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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7일 토요일
* 오늘 대청소를 했어. 한참 뚝딱 거리고 났더니 집이 말끔해졌다. 바깥 바람이 워낙 찬데 오랫동안 창문을 열어 둔 탓에 집안 공기가 무척 싸늘하네. 꽁꽁 얼어 버린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리자니 참 어렵다. 그러고보니 회사 다닐 땐 아침에 출근해서 키보드 두드리기가 참 어려웠던 기억도 나는 것 같아. 방안에 훈훈한 온기가 돌려면 아직 멀었지만.. 깔끔해진 방이 기분을 좋게 만든다. ** 요즘 수은주가 팍 내려 간 탓에 겨울이 아직도 많이 남았음을 새삼 실감하게 돼. 겨울이야, 겨울.. 딱히 좋아하는 계절, 싫어하는 계절이 있는 건 아닌데.. 올 겨울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이 겨울이 지나가 버리면, 좀 변화가 생길 것 같은 막연한 기대 때문에 말야. 날씨가 따뜻해 진다고 해서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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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정ː리(整理)[―니] [명사][하다형 타동사][되다형 자동사] (어수선하거나 쓸데없는 것을 없애거나 하여) 가지런하게 바로잡음. 어렸을때 나는, 정리벽이 없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자랐다. 우리 어머니는 내게 물건을 쓰면 제자리에 되돌려 놓는 버릇을 들이느라 무척 애를 쓰셨던 기억이 난다. 어렸을 때, 뭐든 찾으려고만 하면 없어서 도깨비 살림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곤 했는데.. 사실 그건 집에 도깨비가 있어서가 아니라.. 쓴 물건을 제자리에 돌려 놓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특히 가위가 그렇게 자주 없어졌던 것 같은데.. 온갖 것들이 다 그랬겠지만, 유독 가위를 찾아 헤맸던 일들이 기억이 난다. 신학기 들어 새로 사 준 학용품 같은 건, 채 한달이 안 되어 다 잃어 버리곤 해서.. 나머지 기간 동안은 늘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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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주말.
12시가 넘어 날짜는 1월 7일 토요일. 대망의 2006년이 밝고 첫 주말을 맞는다. 인지하지 못하는 틈에, 은근히도 빨리가는 시간이다. 아직 목요일쯤으로 느껴지는데 벌써 주말이라.. 내 생활은 주말이라고 딱히 달라지는 건 없다. 일거리가 있으면 일하고, 없으면 안 하고. 프리랜서가 어디 주중/주말이 있던가. 그저 주말이면 직장 다니는 사람들은 내일 회사 안 가니 좋겠다는 생각이 들 뿐.. 이렇게 말하고 나니, 참 무미해 보이지만.. 사실 딱히 그렇지는 않아. 해마다 이맘때쯤은 참 심심하다. 거의 유일한 관심 스포츠인 K리그도 쉬고.. 올해는 A3 대회를 하절기에 연다니, 다음달 국대 경기 말고는 축구 볼 일도 없겠네. 하긴.. 지난 해는 그 좋아하는 축구 경기장, 단 한차례도 가질 못하고 살았네. 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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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일을 마치며
어느새 새해도 3일이나 지났어. 아직 새해가 시작되었다는 실감도 채 나지 않는데 벌써 3일이 지나다니.. 시간은 인지하지 못하는 틈에 잘도 지나간다. 할 일이 쏟아지는 연초야. 지난 해부터 이어오던 일들을 아직 정리 못한게 몇개 있고, 앞으로 해야 할 일도 몇개 있고..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일들에 파묻혀 보내게 생겼어. 시간을 아껴 써서 일거리가 밀리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요즘 컨디션이 별로라, 아침에도 늦잠 자기 일쑤고.. 깨어난 후에도 몸이 찌뿌듯하다. 오늘도 몇번이나 침대로 들어 가고 싶은 맘을 달래느라 애를 썼는지 원.. 연초를 보면 한 해를 알 수 있다던가? 올 한해를 이렇게 무기력하고 고단하게 보내선 안 되지. 내일은 컨디션 회복하여 하루를 열심히 보내야겠다고 맘 먹는다.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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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두려워 하는 나를 위하여
언젠가 "내일을 두려워 하는 너를 위하여" 라는 제목의 글을 쓴 적이 있어. 진로로 인해 한창 고민이 많던 친구에게 쓴 메일을 조금 고쳐 올린 글이었는데.. 사실 그건 친구에게 뿐 아니라 내게도 하는 말이었거든. 나 역시 같은 고민, 같은 두려움과 절망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같은 대상에 대한 그것들은 아니지만 느끼는 감정과 그에 대한 불안은 다를 게 하나도 없었어. 친구를 위해 한줄 한줄 써내려 가면서, 동시에 나를 위해 한줄 한줄 써 내리고 있었지. 그로부터 1년이 훌쩍 지난 지금, 나는 다시 같은 글을 이번엔 온전히 나를 위해 써야 할 때가 된 것 같아. 그때 난 이렇게 말했어. 나이가 삶의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는 없다고. 나이를 먹을 수록 원숙미가 더해져 나이가 어릴 때는 결코 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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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잠이 잠을 불러 오는 걸까 아니면 그동안 잠을 적게 잔 탓에 피로가 누적된 걸까? 요즘은 평상시의 나답잖게 잠을 많이 자는 편이야. 오늘도 11시 경에야 침대에서 벗어 날 수 있었어. 아직 9시 밖에 안 됐는데 자꾸 침대로 들어 가고 싶어 지는 건.. 그래, 게을러진 탓이다. 오늘까지는 푹 쉬고, 내일부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진행중인 작업을 빨리 끝마치고, 계획했던 일들을 하나씩 풀어나가야겠다. 어물쩡 거리는 틈에 2006년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가니..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하루 하루 또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리고 말거야. 이젠 20대의 남은 시간이 지난 시간보다 턱없이 짧은걸.. 나이에 대한 무게감이 나날이 커져가는데.. 형이 서른 줄에 접어 들었다 생각하니 믿겨지지가 않아. 손에 잡힐 듯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