 계산을 용인한 것은, 그게 나의 도의적 책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못된 계산기는 경우가 다르지 않은가.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그 뿐이다. 재물을 잃는 것은 적게 잃는 것이오, 사람을 잃는 것은 좀 많이 잃는 것이라 했다. 조금, 그리고 조금 많이 잃었다. 좋게 하는 말도 어긋나게 해석하는 상황에서는 대화가 성립하지 않는다. 물론 거기에 나의 대화법, 그 기술적인 결함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런 실수도 결국은, 억울함이 또 다른 억울함을 부르는 일이었을 뿐이다. 그 억울함이 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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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현명한 사람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잔뜩 모자란 나는.. 벌써 몇번이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어쩌면 나는.. 모자라다는 것을 인정할 수가 없어 성장하지 못하는가보다. 성장의 단초는 부족함을 깨닫는데서부터 온다고 했는데 말이다. 그러고보면 벌써 몇번째인가. 세상은 내 맘처럼 살아지는 것이 아니다. 일이란 내 뜻대로 다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란.. 내 맘처럼, 내 뜻대로 관계를 맺고 끊는 것이 아니다. 이런 얘기는.. 특히나 부정적인 경우에 더 들어 맞는다. 이제와 지난 날의 잘잘못을 가릴 필요는 없다. 다만, 성장을 위해 모자람을 깨달을 때다. 많은 것을 잃었다. 또 많은 것을 잃는다. 내일 또 다른 값진 것을 얻고 오늘 잃음의 아쉬움을 잊을런지도 모르겠지만..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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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무언가를 정리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무언가를 정리한다는 것은 또한 참으로 쉬운 일이다. 그게 어렵든, 쉽든.. 무언가를 정리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슬픈 일이다.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정리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기쁜 일이다. 선택이란 것은 그런 것이다. 결국 그 선택이 옳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은 결과 뿐이다. 결과가 옳지 못했다면, 그 선택은 그른 것이다. 과정은 좋았으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어떤 의미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 선택 자체를 정당화 할 수는 없다. 결과가 좋지 못한 지금, 나의 선택은 모두 옳지 않은 것이 됐다. 사람이든, 가치든, 일이든, 돈이든, 어떤 무엇이든.. 하지만 기뻐할 일이다. 무언가를 정리한다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다. 비록 그 정리가 원치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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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요나라, 지라이야..
무척이나 바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가도 다른 한 편으론 그야말로 믿음직스러운.. 나루토를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이 더 없이 매력적인 사나이, 잠든 나루토의 편안한 쉼터가 되어 준 전설의 닌자 - 지라이야. 요 몇달간.. 나루토에 푹 빠져 지냈다. 잠을 쪼개고 이동하는 시간 동안 틈틈히 본 애니메이션이 어느 덧 300 편을 훌쩍 넘어 버렸다. 처음에는 그 많은 양에 압도되어 볼 엄두도 나지 않았는데.. 한 편, 두 편 보다 보니 어느 덧 314편. 잘 만들어진 만화가 다 그렇듯.. 참 재미있고 유쾌하다가도, 참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처음에는 조금 지나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억지스러운 상황과 설정에 불편해하기도 했지만.. 그런 설정조차도 감동을 주는 요소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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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가 생겼다.
제한적인 블로그 따위는 관심 없다고 생각했다. 획일화된 블로그보다는 내가 필요로 하는 기능들을 직접 만들고 적용한 내 홈페이지가 더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의 생각은 좀 다르다. 역시 집단천재성은 개인의 그것을 훨씬 상회하며, 같은 이유로 오픈소스의 힘은 대단하다. 불과 몇년 사이에 나라는 개인과 오픈소스 개발의 집단의 격차는 엄청나게 벌어졌다. 예전 같으면 기를 쓰고라도 따라잡으려 노력했겠지만 지금은 아냐. 좋은 건 그냥 쓰면 된다. 이제 건너닷컴의 글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걱정이다. 옮겨 오고 싶지만 마이그레이션툴이 있을 것 같지도 않고.. 하나씩 옮겨야 한다면 그야말로 재앙이고.. 그렇다고 버리자니 지난 6~7 년의 기록이 모두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 어쨌든 그런건 나중에 고민하도록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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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back.
한달이 넘도록 글을 쓰지 않았다. 나는 참 게으른 사람. 바쁘다는 핑계가 있긴 했지만.. 실은 한참이나 홈페이지의 존재를 잊고 살았다. 그렇구나, 그렇게 소중한 공간이다 - 하면서도 잊고 살아 갈 수도 있구나. 어쩌면 내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더 이상 내게 가치 있는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이유야 어떻든.. 글을 쓰는 것이 더 이상 즐겁지 않다는 것이 조금은 서글픈 느낌을 갖게 한다. 문득 정말 가치 있는 것들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가치 있다고 믿었던 것들이 실제로 가치가 있긴 한건지.. 이를테면 축구, 건너닷컴. 그리고 그들. 그리고 어떻든.. 나는 돌아왔다. come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