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
Be yourself, no matter what they say.
카오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Englishman in newyork' 을 듣고 오열을 해 버렸다. '나는 외국인, 나는 합법적인 외국인.'언제 들어도 가슴 저미는 이야기. 하지만 그보다 나를 더 슬프게 만든 것은 '그들이 뭐라 하든 신경 쓰지 말고 너 자신으로 살라'는 것. Be yourself, no matter what they say. 너무도 먼 이야기다.스스로에게 의문을 품고 있는 이가 어떻게 남의 말에 초연해 질 수 있겠는가?하염없이 눈물이 흘러 내렸다. 나름 강한 멘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여리다.참 여리다. Englishman in newyork - Sting I don't drink coffee, I take tea my dearI like my toast done on the side..
-
무소의 뿔처럼 그렇게 가련다.
막연히 길게 남았을 것 같은 인생이다.옛날의 현자는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라고 했다지만이제 서른 중반, 아직 끝을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이른 삶이다.그냥 막연히, 막연히.. 아직 길게 남았을 것 같다. 어쩌면 막막한 삶이다.어디가 끝인 줄도 모르고, 거기가 어딘지도 모르고.언제 끝나는 지도, 어디서 끝나는 지도 모르니 어떻게 가야 할 지도 모른다. 아마 내가 이렇게 힘들어 하는 건,삶의 로드맵을 그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게다.내가 지금 어디 서 있는지,잘 가고 있는지 - 어디 빙 돌아 가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한 마음이 영혼을 잠식하고 있는 때문일게다. 가만 돌아 본다.지금 내 삶에 만족하고 있는지.지금 내가 가진 것과, 나에게 허락된 것과, 나의 주변 사람들과, 무엇보다 나의 일에 만족하고 있는지..
-
2013, 새해 첫 글을 써내린다.
*새해가 밝은 지도 한 달이 다 되어 간다.블로그에 글 안 쓴게 또 너무 오래 됐구나, 하면서 자책하는데도 어쩐지 손에 잘 잡히지 않는 요즈음이었다.하긴 쓸 시간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막상 시간이 남을 때는 무기력해서 아무 것도 못 하겠고.. 뭐 그러던 요즘이었지. 새해라고 해 봐야 지난 해와 1초, 아니 그 0.01 초?결국 인식의 체계 안에서만 존재하는 개념이다.더구나 서른 넘어 가면서부턴 한 살 두 살 먹는 것도 무던해지고..그러니 새해라고 해 봐야 뭐 다를 건 없다. 그냥 한 해가 또 지났구나.시간이 그만큼 지났구나, 하는 것 뿐. 이러쿵 저러쿵 해도.. 결국 오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변명.그래, 변명이 하고 싶은 걸거다. **그러고보면 참 시간이 빨리 간다.월요일이구나, 하면 어..
-
사라지는 모든 것들
*고등학교 1학년 때던가..V.C 앤드류스의 '사라지는 모든 것들'이라는 책을 읽었다.당시 여성소설로 이름 날리던 작가인데..나는 여성도 아닌데 왜 그런 소설을 읽고 있었던 걸까. 아마 제목 때문이었을까.힘겨운 사춘기의 첫 문을 열어 젖히던 그 때, '사라지는 모든 것들'이라는 제목은 그 자체로 감명을 주기에 충분했다.소설 내용은 기대했던 것과 달리 너무나 여성소설스러워서 다 읽고 난 후엔 '내가 왜 이런 걸 읽고 있지?'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예전 사진첩을 넘기다..문득 '사라지는 모든 것들'이라는 문장이 맴돌았다. 생각하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은 기억. 아직도 만져질 듯한 그 시절의 기억들이 이젠 과거라는 이름으로..더 이상 추억할 필요도 없는 과거가 되어 기억 저편으로, 저편으로 떠밀렸구나. ..
-
잡초의 꿈
* 그의 말대로, 나는 잡초였다. 황무지에 제멋대로 핀, 그런 잡초였다. 돌봐주는 사람 하나 없어도 근성으로, 제멋대로 살아 온 나는 - 그래, 잡초였다. 누가 뿌린 지도 모른 씨에 흩어 날려와 비가 오면 맞고, 바람이 불면 눕고.. 누렇게 뜬 잎으로도 끈질기게 살아남은 잡초. 한 겨울의 눈 속에도 어떻게든 살아내는 질긴 잡초였다. 하지만 겨울 찬 바람에 잔뜩 움추려 있을때조차 곧 따뜻한 봄이 올거라 믿었다. 그래, 잡초란 원래 그렇다. ** 그는 내게 더 큰 세상을 보여 주고 싶다 말했다. 처음이다. 그래서 잡초는 두렵다. 늘 동경하던 새로운 세상, 더 큰 세상.. 어쩌면 그게 손에 잡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순간, 잡초는 두려워한다. 혹시라도 뽑혀 나갈까, 최대한 옆으로 뻗은 뿌리가 거추장스럽게 느..
-
늦음 밤, 자책
* 어느 틈에 7월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부푼 가슴으로 한 해를 연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돌아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까마득한 예전 일 같기도 하고, 또 바로 엊그제 같기도 하고. 잘 하고 있는가 고민에 깊던 날도 있고, 반성 없이 하루 하루 보내던 날도 있고. ** 눈은 슬슬 감기지만, 어쩐지 자고 싶지 않아 졸린 눈을 부벼가며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이런저런 생각이 깊어지는 밤이다. 내일도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어떻든 참 오랜만이다, 이런 여유는. 따지고 보면 시간이 없는 건 아니었으리라. 마음의 여유가 없던 탓이겠지. *** 글 써내려가는 일이 예전 같지 않다. 하긴, 그런 걸 느낀게 어디 어제 오늘의 일인가. 뭐든지 해야 는다. 안 써 버릇 하니 이제는 한 글자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