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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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추스리자!
요즘 나는 지각이 잦다. 이번 주도 벌써 사흘 연속으로 11시 넘어 출근. 이쯤되면 정신 나갔다고 해도 할 말 없겠다. 매일같이 피곤해 - 자꾸 눈이 쓰려와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다. 어지간해서는 잘 넣지 않던 인공눈물을 하루에도 몇번씩 넣고(그래봐야 남들보다 훨씬 적게 넣는거지만) 앉으면 일어나기가 싫게 늘어져 몸과 마음이 함께 고단하다. 대체 왜 이렇게 피곤한걸까? 사실 잠자는 시간을 따지면 결코 모자라지 않아. 아침 늦게까지 잠을 자대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피곤한건 참 염치없는 일이다. 어쩌면 정말 문제가 있는 것은 몸이 아니라 정신인지도 모르겠다. 11시에 출근하면서도 전혀 거리낄 것 없다는 듯한 나의 정신상태, 그게 문제일지도 모른다. 내일은 부디 지각하지 말아야지. 일요일에 출근하는 게 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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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애
* 나 역시 같은 이유로 화가 나고, 답답하고, 억울해 하는.. 똑같은 사람일 뿐이다. 나라고 생각하는게 특별히 다를 리 없고.. 나라고 특별히 덜 힘들고, 덜 짜증나는게 아냐. ** 권한에는 책임이 뒤따르는 법, 이라 했지? 버거워. 버겁다. 그의 한숨과 그늘 진 표정이 아마 이런 이유들 때문이었을거라 생각하니 한편으로 그가 측은하고, 다른 한편으로 그가 더 큰 존재였음을 깨닫는다. *** 나는 모자라다. 나로는 모자라. 이 한심한 놀이를 그만 두어야 하는 건 아닐까? **** 좌절감. 매번 느끼지만, 그건 참으로 참담한 기분이다. 언젠가 그런 얘기를 했었지. 세상을 살면서 가장 힘든 건, 실은 내가 지극히 평범한 사람임을.. 결국 난 아무 것도 아님을 인정하는 일일 것이라고. 좌절감 - 그 참담함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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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기
시간은 참 빨라서.. 어느덧 9월 중순이다. 올해도 이제 100여일이 남았을 뿐이다. 정확히 108 일.. 학기가 새로 시작해 분주한 나날이고, 회사 일은 도무지 끝을 모른다. 생각하면 숨이 막혀. 도통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일들 틈바귀 - 지쳐가고 있다. 한숨은 입에 배고, 투정을 부리기도 일쑤여서 내가 봐도 참 매력없는 녀석이 되어버렸다. 잔인한 9월, 험난한 10월을 넘으면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을까? 시간이야 늘 그렇듯, 휙휙 지나가 금새 10월이 되고 11월이 되겠지만.. 이렇게 시간이 흐르는게 마냥 즐거울 수 있을까... 내일을 위해 어서 자야 하는데.. 막상 자려니 어쩐지 가슴이 먹먹해온다. 좀 더 가치있는 일을 해야해. - 하지만 그러려면 당장 급한 일을 마무리 지어야겠지. 생각이 너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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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 요즈음의 나, 너무 들떠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해. 가만 생각하면.. 나 이래도 되는건가 걱정스럽기도 하고. 아마 그 걱정이란, 지난 경험에서 비롯되는 것이겠지. 아플까봐, 더 아플까봐 시작하기도 두려웠던. 시작도 하기 전에 고개젓곤 하던 데서 한발짝 전진하긴 했지만.. 여전히 두려움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가끔은 그 언젠가처럼 다시 이별이 찾아 올까봐, 난 두렵기도 해." 하는 노래 가사. 이런 마음이야 나만 그런건 아닐테지. 다들 공감하니까 노래가사로 쓴 걸테니.. ** 문득 원태연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하는 시가 떠올라. "아침에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며, 내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알았습니다" 하는.. "생일선물 하나 고르는데 이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