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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 근황
    Letter from Kunner 2011. 1. 16. 17:51




    새해가 시작된지 보름을 훌쩍 넘긴 1월 16일.
    최근의 근황이다.


    이렇게 추운 적이 또 있었던가 싶은 올해 겨울이다.
    작년 겨울도 몹시 추웠는데, 올해는 더 춥다. 
    올해도 작년처럼 이상기후로 인해 북극의 찬 공기가 내려왔다는데..
    앞으로 겨울은 늘 이렇게 혹독할 것 같다. 
    이젠 추위야 뭐.. 그러려니, 해야겠지.

    *
    다행인 건 이렇게 추운데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
    새벽같이 일어나 대중교통을 타고 학교에 갔다가 다시 회사, 또 다시 학교를 가는 일정을 한달여 간 했는데.
    딱히 아픈데 없이 잘 버텨냈다.
    지난 주에 갑자기 편도선이 심하게 부어서 한 주 내내 말을 못 한 적이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몸살로 번지지 않았다.
    그러고보면 담배 끊고 난 후, 딱 한번 감기 걸렸다.
    계절 바뀔 때 마다 감기를 크게 앓았었는데.. 그게 다 담배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담배 끊은 건 참 잘 한 일 맞다.
    몹시 대견하고 자랑스러워.
    아직 담배연기를 깊게 들이마신 후 뿜어낼 때의 그 쾌감이 떠올라 '한대 피우고 싶다'하는 생각이 간혹 들때도 있지만.. 뭐, 그건 어쩔 수 없이 평생 짊어져야 할 짐이겠지.


    **
    카메라를 새로 샀다.
    원래는 풀프레임 카메라를 사지 않으려고 했는데..
    한번 갖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버린 후엔 어쩔 수 없다.
    몇달이나.. 매일 쓸데없이 풀프레임 카메라 매물만 기웃거리고 있었으니.. 
    나는 그야말로 지름신의 노예가 됐던거다. OTL

    소니 DSLR의 최상급 기종인 a900이 어처구니 없는 가격으로 장터에 나왔다.
    누군가 미리 예약해둔 모양이지만.. 당일 직거래, 당장 찾아 가겠다는데는 예약이고 뭐고 없는거다.
    그렇게 들고 와 버렸다.
    이런 충동쟁이 같으니 - 이번달엔 월급도 안 나왔는데.. 
    통장의 마이너스, 참 오랜만에 본다. 휴...

    기존에 쓰던 카메라와 렌즈를 모두 정리하면, 마이너스를 매꿀 수 있으리라.
    일단 풀프레임에선 사용하지 못하는 렌즈를 모두 처분해 버렸다.
    그리고 기존에 쓰던 a700 카메라를 팔려고 보니.. 가격이 너무 내려갔다.
    도저히 저 가격엔 못 팔겠단 생각에 그냥 둔다.
    통장은 여전히 마이너스지만..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여튼.. 그렇게 풀프레임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지금은 새로운 카메라에 열광하고 있는 중이다.
    참 오랜만에.. 셔터를 누를 때 마다 뭔가 맘이 벅찬다.
    역시 나의 취미는 사진 찍기가 아니라, 사진기를 사는 것인가 보다. -ㅅ-;


    ***
    대학 생활 처음으로 계절학기라는 걸 해 봤다.
    이제 다음 학기에 논문 쓰는 것만 해 보면..
    대학 생활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보는 것 같다. =)

    계절학기는.. 생각보다 벅찼다.
    학습진도가 미친듯 빠른 건 둘째치고, 오늘 낸 과제를 내일 걷는다던가..
    일주일 만에 중간고사를 보고 또 한 열흘도 안 되서 기말고사를 본다던가..
    정말 따라가기 바빴다.
    하루 종일 공부만으로 시간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보니..
    과제하다가 밤을 샌다던지, 기말고사 전날에 밤을 새웠는데도 과목 하나는 아예 시험 공부를 할 수 없었다던가.. 뭐 그런 것 들. 정말 숨 가쁘더라.

    그래도 이제, 딱 19 학점만 채우면 졸업이다.
    생각하면 할 수록.. 감격스러운 일.
    정말 어렵게 다닌 학교다.
    그리고 끝도 없을 것 같았는데 결국 이렇게 졸업이다.
    그것도, 나름 예상했던 것 보다는 조기 졸업이다. 
    서른을 넘은 나이에 조기 졸업이라니. ㅎㅎ

    평점은 개판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만 해도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잘했다. 수고했다.


    ****
    이번 계절학기 수업에서 정치 관련 수업을 들었는데..
    교수님의 저작 활동에 약간 참여할 수 있을 것 같다.
    뭐 대단한 건 아니지만, 뭔가에 참여한다는 것.
    뭔가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그 과정에 함께 한다는 것.
    아니, 애초에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가 된다는 일은 그 자체로 굉장한 경험이고 축복이다.
    온 힘을 쏟아 부어 함께 하고 싶은 맘이 굴뚝 같지만..
    계절학기 까지 듣느라 몇달째 소홀했던 회사에 진력해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다 맘 같을 순 없다.

    유치하지만.. 조금은 뿌듯한 일이다.
    내가 가진 고민, 내가 가진 생각, 그리고 문제 제기가 영 쓸모없고 무가치한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다만, 좀 더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았을텐데 말야.
    졸업을 코 앞에 두고라니.. 
    좀 더 시간이 많았다면, 기회가 많았다면 더 많은 가치와 가능성을 안고 졸업할 수도 있었을텐데..



    이제 이번주 부터는 풀타임 노동자로 돌아간다.
    한동안 학교에 무게 중심이 더 쏠려 있었는데, 이젠 올곧이 회사 일에 진력해야 한다.
    불평을 줄이고 일을 하자. 일단은 내 몫을 해내야지.


    어린 시절 상상 속에선, 구름 위를 날아 다닐 것만 같던 2011년의 첫 달.
    나는 이렇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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