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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욱에게
그동안 함께 한 시간이 세월이라 불러도 좋을 내 친구야. 우린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어, 간간히 소식이나 접하고 살지. 그나마도 그야말로 간간히.. 하나 건너 올 때 마다 얘기가 부풀려지고 왜곡되어, 어떤게 진실일지 알지 못하는게 당연하지만.. 와전 된 걸 감안하더라도 요즈음의 너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 유달리 외로움을 많이 타고, 고독해하는 너는 가난에 대한 증오와 그에 따른 성공에 대한 강박으로 가끔은 너무 경직되곤 하지. 그리고 그런 너를 잘 알고 있는 나는, 어쩌면 그래서 네가 더 애틋하게 느껴지는지 몰라. 그래서인지 요즈음의 너의 소식은 나를 더욱 아프게 했다. 나 역시 변해가는 네 모습 - 어쩌면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인지하고 싶지 않던 네 모습 - 을 보며 불만스럽고 때론 짜증이 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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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비공개가 좋겠다
그래, 네 말처럼 우리네 삶이 늘 그래서..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법이더라고. 나 역시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네게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었는지 모르지. 졸린 눈 연신 비비고 있을 것 같아 하지 않았지만, 그 말 하고 싶었어. 내가 네게서 보고 싶어 하는 것, 조금씩이더라도, 볼 수 있었음 좋겠다고. 선을 그을 필요도, 어떤 관계를 설정할 필요도. 그 어떤 것도 꼭 필요하진 않을 거라 생각해. 물론 난 너를 알지 못하지만, 조금씩, 그렇게 조금씩 알아 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은걸? 그렇게 날 알아가 줬으면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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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들아..
* 항상 나와 함께 하는 내 친구 호야. 내 앞가림 하느라 급급하기에, 비전을 보여 주지 못함에 늘 미안하다. 하지만, 어제 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훨씬 더 나을 거라고 믿는 건 나만이 아니겠지? ^^ * 멀리 있어 자주 보지 못해 애석하지만, 항상 누구보다 더 나를 믿어주는 네가 있어 너무 고맙다. 인생엔 부침이 있기 마련이라.. 삶이 늘 꽃길은 아니다만.. 천수, 너라면 늘 잘 해 낼 거라 믿는다. * 쓴소리를 자주 하게 되지만, 상이야, 그건 애정의 다른 이름일거다. 좀 더 큰 네가, 좀 더 단단한 네가 되길 바래. 그게 어처구니 없는 바람이 되지 않도록 나 또한 부단히 노력할게야. * 종욱아. 가끔은 우리 사이 벽을 실감하지만, 그 벽이 단단하고 거칠지만은 않을거라 믿는다. 냉정하고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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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멘탈
"나를 떠난 사람들과, 만나게 될 또 다른 사람들..." 미안하다는 말, 그리고 고맙다는 말. 그냥 혼자 되뇌어 보는 밤이야. 기회가 없고 용기가 없어서.. 또 미련한 자존심 때문에 하지 못했던 그 말들. 결국 난, 이렇게 타자나 두드리고 아쉬움을 달랠 뿐이지만. 미안, 그리고 고마워. 냉정이 뚝뚝 흐르는 말로 그런 존재 더 이상 내겐 없다 말해도.. 왜 없겠어. 왜 없어 지겠어. 한때는 덕분에 삶이 즐거웠는데. 그게 그렇게 쉽게 없어지겠어. 어떻게 그렇겠어... 새삼 뭘 어째보겠다는 류의 얘기가 아니야. 문득 그 즐거웠던 기억, 그 애틋하던 감정들. 그리고 잠시나마,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었던 날들이 내게 있었다는 사실이 고마울 뿐. 그 뿐.. 언제가 될 지는 알 수 없어도, 언젠가의 미래엔 나도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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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짓기
* 시간 참 잘 가지 뭐야. 어느 덧 10월도 중순. 이제 올해가 두달 하고 보름여가 남았다는게 전혀 믿기지가 않는걸? 회사 그만 두고 집에 있는 일이, 몇 년 만이야? 거의 집에만 있다시피해서인지, 올해는 내내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낸 느낌이야. 따지고 보면, 나름대로 바빴는데도 말이지. ** 물러간 줄 알았던 감기. 그리고 남은 올해는 감기와 다시 대면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머리가 지끈지끈하고.. 재채기가 마구 나오고. 콧물이 갑자기 나오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아.. 다시 한번 감기가 나를 찾아 온 것만 같아. 아아.. 안 되는데. 또 며칠 죽어 지낼 수 없는데.. 글 다 쓰고 나면, 달밤에 체조 좀 하고. 깨끗하게 씻고 자야겠어. 찬물로 씻고 나면, 감기가 더 심해지려나? 갑자기 찜질방에 가고 싶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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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무르익어 간다.
엄마 핸드폰 새로 만들어 드리느라 신분증을 팩스로 보내려다 보니.. 팩스가 없잖겠어. 그래서 공중팩스를 쓰려고 동네 문방구를 찾았어. 어제 하루 종일 집에 있었으니, 이틀만에 밖에 나간건데.. 날씨 정말 좋더군. 집에서 일하고 있단게 좀 억울하게 느껴질 정도로 말야.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단 낫다 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억울했어. 조금 있으면 추워 질텐데.. 이렇게 좋은 날씨, 그냥 보내버리기만 하는 것 같아 아깝단 말이지. 작년 이맘땐, 아마 전주를 다녀 왔을거야. 날씨가 썩 좋지 못했던 걸로 기억하지만, 즐거운 여행임엔 틀림없.. 뭐.. 새삼 그 때 놀러 갔던 일 떠올릴건 아니고, 그냥.. 그랬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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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는 웁니다.
엄마 핸드폰이 고장난 채로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불효한 녀석, 제 입을 옷, 제 먹을 거리는 잘도 사면서 엄마 핸드폰은 너무 오랜 시간동안 방치했어. 내 전화기 같았다면, 전화기 없는 채로 며칠만 지났어도 금방 죽을 것 같은 상을 하고 있었을거면서.. 반성, 또 반성. 그러다 결국, 지난 토요일에 인터넷으로 전화기를 하나 신청하고 오늘 팩스로 신분증을 넣었어. 이제 내일이면, 따끈따끈한 전화기가 택배로 배송되어 올거야. 엄마는 잔뜩 기대하고 계신데, 저렇게 좋아하실 거 알았으면서 그동안 왜 안 하고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는가 모르겠어. 자자.. 반성, 또 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