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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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
흐릿하다. * 꽤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잤다. 무언가 꿈을 꾼 것 같기도 한데 기억은 나지 않는다. 좀 더 잘까, 하다 그만 일어나기로 했다. 요즘처럼 집에 있다보면, 낮과 밤이 바뀌기 십상이다. 그러다보면 대체로 집에만 있게 되고, 그러면 또 낮과 밤의 경계는 무너져 버린다. 그야말로 악순환.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고 마음 먹는다. ** 회사를 그만 둔 후 이것저것 계획한 일들이 있었다. 지난 네 달 동안 나는 과연 충실했을까? ... 그럴리가 없지.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른다. 잠시라도 정신을 놓고 있다보면 며칠씩, 몇 주씩 지나가기 일쑤다. 어느새 10월 말 - 이제 올 한해도 2개월 남짓 밖에 남지 않았다. 이렇게 시간을 허송하려고 회사를 그만 둔 게 아닌데 말야. *** 그래도 나름, 돌아 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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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현실
너무나 강렬한 인상의 그림 - @방콕 수쿰빗 여행에서 돌아온지 오늘로 6일째 -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추석이 껴있다보니 더 그런 것 같다. 돌아오면 해야 할 일이 꽤 많았는데.. 아직 그다지 많이 처리하지 못했다. 그러고보면 한 이틀 정도는 그냥 멍하니 보낸 것 같다. 현실은 그다지 녹록지 않아, 얼른 정신을 차리고 다음 목표를 향해 가야 할텐데.. 딱히 여행지에 마음을 놓고 온 것 같지도 않은데.. 붕 떠 있는 마음을 추스르기가 어렵다. 사진과 여행기를 정리하고, 여행의 목적을 되새기자고 마음 먹었지만.. 하드디스크에 사진을 옮기기만 했을 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하긴.. 그 전에 블로그부터 싹 정비해야겠지. 자,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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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템! 리락쿠마 스티커!
저녁 먹으러 센트럴 월드에 갔다가.. 현지인 친구들에게 리락쿠마를 보여 주려고 센트럴 월드 1층에 있는 B2S라는 문구점에 갔다. 이 녀석들 글쎄 리락쿠마를 모른다는거지. 이 녀석들을 보여주러 갔는데.. 정작 애들은 시큰둥. 나만 신났다. ㅋㅋ 그러던중 리락쿠마 스티커를 발견!!(한국에선 그렇게 찾아도 없었는데!!!) 나도 모르게 계산대로 녀석들을 데리고 가고 있었다. -ㅅ- 보라, 녀석의 시크한 표정을!! 가... 가와이 데쓰...!!! 하악하악 가격은 무려 190 바트(우리 돈 약 7000원). 여기서 어지간한 밥 두끼 가격이다. 이렇게 따지면 미친 짓 같지만.. 그래도 리락쿠마인데 어쩌겠나. 응? ㄷㄷ 다른 것도 아니고 리락쿠마인걸 ㅠㅠ 코리락쿠마가 사과를 베어 물었다. -ㅅ- 놋북 상판엔 녀석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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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여행 중 : 지루하다!
떠나온지 18일째. 여행이 긴 탓일까? 지루함이 몰려와 몸과 맘이 늘어지고 있다. 사실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며칠 전부터였다. 떠나온 일상으로 얼른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말이다. 회사 그만 두고 한달 넘는 시간을 그저 멍하니 보내 놓고, 이제와 이렇게 말하는 게 좀 우습긴 하다만.. 돌아가면 하고 싶은 것들이 굉장히 많다. 만나야 할 사람들, 봐야 할 책들, 가 봐야 할 곳, 매듭지어야 할 일들. 물론 어떻든 낼 모레면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밖에 없으니, 얼른 가고 싶다고 할 게 아니라 그 안에 여기서 충실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잔뜩 지뿌린 하늘과 불쾌지수 가득담은 엄청난 습도 - 괜히 우기가 아니더라! 무더위에 잠시만 서 있어도 줄줄 흘러내리는 땀, 땀, 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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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ergram - 2011.07.12
아주 오래간만의 애니어그램. 집에 있는 애니어그램 책을 한번 펼쳐볼까.. 제대로 된 해석을 좀 해 보고 싶은데 말이지. 이번엔 꽤 많은 항목에서 과거와는 다른 선택을 한 것 같은데..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역시나 사람은 변하지 않는걸까. 나는 개인주의자인가, 열정적인 사람인가? 3번 날개를 가진 개인주의자 - 귀족 인가, 8번 날개를 가진 열정적인 사람 - 현실주의자 인가? 설명을 읽어 보면 그 둘 모두 나인 것 같은데;;; 모두 건강하지 못한 상태 말이지. 확실히 요즈음의 나는 정신적으로 좀 피폐한 것 같다. 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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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 문득 지난 날을 떠올리다 쥐구멍에 숨고 싶을 때가 있지. 가끔 그게 너무나 괴로워 잠을 못 이룰 때가 말야. 그런 내가 - 과거의 나도, 지금의 나도 - 너무나 한심해져서.. 경멸스러울 때가.. 누구나 있겠지. 언젠가..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자는 사랑받을 자격도 없다는 말을 보곤, 지난 날과 화해하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나를 좀 더 용서하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와 돌이켜보면.. 나는 늘 나를 지나치게 사랑했고, 너무나 쉽게 용서했으며, 너무나 쉽게.. 지난 날을 잊고 살았다. 자책하고 채근하는 건.. 그런 나에 대한 면죄부를 받기 위한 기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 모른다, 알지 못한다는 것은 편리한 일이다. 내일을 모른다는 것은 얼마나 편리한 일인가? 그때는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