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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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지쳤다.
최근들어 내가 참 많이 지쳐있다는 생각이 든다. 몸이 고달픈 것 보다 마음이 고달프다. 달라진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그다지 느린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들이 변했고, 그 변화들 하나하나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크기의 것이었다. 그 와중에도 시간은 가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해야 할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또 늘어나고. 오늘 하지 않은 일은 고스란히 내일의 일이 되어 돌아 온다. 거기에 내일 해야 하는 일까지 겹치면, 시간은 없는데 일은 두배로 늘어나는 효과를 보게 된다. 이럴 때는 그저 하나라도 줄여야는데.. 가진 것 없고 이룬 것 없다는 조급함은 일을 줄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맘 다잡고 얼른 처리해 내지도 못하고.. 이래저래 조금 지쳤다. 이 와중에 토익까지? 에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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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라기
사진 속의 시간은 단절되어 있다. 그 시간은 과거도 아니요, 현재는 더더욱 아니다. 사진 속에는 영원히 멈춰 있는 시간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래서 어떤 사진도 현재의 나와는 닿을 수 없다. 사진을 보며 추억에 잠긴다. 종종 우리는 사진을 보고, 그 때로 되돌아 갔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떻게해도 당시로 돌아 갈 수는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당시를 회상할 뿐인 것이다. 결국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니라 현재다. 셔터를 누르는 것도 현재다. 아름답게 보이는 과거의 그 시간들은 언젠가의 오늘이었다. 각박하게만 보이는 오늘의 기록도, 언젠가 다시 돌아 보면 그리운 옛 기억일 것이다. 오늘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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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배치를 바꿨다.
봄맞이 대청소.. 는 아니고, 가구배치를 확 바꿨다. 형이 떠난 후 지금껏 방 배치를 안 바꾼채 방 두개를 번갈아 가며 - 내키는대로 썼는데.. 이번에 이래저래해서 가구를 좀 사들이고 기존 가구들의 배치를 바꿔 놓은 것이다. 컴퓨터도 한 자리에 몰아 놓고.. 옷장도 한 자리에 몰아 놓고.. 가구배치를 싹 바꿔놓고 보니 이건 황제의 살림이다!! 한쪽 방은 컴퓨터 및 공부방, 옷방으로 쓰고 다른 한쪽 방은 침실로 쓴다. -ㅅ-)b 옷을 수납할 공간이 모자라서 옷장을 좀 사들였는데.. 이렇게 가구를 사 본 적이 없다보니.. 잘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지금 이 방 남은 공간에 그 장이 들어올 수 있긴 한건가.. 줄자로 재어 볼 때는 괜찮아 보였는데, 막상 놓고 보면 엄청 좁은거 아닐까.. 주문해놓고 엄청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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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한심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아니, 한심하게 시간을 흘려 보내고 있다. 어쨌거나 나중에 돌아보면 피눈물 흘릴 - 한심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조바심내지 않으려 했다. 너무 애쓰지 않으려 했다. 너무 재촉하고 보채지 않아도.. 어차피 오늘 모든 걸 다 할 필요는 없으니까. 좀 쉬었다 가기도 하고, 좀 천천히 돌아 가기도 하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 하루 쯤 맘 편히 쉬는 것도 제대로 못하냐며 나를 달래기도 했다. 그래서 이렇게 한심한 시간을 보내면서도, 차라리 아주 늘어지게 쉬고 난 후 열심히 달려가자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로 시간만 흘러가는 것 같다. 놀려거든 아예 퍼질러 놀고.. 공부를 하려거든 머리 싸매고 하고.. 일을 하려거든 뭔가 성과를 내고.. 이건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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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하자.
새해 인사를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말이다. 이제 곧 개강. 방학도 참 빨리 지나간다. 가뜩이나 나이에 비례해 빨리 가는 시간.. 허투루 시간을 보내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마음 먹었는데, 요즘의 나는 좀 한심하다. 회사 일이야 늘 그렇듯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그 외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참 중요한데.. 요 한달 사이는 맨날 놀러 다니기만 한 것 같다. 이렇게 돌아보니 시간이 너무 아깝네.. 정신 차리자. 해야 할 것이 많다는 건 축복이라는데, 너무 많다보니.. 겁에 질리기도 하고 그런가보다. 그래도 안 할 수는 없는 걸. 안 했다가는 분명 언젠가 크게 후회할테니.. 추스르자. 며칠 후면 개강이다. 내일과 모레는 집에서 쉬면서 이것저것 정리를 좀 해야겠다. 늦었지만.. 앞으로 반년의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