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을 위한 이야기/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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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렌즈 영입 기념 궁평항 출사
올해 들어 벌써 네번째. 정말 만만한게 궁평항이다. 오매불망 AS 맡긴 카메라가 오길 기다리다, 카메라 도착 후 바로 들쳐매고 밖으로 나섰다. 시간은 이미 4시. 딱히 어디 갈 데도 없는데다 조금 있으면 해가 진다는 생각에 맘만 앞선다. 해 진 다음엔 사진 찍는거 아니잖은가. 응? 대충 찍어도 얻어 걸리는 궁평항에나 가자 싶어 차를 끌고 나섰다. 아파트 주차장을 나서며 궁평항, 지겹기도 하고 멀기도 하니.. 그냥 용주사에나 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지난 번 움트던 목련이 어떻게 됐나 궁금하기도 하다. 용주사 주차장에 있는 목련. 언제나 그렇듯, 사진을 누르면 좀 더 큰 크기로 볼 수 있다. 제법 순이 돋았다. 곧 하얀 꽃봉오리를 피워내리라. 곧 눈물같은 꽃망울을 떨어뜨리겠지만.. 위 사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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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 50mm 1.4F 영입
끝을 모르는 나의 렌즈 여행. 아니 이건 여행이라기 보다 방랑에 가깝다. FF 바디를 산 후 표준줌 하나 + 망원줌 하나로 버티겠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광각줌에 표준줌, 거기에 50mm 단렌즈까지 사 버렸다. 렌즈가 자꾸 늘어가는 중.. 그리고 엊그제.. 50mm 단렌즈를 또 사버렸다. 기존에 갖고 있던 50mm 렌즈는 오식이었다. 오식이는 50mm 표준 화각 단렌즈 중 최고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나는 시그마 렌즈가 잘 안 맞는 것 같다. 핀에 민감한게 가장 큰 문제였지만, 무게 또한 중요한 요인이었다. 요즘은 무엇보다 무거운 렌즈가 싫다. 근데 사람 참 간사하지? 살 때는 중후한 느낌(뽀대)이라 생각했었으니 말이다. 매번 시그마 렌즈는 사고 나면 후회하게 된다. 다시는 시그마를 들이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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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900 바지를 입다!
구백이에 바지를 입혀줬다. 웹서핑 하다 발견한건데, 몹시 폼나더군. 내 카메라의 외관이 썩 깔끔한 편이 못되다보니 늘 신경 쓰였는데 속사케이스를 씌워주면 좀 좋겠다 싶었다. 장터링을 해 보니 우연히도 막 올라 온 매물이 있었다. 바로 구매. 한번 써 보니.. 몹시 불편하고 별로다. 함께 제공된 스트랩은 아예 못 쓸 정도고.. 핸드스트랩은 물론 삼각대 플레이트도 사용 못 한다. 가죽 질도 좋고, 두께감도 있는게 결코 싼 티 나진 않는데.. 참 아쉽다. 아무리 폼으로 쓰는거라지만.. 조금만 더 실용적으로 만들었으면 엄청난 인기가 있었을건데. 소니는 그 최소한의 수준도 못 맞춰서 좋은 제품을 쓰레기로 만들어 버렸구나. 더구나 메모리와 배터리를 탈착할 때 마다 동전으로 밑 나사를 풀어야 하니.. 아마 이거 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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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
딱히 뽀로로를 잘 아는 건 아니다. 재작년에 딱 한번, 식당에서 뽀로로를 틀어줘서 본 적이 있어서 대충 어떤거구나 하고 알 뿐. 딱히 뽀로로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식당에서 좀 보니, 뽀로로 녀석 내가 늘 알던 만화 속 주인공과는 좀 다르다. 얍삽한 것 같기도 하고.. 좀 그렇다. 근데 이 놈.. 자꾸 보니 귀엽더라. 요즘은 영화든 만화든 주인공이 B급인 경우가 많다, 하고 생각했는데.. 암만 봐도 사전적 의미로 '예쁜' 이란 말은 안 어울리는데도.. 이놈 참.. 자꾸 보니 귀엽다. 허허.. 고놈 참. 동탄 메타폴리스에 있는 뽀로로 테마파크(공사중) 벽면에 붙어 있는 그림이다. 오토레벨로 색감만 조정했다. a900 + Sigma 50.4, Standard mode. JPG fine. 생각해보면..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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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Stead Coffee.
HomeStead Coffee 라는 생소한 이름의 커피숍을 갔었다. 듣보잡인줄 알았는데 나름 프랜차이즈인가보다. 스타벅스나 커피빈, 이런 곳보다 인테리어가 훨씬 쾌적했고 의자도 편했으며 사람도 별로 없어서 몹시 좋았다. 그러나.. 커피는 답이 안 나오게 맛이 없더라. 완전 맹물. 점원에게 뭔 커피가 이 모양이냐고 항의한 끝에 커피를 다시 만들어 왔는데 그마저도 맹물. "저희 커피가 원래 연한데, 커피 진하게 드세요?" 란다.. 커피 한 두번 마셔보나.. 연하고 진한 것도 정도가 있지. -ㅅ-;; 인테리어와 분위기에서 먹고 들어간 거 커피맛에서 다 깎아 먹었으니 쌤쌤이다. 오랜 친구였던 a700과 새로 들인 a900를 모두 들고 나갔다. a900으로는 표준화각 사진을, a700으로는 캐스퍼 물려서 망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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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2010년의 마지막 날, 마지막 일몰. - 궁평항
설날 바로 전 날. 그러니까 음력으로 2010년의 마지막 날. 일몰을 보러 궁평항에 갔다. 음력이긴 해도 어떻든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새해 다짐이라도 좀 하고 오자, 하며 엄마와 함께 길을 나섰다. 날씨가 정말 좋았다. 봄 날씨에 가깝게 포근한게, 창문을 열고 차를 달려도 전혀 춥지 않았다. 그런데 망할.. 문제가 생겼다. 카메라를 가져가긴 했는데, 도착해서 보니 메모리를 두고 온 것이다. 아뿔사.. 간밤에 방안에서 테스트 샷 찍어 본다고 컴퓨터에 연결했다가 안 가져 왔구나. 이렇게 허망할 데가.. 안개가 잔뜩 낀 탓에 낙조가 멋지진 않았지만, 잔잔한 바다에 뜬 해도 나름 운치가 있었다. 메모리를 챙겼으면 정말 좋았을 것을.. 한참을 망연히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다가 아이폰을 꺼내들고 해를 찍었다. 안타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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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의 비행 - 오식이 예찬
시그마 50.4 - 일명 오식이를 들이고 난 후 이틀 째.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일이 정말 즐겁다. 이런 좋은 렌즈를 잡아 본 게 135.8 이후로 처음이라고 했던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설마 그렇기야 하겠느냐만, 135.8 보다 오히려 낫다는 생각도 든다. 135.8 보다 가볍고, 135.8 보다 초점거리가 짧고, 135.8 보다 화각이 넓고(편안하고), 135.8 보다 초점 잡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물론 말은 이렇게 해도 오매불망 135.8을 다시 손에 드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긴 하지만.. ㅋ) 쓰면 쓸 수록, 참 좋은 렌즈라는 생각이 든다. 시그마가 제대로 사고쳤다는 얘기가 결코 거짓말이 아니구나... 집에 오는 길에 저 멀리 서 있던 아줌마가 갑자기 하늘을 쳐다 보는데, 무언가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