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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tter from Kunner 2005. 10. 13. 10:57

    *
    시간 참 잘 가지 뭐야.
    어느 덧 10월도 중순. 
    이제 올해가 두달 하고 보름여가 남았다는게 전혀 믿기지가 않는걸?

    회사 그만 두고 집에 있는 일이, 몇 년 만이야?
    거의 집에만 있다시피해서인지, 올해는 내내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낸 느낌이야.
    따지고 보면, 나름대로 바빴는데도 말이지.


    **
    물러간 줄 알았던 감기.
    그리고 남은 올해는 감기와 다시 대면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머리가 지끈지끈하고.. 재채기가 마구 나오고.
    콧물이 갑자기 나오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아..
    다시 한번 감기가 나를 찾아 온 것만 같아.
    아아.. 안 되는데. 또 며칠 죽어 지낼 수 없는데..
    글 다 쓰고 나면, 달밤에 체조 좀 하고. 깨끗하게 씻고 자야겠어.
    찬물로 씻고 나면, 감기가 더 심해지려나?
    갑자기 찜질방에 가고 싶은 충동이..


    ***
    "설마 설마 했는데.." 라니.
    그래선 안 되는 거란 뜻이야?
    아니면 그냥 짐작이 맞아 떨어졌단 뜻인가?
    걱정스럽단 표정이라도 지은 것만 같아서.. 열심히 쥐구멍을 찾았단 말이다.
    내 맘인데, 내 맘처럼 되지 않는 것.
    그래서 더 알 수 없는 것.
    왜 인지, 왜 그래야 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 것.
    그래서 더 답답하고 스스로도 이해가 안 가지만, 그래서 더 애틋하게 느껴지는 것.
    그렇지 않아?
    왜냐고 계속 묻는다면 그 말 밖에는 할 게 없어.
    그냥, 그 자리에 그가 있었다고.


    ****
    다음 주말이나, 이달의 마지막 주말엔 잠깐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어.
    여행이라봐야, 그냥 바람 쐬는 정도겠지만.
    간만에 답답한 가슴, 바람에 말릴 수 있겠지.
    빨리 다음 주말이 왔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난 간절히 휴식이 필요해.
    내게 소중한 사람들이 다 같이 친하지 않다는 건 때론 안타까운 일이기도해.
    뭐, 대부분 그걸 안타깝다고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즐거운 사람들이긴 하지만.
    이런 여행길에, 그 즐거운 사람들이 모두 한 자리에 함께 한다면.
    그야말로 즐거운 일일건데. 
    물론, 나만 그렇겠지만. 하하..


    *****
    간밤의 꿈 덕분에 아직도 머리가 아픈지 모르겠어.
    꿈답지 않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
    놀라는 내 표정과 대조되는 아주 자연스러운 그네들의 표정.
    그리고 아주 자연스러운 주위 배경들.
    거기서 나만 뚝 떨어져 나온 듯 했어.
    혹시.. 종종 내 글을 보고 있을까?
    보고 있다면, 어떤 느낌으로 보고 있을까...
    다른 건 몰라도, 요즘 그 하나만큼은 잘 하고 있어.
    글 자주 쓰라는 그것 말이지.
    때로, 다짐처럼.. 
    때로 내 자신에 대한 의지의 표시로, 본의 아니게 네게 화살을 돌리는 것만 같은 얘기들을 하곤 하지만.. 
    그 monologue, 너라면 다 이해할 수 있을거라 믿어.
    늘 그렇듯, 늘 그랬듯.. 
    그로 인해, 어떤 상처도 받지 않을 너란걸.. 
    무덤덤하게, "그래, 그렇구나" 하고 넘길 거란걸..
    믿어.


    ******
    * 표시로 글을 잘라 버리는 건, 유치하지만 꽤나 편리해.
    기승전결 따위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글의 흐름 따위도 필요 없지.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는 데는 최고야.
    읽기도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나름대로 만족해 하고 있어.
    실은, 이렇게 글을 잘라버리는 건 공대리에게서 배웠던 거지.
    원래 이렇게 쓰지 않았는데.. 그래서 한번 글을 쓰려면
    되지도 않는 문맥 생각해 가며 글 쓰느라 머리를 엄청 굴려대야 했었거든.
    그래서 가끔은, 글 쓰기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고.
    공대리 메일을 자주 접하게 되던 2년 전쯤인가, 
    "이거 편하네" 하고 생각했었어.
    좀 성의 없어 보이긴 하지만..
    그래 정말 편하네.  src=


    *******
    어떤 일이 있어도, 어떤 상황이 닥쳐도.
    그리고 누구와 있어도.
    나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
    두려움 같은 것에 분별력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고, 
    언제나.. 늘, 냉철한 상황판단을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따뜻한 손을 먼저 내미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어.
    시니컬한 사람보단 원기왕성한 사람이고 싶고.
    패배자의 거죽을 쓰고 있느니, 오만하리만큼 자신만만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싫다는 말보다, 좋다는 말을.
    불행하다는 말보다 행복하다는 말을.
    할 수 없다는 말보다 할 수 있다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

    그러자면, 지금은 일단 잠을 좀 자야겠지? ^^ 잘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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