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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여기는 내가 종종 일을 받아 하곤 하는 회사의 사무실이야. 지금 시간은 새벽 3시 12분. 이 시간까지 남의 회사에 남아 있는 기이한 경험을 하고 있어. 원래 이 시간까지 있을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래 정말 어쩌다 보니 이리 됐네. 형이 천안에 내려 갔다 올라 온다기에, 같이 집에 들어 가려고 그랬는데.. 무슨 일인지 형은 연락도 안 되고 나는 이 시간까지 남의 회사에 자리를 차고 있어. ^^; 남은 일을 좀 하고, 이리저리 웹서핑을 하고 있는데.. 정말 정말 정말 정말 너무나도 심심하다. 형이 연락이 안 되서 걱정도 좀 되고.. 이따 전철 다닐 시간까지 형에게 연락이 오지 않으면 첫 전철을 타고라도 집에 가야겠어. 흠.. 아무래도 눈도 나쁘면서 안경도 안 끼고 운전하는 형이 걱정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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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강장!
오늘 하루 잘 버텼어. 아까 아침에 쓴 글에서 말했든, 지난 밤 잠을 잘 못 자서 무척 피곤했었거든. 저녁무렵엔 정말 위기였는데 그래도 눈 비벼 가며 참 잘 버텨냈다. 이제 잠들면 당장 내일부턴 정상적인 라이프 사이클로 돌아 갈 수 있을거야. 정말 미치도록 빠른 시간인거 있지. 정신 차리고 나면 또 주말이 다가와. 이 글 쓰고 있는 시간은 새벽 2시가 넘고, 벌써 목요일. 하루 더 지나고 나면 이번주가 또 다 가버린다. 그럼 3월도 고작 2주 남는거야. 정말 빠르지? 당초 예정대로라면 지금 무렵엔 중국을 가야해. 그런데 들이닥친 일거리에 도무지 짬을 내질 못해 중국은 커녕 집밖 산책도 못 나가고 살고있어. 분명 젊은 나이에 바쁜 건 좋은 거긴 하겠지만, 실속 있게 바빠얄텐데.. 그치? 어이없이 시간 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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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목소리로...
생각의 흐름에 따라 두서없이 써내려간 글들에 제목을 달아 놓는 일은 무척이나 힘들다. 게다가 써진 내용은 비슷한데, 같은 제목이 반복되지 않게 하는 일은 더욱 더 힘들다. 날짜를 제목에 갖다 밀어 넣는 일도, 어쩐지 이건 아니다 싶지만 사실 편리하긴 해. 하루에 두세번씩.. 그냥 버릇처럼 들르긴 하는데, 좀처럼 글쓰기 버튼엔 손이 안 가. 어쩔 땐 쓰고 또 쓰고 싶기도 하고, 요즘 같을 땐 이렇게 하나 쓰는 것도 무척이나 버겁게 느껴져. 3월 중순.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는.. 아주 상투적이어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경구가 요즘 그야말로 내 하루를 대변해 주는 말들이 되고 있어. 넓게, 크게 보면 이 젊은 날의 내 삶 그 자체일런지도 모르지. 하긴.. 걷거나 뛰는 일. 갈 곳이 있다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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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2일
* 오늘도 눈 뜨자마자 시작해 하루 종일.. 밥 먹는 시간 잠깐을 제외하고 계속 의자에 앉아 있었어. 손가락 끝에 통증이 느껴지길래 봤더니 물집이 잡혀 있다. 하루에 18시간씩 코딩하는 일을 사흘동안 반복했더니 당장 손가락이 견뎌내질 못하는가보다. ** 이렇게 죽어라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데도, 잡생각은 쉬 사라지지 않는다. 정말 신기하게도, 일하는 두뇌와 잡생각 하는 두뇌는 분리되어 있기라도 한 듯 쉴새없이 딴 생각이 들고, 그 생각들 떨쳐내려 머리를 흔들고 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잠깐 하려던 일이 호구책이 되고, 이젠 어느새 전업이 되어 버렸어. 이렇게 해선 답이 안 나오는데..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에 조급함만 이만큼 자라버린다. *** 언제였던가의 기억을 더듬어 가며.. 그땐 느끼지 못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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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시간이 꽤 흐른 후여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해. "그게 언제였더라?" 하고 생각하게 될 정도니까. 작년, 그 지난 1년이 좀 어이없이 흘러가 버린지라 머릿속의 시간관념이 엉켜있어서 그렇다고 해 두자. 따져 보니 벌써 몇년이나 지나 버렸구나. 지금 생각하니 참 어렸었어. 무척이나 진지했고 심각했고, 그래서 실제보다 훨씬 더 많은 나이를 먹은 것 같이 느꼈었는데 말야. 웃음이 난다. 바람이 무척 따뜻해진게.. 봄이 완연한데. 그렇게 바람 따뜻한 봄 기운 탓일까? 갑작스러운 연락에 잊고 살았던 내가 다 미안해지네. 답장을 보내면 좋으련만, 어쩐지 적절한 대꾸가 생각나지 않아. 가볍게, 아무렇지않게 인사하는 법을 배우면 좋겠는데 그게 쉽지 않네. 넌 이런 곳이 있는지조차 모르겠지만, 네게 보내지 못하는 답장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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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企행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부산에 내려가. 내려갈 땐 아무데도 들르지 않고 바로 부산으로 내려가는거야. 국도로 내려가기엔 번잡스럽고, 고속도로에는 볼 게 없으니 볼거리 먹거리는 남도에서부터 생각하자고. 아침에 출발했대도, 부산 도착하면 점심이야. 당연히 출출할 법도 하지. 태종대에 들러 눈과 귀, 그리고 입과 배를 모두 즐겁게 해 주자. 부산 놀러 가면서 태종대 못 보고 왔다는 건 너무 하지 않겠어? 그간 한번도 가 보지 못했는데, 가 본 사람들 말로는 그렇게 좋다 하니.. 이번엔 꼭 들르자. 이제 슬슬 어둑해져 갈 시간이야. 바삐 광안리로 발걸음을 옮기자. 어렸을 때 가 본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광안리가 좋아졌다더라. 더구나 백남준 선생 작품 전시로 광안리의 풍광이 더욱 좋아졌다지. 워낙에 멋진 광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