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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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두려우면 평생 혼자 살려무나.
아침에 나가서 하루 종일 돌아 다니다가 조금 전에 들어 왔어. 서울은 비가 그쳤는데, 인천엔 아직도 비가 많이 온다. 이런식으로 계속 쏟아 붓는다면, 꽤나 많은 비가 올 것 같아. 저지대 사는 사람들은 고생 좀 하겠는걸? 태풍도 소멸됐다던데 별 피해 없기를... 오늘, "인어공주"라는 영화를 봤어. 별 기대를 않고 봤는데, 영화는 꽤 괜찮았어. 원래 보고 싶었던 영화는 "아는 여자" 였는데, "인어공주"를 보길 잘 한 것 같아. 물론, 이리저리 잴 것 없이 "아는 여자"도 또 보면 그만이지만. ^^; 역시 전도연, 벗지만 않으면 최고의 여배우 중 하나가 틀림없어. 벗지만 않으면 말이지.. 고두심의 연기도 일품이었는데, 너무 사실적이어서 오히려 매력이 반감된 듯. 영화의 리얼리티를 받치고 있는 배역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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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 많이 쓰네..
뭔가 또 고민이 있단 뜻인가? 최근들어 글 쓰는 회수가 무척 잦아지고 있다. 어렸을 적 일기를 봐도.. 여기 건너닷컴에 글을 남기는 걸 봐도.. 즐거운 일들보단 뭔가 어려운 일이 있거나 고민이 있거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 글을 더 많이 쓰게 되던데 말야. 그냥 좀 울적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인데, 그래서 그런가? 즐겁다가도, 울컥 하고 뭔가 치미는게 있어. 기분 좋은 일들이 생겨 함박 웃다가도 급격하게 기분이 다운 되곤 해. 감정의 기복이 심해 하루에도 몇번이나 지옥과 천당을 오가고 있지. 장마가 와서 그럴까. 하지만 비도 별로 안 오는걸.. ^^; 긴 시간을 두고 진행되는 나의 우울증, 내지는 애정결핍이 틀림없다. 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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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상반기를 마치고..
오늘은 6월 29일, 이제 밤 12시가 넘었으니 6월 30일이다. 엊그제 시작된 거 같은 2004년도 상반기가 지나고 하반기가 다가오고 있어. 매번 느끼는 거지만 시간 참 빠르다, 그치? 문득 대학 초년시절, 98년의 이맘때가 생각난다. 첫 합법적 정권교체, 기대로 가득했던 김대중 정권이 시작되던 그 해, 나 역시 대학생활의 시작으로 이리저리 정신이 없었는데. 몇개월 지나고 나니, 어지러운 정치보다 더 어지러운 나의 일상들.. 이런저런 후회들, 이런저런 고민들.. 나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만남, 헤어짐. 반복되는 그 삶 속에서 여전히 어리석었던 나. ********************************* 벌써 6년이나 지난 일이야. 하지만, 나이만 여섯을 더했을 뿐, 나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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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어..
오늘은 무슨 일인지, 한동안 쓰지 않고 있던 글들을 쓰게 된다. 그런데 참.. 다 쓰고 난 글을 읽다 보니 내가 쓴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평소에 쓰던 문체가 아니라는 생각에 왜 그런가 계속 쳐다보고 고쳐쓰려해도, 쉽지 않네.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그런걸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글 쓰는게 참 쉽지 않다. 주말 내내 비가 와서.. 집에서 쉬고 있었어. 어제는 영화만 보다 하루가 가고, 밤에 유로 2004 축구를 아침까지 보다 잠들고.. 그래도 몇시간 안 자고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 분주하게 뭔갈 하긴 했는데 딱히 한 게 뭔지 모르겠네. 시간은 잘만 가고 말이지. 그러고 보면, 아침에도 글을 썼는데 어쩜 이리 똑같은 글을 쓰고 있나. 머릿속에서 맴도는 글을 치다 퍼뜩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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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허물은 더 크게 보이는 법이야..
원래 남의 허물은 보여도 자기 허물은 보이지 않는다고.. 똥 묻은 개가 괜히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게 아니지. 뭐든 맘 먹은대로 되기가 쉽지 않지만. 이건 변명의 여지가 없이, 철저히 나쁜거야.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남의 허물만 보고 있고.. 남의 흉 보느라 환장한 사람마냥 눈이 벌개서, 대안 없는 불평만 쏟아 내고 있는 나야. 나 나빠. 최근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친구들끼리의 대화에서도.. TV 뉴스를 봐도, 축구 경기를 봐도.. 좋은 모습보단 나쁜 모습을 먼저 찾고, 좋은 얘기 보단 나쁜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는 않은가 잘 생각해보자. 정말 나쁜 성격으로, 안 그래야지.. 이건 꼭 고쳐야지.. 하고 있었는데. 어느 틈엔가 도로 그 자리에 선 나를 발견한다. 남의 허물은 감싸줘야 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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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많이..
어제 오늘.. 비가 많이 온다.일기예보에 따르면, 태풍이라지.내일 오전까지 비가 온다는데, 오늘의 비는 여느 때보다 더 나를 침울하게 해.딱히 나쁜 일은 없는데, 그냥 많이 가라앉은게.. 불도 꺼지고 창도 다 닫아 버려 어둡기만 한 방에 혼자 앉아 음악 켜고..나름대로 청승이란 청승 다 떨고 있다.6월도 하반기가 되고..어제 가만 생각하니 엊그제 같던 일들이 모두 1년 전의 일이네.그 1년의 시간, 나는 게시판을 4 페이지 돌려놨네.그 80여개의 게시물이 나의 1년을 증거하고 있어.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고민이며, 사건들.나를 해고해 줬으면 하는 바람은 1년이 좀 못된 얼마 전, 그대로 반복되고 말이지.최근엔 뭔가 나사빠진 사람처럼 살고 있어.중요한 것 뭔가를 잊고 지내는 것처럼.. 시간만 죽이고 있네.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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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카이사르..
내가 존경하는 몇 안 되는 사람들 중.. 대표적인 이를 꼽으라면, 카이사르가 있다. 율리우스 가이우스 카이사르(Caesar, Julius Gaius). 보통 쥴리어스 시져라는 영어식 발음으로 알고 있는 로마 최고의 정치가이며 군인이자 3년만에 5백년 로마제정의 기틀을 마련한 사람이다.(시야를 비잔틴까지 비약시키면 무려 1500년이 된다) 사실 내가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 바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시오노 나나미는 카이사르의 열광적인 팬으로 그녀의 글을 읽다 보면, 도무지 카이사르를 존경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다.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개별적 사실들에 대한 유추적 접근으로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 나의 역사관이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관과 일치함은 둘째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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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하네..
인간적으로 나 참 너무해. 게시판을 이렇게 버려두고 있다니 말야.. 간간히 쓰던 글도 최근엔 거의 없네. 지난 달에 하나, 이번 달에 하나.. 근데 맘 잡고 글 쓸 여건이 안 되는 건 사실이야. 회사에선 통 시간도 없고, 글 쓸 정신적 여유도 없고 말야. 요즘은 친구가 와서 같이 사는지라, 집에 가도 심각하게 앉아 키보드를 두드릴 분위기 조성이 안 되는 편이야. 가슴에 쌓인 얘기들, 묻어 둔 얘기들.. 하나씩 꺼내다 보면 참 많은 글이 써질 거 같은데.. 이렇게 묻어 두고 지나쳐 버리는게 아쉽다. 게시판에 글을 자주 올리지 않는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말야. 참 많은 일들이.. 생각해 보면 작년 이맘때도 글이 한동안 올라오지 않았고, 비슷한 이유였던거 같아. 주변이 좀 정리되면, 또 많은 얘기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