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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과를 마치고..
꽤 긴 하루가 지났어. 아침 일찍 일어나 이것저것 하다 보니 어느새 새벽 2시네. 오늘은 운동도 안 하고 하루 종일 일만 했어. 친구가 예비군 훈련으로 천안 내려가서 주말에나 올라 오는데, 그때까지 운동은 잠정적 보류야. 혼자 하기는 영 껄끄러워서.. ^^; 끝도 없이 밀린 일거리를 대충 마무리 지은 것 같아. 이제 또 다른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늘 그렇듯 시작하기 전엔 막막하다. 이것도 저것도.. 혼자 다 해야 하는 일은 할 때 마다 늘 버거워. 어제 밤에 자려고 누웠다가, 문득 생각하니 올해는 2006년. 10년 전, 그러니까 96년. 고등학교 2학년 시절이 떠올랐어. 내 참 좋은 친구인 정식이를 처음 만난 해이기도 한 2006년 말이지. 그땐 정말 세상이 다 내것 같았는데. 10년 후 내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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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질 수 없는 너
소리바다가 없어진 후로, mp3 를 구하는 일이 참으로 어려워졌어. 아직도 신곡은 와레즈를 통해 퍼지긴 하지만.. 즐겨 듣던 예전 노래를 찾는다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노래들을 다운 받기로는 소리바다만한게 없는데 말야. 며칠을 "가질 수 없는 너" 를 찾아 헤맸었어. 며칠 전에 형을 터미널에 태워다 주고 오는 길에 CD 음악 듣기가 지겨워서 라디오를 틀었더니,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 가 흘러 나오고 있더라고. "술에 취한 네 목소리, 문득 생각 났다던..." 하는 구절로 시작하는 노래. 집에 도착해 차를 주차하고도, 차의 시동을 끄기가 아쉬울 정도로 열심히 듣고 있다가.. 들어 오자마자 그 가질 수 없는 너를 찾아 헤맸는데. 블로그 등에 올려진, 음질이 무척 안 좋은 wma 말고는 찾을 수가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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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은 사라져간다.
요즘, 매일 저녁 운동을 하고 있어. 운동을 하러 다닌지는 꽤 됐지만, 시간 정해 놓고 열심히 하게 된 건 며칠 안 됐지. 집에서 걷기엔 좀 먼거리긴 한데.. 지난 가을, 사진을 찍으러 다니기도 했던 상동 호수공원을 갔다 오곤해. 공원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조깅을 즐기기에도 좋고, 각종 운동기구도 많아서 이것저것 하다 보면 두시간이 후딱 가 버려. 그렇게 운동을 마치곤 30분 정도는 농구를 하다 오는데, 이쯤 되면 몸이 노곤해지는게 참 좋아. 보통 여섯시 무렵에 나가서 아홉시 쯤 들어 오는데 그렇게 몸을 놀리고 들어 오면, 평소에도 워낙 좋아하는 샤워, 더욱 더 즐거워지고. 밥맛은 너무 좋아지고. 그리고 맞는 밤이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다. 머리 - 그 잡상과 고민과 불안, 번뇌 -에 쓸 에너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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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가만히 생각하다 보면.. 다시 돌아갔으면.. 하는 아쉬운 순간들이 있어. 영화 필름 돌아 가듯, 차르르~ 풀어지는 그 기억의 타래 속에서 말야. 너무 좋아서 다시 돌아갔으면.. 하는게 아니라, 너무 안타까워서. 지금의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텐데.. 또는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텐데.. 하면서. 기억을 떠올리면 막 손에 잡힐 듯 눈 앞에 펼쳐지곤 하는데.. 다시 돌아 갈 방법이 없다는 건 역시나 안타까운 일이야. 정말 다시 돌아 가게 해 준다면 결코 그런 일들을 다시 만들지는 않을 건데. 하지만 내게 타임머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터무니 없는 생각임을 너무 잘 아니까.. 그냥 뒤통수 두드리며 "에구 이 어리석은 사람아.. " 할 뿐이지 뭐. 아마 모르긴 해도, 나 말고도 누구나 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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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다툼
말다툼이 길어지다 보면.. 그 다툼이 왜 시작된건지, 원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 왜 이렇게 얘기가 길어지는 건지 알 수가 없을 때가 종종 있어. 한참 열을 내고 핏대를 세우다가, 문득 정신 차리곤, 이렇게 피곤한 놀음을 왜 하고 있는걸까 싶었어. 어차피 하고 싶던 말들은 이게 아닌데, 해야 할 말들은 이런게 아닌데 말야. 그렇게 말다툼이 길어지면, 해야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지도 못하는 채 자존심 싸움 하느라 화자들 서로의 마음에 생채기만 내곤 하는데.. 그쯤 되면 이미 대안을 끌어내는 일은 포기해야 하지. 먼저 손을 내미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거야. 아주 쉽고 간단한 말, 미안하다는 말 말이지. 그렇게 길고 피곤한 말다툼도 그 한마디면 끝이니.. 칼로 물을 벤다는 말이 딱 그래. 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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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
어제 잠자리에 들기전, 영화나 한편 보고 잘까 싶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Rome 이란 제목이 붙은 녀석을 발견했어. 그 전부터 이런 제목을 가진 드라마가 있더란 것, OCN 에서 방영중이란 걸 알고 있긴 했는데.. 방송 시간 맞춰 가며 TV 앞에 앉는 일이 내겐 무척 곤혹스러운지라.. 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장장 12 부작 짜리. 이런 시리즈 물은 부담스러운 것이.. 한번 빠지기 시작하면 마지막까지 다 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거야. 할 일도 많은데, 드라마에 빠져 있으면 안 되는데.. 싶다가 그냥 확 다운 받아 버렸어. 시오노 나나미 덕분에 로마에 푹 빠져 있는 나로서, 피하기 힘든 유혹이었거든. 로마나 역사 따위엔 전혀 관심이 없는 친구를 붙잡고 보기 시작하는데. 난 처음엔 슬슬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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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어떤 제목을 쓸까 고민하다 달력을 보니 3월 4째주 월요일이야. 어느새 3월이 열흘 남았다. 남은 열흘 동안 더욱 열심내리라 다짐하고, 제목을 열흘로 남겨. ---------------------------------------------------------------------------------------------------- 학교를 비롯한 모든 관공서의 한 해 업무의 실제 시작이 그런 것처럼.. 보통 회사들의 연중 프로젝트의 시작이 대개 그런 것처럼.. 그네들과 함께 하는 나의 일이 늘 그렇듯.. 1사분기가 마쳐질 무렵, 2사분기의 시작이 가까울 무렵이면 바빠져. 지난 겨울, 좀 한산할 때 궁핍해 하기만 할 게 아니라 좀 더 여유를 부려도 좋을 걸 그랬는데 말야. 이럴 줄 알았으면서도.. 막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