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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흘
    Letter from Kunner 2006. 3. 21. 08:20
    어떤 제목을 쓸까 고민하다 달력을 보니 3월 4째주 월요일이야.
    어느새 3월이 열흘 남았다.
    남은 열흘 동안 더욱 열심내리라 다짐하고, 제목을 열흘로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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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를 비롯한 모든 관공서의 한 해 업무의 실제 시작이 그런 것처럼..
    보통 회사들의 연중 프로젝트의 시작이 대개 그런 것처럼..
    그네들과 함께 하는 나의 일이 늘 그렇듯..
    1사분기가 마쳐질 무렵, 2사분기의 시작이 가까울 무렵이면 바빠져.

    지난 겨울, 좀 한산할 때 궁핍해 하기만 할 게 아니라 좀 더 여유를 부려도 좋을 걸 그랬는데 말야.
    이럴 줄 알았으면서도.. 
    막상 일이 줄어 들고 당장 손에 쥐어지는 게 없으면 조급함만 가득해져.
    일용직 잡부의 어쩔 수 없는 딜레마일게다.

    이렇게 바쁠 땐.. 일이고 뭐고 잠깐 STOP! 하면 좋으련만 말야.
    하지만 할 게 없어 미치는 것 보다 바빠 미치는게 훨씬 좋아.
    무언가 할 일이 있다는 것, 무엇인가 도움이 된다는 것처럼 힘이 나는게 또 있을까.
    그런 중에 어떤 부분엔가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다 말할 나위 없겠고.


    하지만 거기에 만족하기엔.. 지체한 시간이 너무 많다.
    게다가 시간이란 가속도까지 붙어 놓으니 말야.

    눈 뜨고 다시 눈 감는 하루 일과 동안 씻고 밥 먹고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하루 종일 일거리에 매달려 있다시피 하고 있지만.
    좀 더 열심내서 빨리 다 쳐내 버려야해.
    어쨌거나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고 있단 말야.
    빨리 다음 스텝을 밟아야지, 언제까지고 이 계단만 밟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다음 계단을 오르려면 지금보다 더 힘을 들여야겠지.
    힘내자.


    내내 생각 않고 있다가도 불쑥, 그야말로 비적이는 맘을 꾹꾹 눌러내리다 괜히 내가 불쌍해져.
    부질없어, 다 부질없다.
    중요한건 外가 아닌 內, 君이 아니라 子.
    네가 아니라 나라고. 휴으...

    괜히 나만 자꾸 다그치지 말고, 웃어 넘겨주자.
    나이 먹은 만큼, 느긋해져보기도 하고 여유로워지기도 하고 그래야지.
    매번 하는 생각이지만, 또 하게 된다.
    내가 내게 관용을 요구하는 것만큼 웃긴 일이 또 있을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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