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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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자, 날자꾸나.
언젠가 월드컵 때 브라질 선수들이며 잉글랜드 선수들이 경기 전날 술 먹고 환락의 파티 -_- 를 벌였다는 보도를 보면서 프로답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어. 뭐..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가, 요즘 애들이 네게 하는 얘기처럼 국가를 모독했다는 등의 해석을 한 적은 없긴 하지만.. 아마 아시안컵 결과가 좋지 않았으니 더 미운 털이 박힌 거겠지. 사실 뭐.. 나도 회사 일 하면서 설렁설렁 하기도 하고, 종종 해서는 안 될 일도 하곤 하지만.. 그래도 너를 두둔해 줄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사람들이 너를 욕해도 짠한 마음으로 그냥 듣고만 있을 수 밖에 없어. 휴.. 이 멍청한 녀석.. 그런 실수를 저지르다니. 아니, 그런건 실수라고 말할게 아니다. 마음가짐의 문제야,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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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자~
오랜만이지. 마지막으로 글을 쓴지 3주가 지나 한달을 향해 달리고 있어. 바쁘긴 했지만, 게시판에 글 한 줄 쓸 시간이 없을 정도였던 건 아니었는데 말야. 나를 돌아보고 삶에, 인생에 대해 고찰할 여유가 없었던걸까? 아니면 그저.. 뭔가 새로운 이슈가 없었던걸까. 아무튼, 더 늦으면 안 되겠다는 조급함에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어. 시간은 벌써 새벽 1시를 넘겼어.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도 이러고 있는 건.. 밤이 짧은 탓인가, 내 맘에 뭔가 엉킨 타래가 많은 탓일까. 아마도 밤이 짧은 탓이겠지. 짧은 겨울 밤이라니 원... * 학교든 회사든.. 지난 달엔 둘 중 하나를 그만 두어야겠다고 생각했었어. 이렇게는 더 이상 못 버티겠다고 말야. 그런데 가만 생각하니 어리석은 소리다. 초심을 잃고 변명거리만 찾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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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
* 수요일인 오늘은 학교 가는 날. 수업을 마치고 노트북을 꺼내들었다. 학교에서 무선인터넷이 된다는 건 정말 반가운 일이다. 하하.. 이제 남은 수업은 두 과목. 다음 주엔 중간고사가 있다. 추석에 개천절에.. 유난히 월/수 요일에 휴일이 많았던 이번 학기엔.. 뭘 배운게 있던가, 싶은데 벌써 중간고사다. 고학년 수업이라 그런가.. 수업을 듣는 중에 이해가 안 되는 말이나.. 이해가 되더라도 그게 뭐 어쨌다는 건가, 싶은 얘기들이 많다. 또 저게 어떤 식으로 시험에 나올지 전혀 감이 안 잡히는 것들 투성이. 애들은 벌써 족보니 하는 것들을 복사해서 나누곤 하던데.. 철저한 아웃사이더인 나와는 관계 없는 일이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어쩐지 비참. ** 다음 주가 중간고사라, 학교는 시험 얘기로 분주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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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ill
"연애에 있어,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란 먼저 미안하다 말 걸어 주는 것이다." 어디서 주워 들은 얘기일까. 아니면 혼자 생각한 얘기인가. 내 입으로 나온 얘기다만, 나 역시 잊지 않고 늘 가슴에 새겨둬야 할 이야기. 꼭 연애 뿐이겠는가. 가족간에든, 친구간에든.. 일에 있어서든. 자존심은 싸움과 투쟁으로만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먼저 손 내미는 것.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상대를 높이는 것. 더 큰 사람이 되는 방법이 바로 여기 있다. 나만 홀로 우뚝 서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자라는 일. 손을 내밀자. 사랑한다고 말하자. 더 큰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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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 한참을 두드려서 쓴 글이 브라우저 오류로 날아갔을 때 만큼 허무한 것은 없다. 돌이켜 보려고 별 짓을 다 해 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내가 쓴 글이니 다시 못 쓸까 싶기도 하지만, 두번째는 언제나 처음만 못하다. 과연 지금의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하는 이야기를 썼었다. "썼었다"라는 과거형의 표현이 못내 아쉽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분명 썼었다. 그리고 이제 기억을 더듬어 다시 글을 써내리고 있다. * 지금의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과연 내 삶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가? 내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말이다. 나는 종종 이런 종류의 질문을 가져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내가 어떤 대답을 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언젠가는 돈이었을 것이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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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한참을 떠든 끝에 생각하니.. 나야말로 허점 투성이요, 부끄러운 것 투성이. 하지만 괜찮아. 나의 오늘이 완성은 아니니까. 오늘보다는 내일이, 내일보다는 모레가 더 나을테니까. 비록 지금은 이렇게 허점 투성이지만.. 내일의 나는 완성에 조금 더 가까워질테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올곧이 오늘을 살아야한다. 알고 있어. 또 믿고 있다. 나는 잘 할 수 있어. - 이런 글엔 보통 오해가 뒤따르곤 한다.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이런 자신감의 원천은 바로 시간이라는 기한의 이익이다. 모두에게 공평한.. 하지만 모두가 다 그 가치를 아는 것은 아닌.. "기한의 이익"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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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9월. 그러나.
* 누군가는 4월이 잔인하다 했다만.. 정말이지 이번 9월은 잔인하기 이를데 없는 달이다. 진행중인 프로젝트만 세개. 곧 시작할 프로젝트가 두개. 시작하려고 마음먹은 프로젝트가 다시 세개. 이건 바쁜게 당연하고, 이렇게 정신없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할거다. 턱없이 부족한 인력과 시간을 감안하면 이렇게 버티고 있는게 용하다고 할까. 더구나 개강 후 학교를 나가고 있는터라 더욱.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하는게 딱히 힘들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요즘 나는 참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 회사 일이며 학교 공부는 말할 것도 없고, 내 주위 많은 사람들과 그 많은 관계들, 그 이해들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한전 프로젝트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고, 옴니시스템 프로젝트가 거의 파경에 다다르게 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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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다 그래.
안녕, 하고 돌아서는게 영영 안녕, 하는 게 아닌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안녕이란 늘 - 항상, 어쩐지 서글픈 생각이 든다. 돌아서는 뒷모습을 보는 일이 참 힘이 들어 먼저 고개를 휙 돌려버리기도 하지만.. 이내 다시 돌아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참 많은 비가 오던 그 밤. 우산에 몸을 가린 채 멀어져 가는 뒷모습이 참 서러워 원망스럽기까지 하던 기억이 난다. 맑은 날이었으면 꽤나 오래 그 뒷모습을 좇았겠지만, 한치앞도 보기 어려운 그 비 앞에선 몇발짝 내딛자 이내 시계에서 사라져버렸다. 보이지도 않는 그의 모습을 좇으며 어쩐지 가슴이 휑해 연신 담배를 찾는다. 시간은 어쩌면 이렇게도 빨리 흘러가는지. 같이 있을 때의 시간은 평소에 인지하던 몇배의 속도로 흘러가는 것 같다. 한 삼십여분쯤 지났으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