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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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주말에 울산엘 내려갔다 왔어. 오늘이 형 생일이라 축하하러 갔었지. 저녁까지 울산에 있다가 좀 전에 올라 왔는데.. 참 좋은 세상이야. 울산에서 집까지 2시간이 채 안 걸리니.. 물론 돈은 조금 들었지만.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나는 울산행이었어. 어제 밤엔 복잡한 머리로 글을 한바탕 썼다가 다 지워 버리기도 했어.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 어떻게 하는 것이 잘 하는 것인지, 과연 나는 잘 하고 있는 건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형과의 거리를 점점 실감하게 되는 건가. 생각의 차이도 점점 벌어지는 것 같고.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나의 미숙함일까? 누구나 자기만의 목소리가 있는 법인데 아무리 형제라도 한 소리를 낼 순 없겠지. 하지만 머리론 이해해도 마음속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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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기 전 가을이 지는 자리..
내가 좋아하는 노래 중에.. "자전거 탄 풍경"의 『비가 내려』 라는 노래가 있어. 가사가 예술이지.. 가사만 그대로 옮겨도 한편의 멋진 시가 될 듯 한... 시에 가락을 붙인 것이 노래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해 주는 노래 중 하나야. 그 중 이런 가사가 있지. "겨울이 오기 전 가을이 지는 자리.." 곧 겨울이 올 것이라는 걸 알려주려는 듯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고 낮에도 약간 으스스한 느낌을 받는 요즘.. 그래.. 바로 겨울이 오기 전 가을이 지는 자리겠지. 요전번엔.. 또 한없이 무거워만 갔어. "그러지 말아야 해.." 하면서도 또 그러곤 하는 걸 보면.. 내가 참 바보 같기도 하고, 또 그런 내가 참 가엾기도 하고.. 누구라도 가끔은 그럴때 있잖아. 뭐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인건지 알 수 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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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nner Blues...
오늘 날짜가 10월 13일.. 백수는 아니다 보니 비교적 날짜 감각, 요일 감각은 정확해서 올해가 얼마나 갔구나.. 하는 것 모를 리 없을텐데도 깜짝 놀라 버렸어. 정말 시간 빠르네. 병특 2년차는 시간이 빨리 간다는 말이 있던데, 정말 그런걸까.. 이제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2년차도 마감하고.. 곧 제대를 꿈꾸며 살아 갈 날이 오겠네. 한편으론 너무 즐겁고, 다른 한편으론 너무 안타까워. 결코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나의 병특생활이 막바지를 향해 조금씩 가고 있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내 한번뿐인 20대가 이렇게 지고 있다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야. 병특을 마치고 나면, 그리고 자유의 몸이 되고 나면 나는 뭘 해야 할까 하는 문제로 고민을 많이 하곤 했어. 정신 바짝 차리고 복학해서 빨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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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우울하지 않아..
어제는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는데 혜숙이가 전활 해서는 왜 그리 우울하냐고 물었지. 음.. 그렇게 보였나? 전화로도 이미 말했었지만.. 난 우울하지 않아. 사람 사는 일이 자기 맘처럼 되는게 아닌지라.. 때로는 속상할 때도 있고 때로는 깊이 좌절할 때도 있지만.. 그런게 다 사람 사는 것이려니.. 나는 우울하지 않아.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닌 일들인데도.. 그래서 늘 웃을 수 밖에 없는 삶인데도.. 막상 고민거리가 등장하면 세상 다 접을 듯이 심각해 지곤 하지. 내가 아마 또 그러고 있던 것은 아니었는지 문득 돌아보게 됐어. 글쎄.. 최근의 글을 보면 우울하다고 할만한 기색은 보이질 않는걸? 아마도 네 사진 올려 놓은 글을 보고 한 말 - "오늘은 심각해지기 싫다"는 그 말 때문일까? 그 글 보고 있을 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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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보고..
주말에 울산 내려가서 시험을 보고 왔지. 두달 전쯤.. 시험을 하나 볼 예정이라고 했었지? 그리고 이렇게 두달이 훌쩍 가 버린거야. 원래 집 근처에서 볼 생각이었는데.. 형이 같이 시험을 치자고 해서 울산에 신청을 했었어. 나중에 형이 등록을 안 했던 걸 알고는 참 많이 허탈했었지.. ^^ 아무튼.. 결과부터 얘기하면, 떨어졌지만 아직은 몰라 ^^;; 아직은 모른다는 말의 의미는 좀 아래서 얘기하도록 하고.. ^^ 떨어진 이유를 좀 생각해 보니 내가 너무 시험을 만만하게 생각했던 것이 크고.. 공부를 별로 안 한 상태에서 시험을 치렀으니까.. 게다가 공부를 열심히 했더라도 내가 한 방식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었을 것 같아. 나중에 시험문제를 받아 보고 나니.. 내가 공부했던 책은 너무 허접했던지 책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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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완연한 가을이구나..
아침에 알람소리에 잠을 깨곤 흠칫.. 놀라 버렸어. 간밤에 좀 덥길래 옷가지를 벗어 던지고 잤는데, 아침 공기가 어찌나 쌀쌀하던지.. 이제 정말 가을이구나.. 하는 생각에 절로 고개를 젓게 되더라고..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여름이 훌쩍 가고.. 가을이 와 버렸어. 오늘은 어제와 크게 다를게 없는 것 같고, 내일 역시 오늘과 별로 다를게 없을 듯 한데도 말야. 그러고 보니 얼마 전까지 찬물로 씻곤 했는데 이젠 약간 미지근한 물로 씻게 됐지. 시간이란 참.. 위대한 자연의 섭리란 말이지.. 사람이 인지하든, 그렇지 않든 묵묵히 흘러가고 저만의 법칙을 강요하니까.. 누구도 그 법칙을 피해갈 수 없다는 건.. 더욱 위대하지 않은가.. 아무튼.. 또 새삼 다 아는 얘기 주절주절 하며 폼 잡고 있다.. 이해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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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생명.. 그 황홀한 신비
무슨 얘길 하려길래 이렇게 거창한 제목을 붙이느냐고? ^^ 은자 누나라고.. 한때 "문고리" 라는 이름으로 건너닷컴의 한켠을 차지하고 있던 그 문고리 누님이.. 득남을 했어. 이름은 지운. "배지운" http://www.mungori.net 에 가 보면 한자 이름풀이까지 멋지게 해 놓았지. 이름 처럼 큰 사람이 되길 바래. 비록 출산예정일보다 한달이 빨라 지금은 인큐베이터에서 좀 더 기다려야 하지만.. 앞으로는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랄거야. 부모맘이야 다 같을테지만 누나나 형님을 보면 가끔 지운이가 부럽다 싶을 정도로 극심한 아이사랑에 나도 빨리 저런 맘을 갖고 싶다는 생각에.. ㅋㅋ 여건은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만 빨리 결혼해서 나를 꼭 빼닮은 아이를 낳고 싶다. 왜 그거 있지? 예전에 어떤 신용카드 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