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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 7일 토요일
    Letter from Kunner 2006. 1. 8. 03:47

    *
    오늘 대청소를 했어.
    한참 뚝딱 거리고 났더니 집이 말끔해졌다.
    바깥 바람이 워낙 찬데 오랫동안 창문을 열어 둔 탓에 집안 공기가 무척 싸늘하네.
    꽁꽁 얼어 버린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리자니 참 어렵다.
    그러고보니 회사 다닐 땐 아침에 출근해서 키보드 두드리기가 참 어려웠던 기억도 나는 것 같아.
    방안에 훈훈한 온기가 돌려면 아직 멀었지만.. 
    깔끔해진 방이 기분을 좋게 만든다.


    **
    요즘 수은주가 팍 내려 간 탓에 겨울이 아직도 많이 남았음을 새삼 실감하게 돼.
    겨울이야, 겨울..
    딱히 좋아하는 계절, 싫어하는 계절이 있는 건 아닌데..
    올 겨울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이 겨울이 지나가 버리면, 좀 변화가 생길 것 같은 막연한 기대 때문에 말야.
    날씨가 따뜻해 진다고 해서 갑자기 내 생활이 변할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뭔가 새로운 일들이 벌어 질 듯 해서 말이지.
    이 겨울에 뭔가 기대할 것이 더 이상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그나저나.. 요즘 계속 컨디션이 좋질 않네.
    잠 자는 시간도 좀 늘었고.. 아침마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일이 힘에 부쳐.
    딱히 대단한 일들을 하는 것도 아니고, 별다른 변화도 없는데 말야.
    아스파라긴산이 다량 함유된 컨*션을 한사발 들이켜 주면 나아 지려나..
    새해 된지 고작 며칠 지나, 그새 한살 더 먹은 티 내는 건 아니겠지? 흐으..


    ****
    전화기의 전화번호부를 이리저리 돌려 보다..
    문득 스크롤을 멈추게 되는 몇몇 이름들.
    어차피 평생 연락할 일도 없을건데, 여전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 이름들말야.
    그 중 몇몇을 지우고, 또 몇몇은 그냥 두었다.
    시간이 이대로 지나고 나면, 그 몇몇도 지워질거고 또 다른 몇몇이 스크롤을 멈추게 만들겠지.
    관계라는 건 상호적이고, 그러므로 그들이 내게 잊혀지는 건 내 탓만은 아니다만..
    괜히 미안한 느낌도 들고 서운한 느낌도 들고..
    소중하다 믿던 것들을 하나씩 잃어가는 것.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 자리를 또 다른 소중한 존재가 채워 가겠지.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또 그런 것이기도 할테니 말이다.


    *****
    그러고 보니 지금 내 나이가 결코 적지 않구나.
    스물 하고도 여덟.
    까마득하게만 느껴지던 서른 나이가 곧 다가올 걸 생각하니 또 조급증이 오려 해.

    아주 예전, 서른을 맞은 광오형에게 장난 가득 담아 아저씨가 된걸 축하한다고 했던 적이 있었다.
    평소같으면 센스있는 대꾸로 받아 쳤을 광오형이 갑자기 한숨을 푹 쉬면서..
    "너도 곧 서른된다." 했었지.
    그때 그 목소리가 너무 무겁게 들려서 괜히 나까지 서른이란 나이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꼈던 적이 있는데..
    이젠 정말 그 서른이란 숫자를 향해 한발 한발 다가가고 있는거야.

    정말.. 열심히 해야 하는데.. 
    하루하루를 결코 무의미 하게 보내서는 안 되는데..
    내년에도 신년을 맞으며 답답함을 느껴서는 안 되는데..
    글을 다 쓰고 나면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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