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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청소의 날, 그 외.
    Letter from Kunner 2005. 12. 15.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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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아래.. 어제 새벽에 쓴 글이, 아침이 되어 보니 조회수가 5이 되어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
    적어도 4명이 그 글을 봤단 얘기가 되니까.
    별 내용도 없는 내 얘기에 귀를 기울여 주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괜스레 궁금하기도 해. ^^
    정작 왔다 간다는 표식은 누구도 하지 않으니 말야.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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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집안 대청소를 했어.
    날씨가 잔뜩 추운데.. 웬 대청소냐 하겠지만.

    12시~2시 사이에 온 집안 창문을 열어 두면,
    몹시 추울 거란 은자 누나 말에..
    발동 걸려서 바로 실행에 들어 갔단 말이지.
    방과 베란다의 창문을 활짝 열어 두고.. 집안 공기도 환기 시키고.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비롯한 쓰레기들을 내다 버리고..
    거실과 주방을 청소하고..
    욕실로 쓰레기통들을 가져다 깨끗이 닦아 주고.

    그러고 눈을 들어 욕실을 보니 아휴.. 완전 지저분해.
    그래서 욕실 벽이며 거울, 세면대, 변기를 광이 나게 닦아 줬어.
    청소용 옥시크X의 상큼한 소나무향이 퍼지는 욕실.
    아~ 상쾌하다.
    기분이 좋아져서 내친 김에 바로 샤워를. ^0^

    그러고 났더니 몸이 나른해 졌다.
    잠시 누워 명상을 취했으면 딱 좋겠는걸? 하하..


    **
    세탁소를 다녀 왔어.
    우리 동네 세탁소 아저씨는 어찌나 불친절 하신지..
    세탁물 맡기러 갔다가 한대 맞고 오게 생겼다니깐.
    옷 맡기고 돌아서는데 기분이 잔뜩 나빠진다.
    근처에 세탁소가 그 가게 하나 밖에 없는 것도 아닐텐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리 불친절한건지.
    원래 가던 곳이 망해 버려서 그나마 가깝길래 갔는데..
    이번에 옷 찾아 오면 다시는 그집으로 가지 않겠노라 다짐한다.

    그리고 몇발짝 걸어 오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난다.
    어쩌면 세탁소 아저씨는 평소에 참 친절하고 깍듯한 사람이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오늘 정말 안 좋은 일이 있거나, 아니면 정말 기분이 너무 나쁘던 와중이었던거야.
    그래서 본의 아니게 불친절하게 된거지.
    물론, 제대로 된 사고를 가졌다면 자기 기분에 따라 상대를 - 더구나 고객을 - 대하지 않겠지만.
    어쨌든 그렇다고 가정해 보잔 말야.

    나는 어떨까?
    나는 고객에게 어떤 사람일까?
    다시 일을 맡기고 싶은 사람? 아니면 다시는 같이 일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
    나는 내 기분에 따라, 또 일의 진행에 따라..
    나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상대를 지치게 하거나 짜증나게 하고, 심지어는 화가 나게 하지는 않았었을까?
    그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문득 낯이 뜨거워졌어.
    분명 나도 그랬던 기억 있거든.
    그러면 안 되는 거였는데, 피곤해서.. 짜증나서.. 귀찮아서.
    또는 몸이 안 좋아서, 기분이 안 좋아서..
    아니면 그야말로 매너리즘에 빠져서.. 나는 안 그랬던가?

    반성, 또 반성할 일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 세탁소 주인처럼 불쾌감을 줬을 걸 생각하니 안타까운 일이야.
    조금 더 열심히 살아야지, 그래야지 않겠어? ^^;


    ***
    즐겨 읽는 책의 엔딩이 가까온다.
    책도 영화도.. 결말을 향해 갈 때는 괜스레 서글퍼져.
    그래서 난, 두껍고 여러 권으로 되어 있는 책 - 가능한 많은 - 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결국 그것들도 언젠가는 결말을 맞아서 나를 슬프게 해.
    삶에 영원한 것이 없을 줄 뻔히 알면서도 자꾸 그리는 건..
    그게 애초에 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한 권의 책이 끝나면 매번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니..
    책 읽는 것은 무척 즐거운 동시에, 몹시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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