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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력 2010년의 마지막 날, 마지막 일몰. - 궁평항
    쉼을 위한 이야기/사진 2011. 2. 2. 22:23


    <궁평항의 파도 - iPhone 3GS 동영상>


    설날 바로 전 날.
    그러니까 음력으로 2010년의 마지막 날.
    일몰을 보러 궁평항에 갔다.
    음력이긴 해도 어떻든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새해 다짐이라도 좀 하고 오자, 하며 엄마와 함께 길을 나섰다.

    날씨가 정말 좋았다.
    봄 날씨에 가깝게 포근한게, 창문을 열고 차를 달려도 전혀 춥지 않았다.

    그런데 망할..
    문제가 생겼다.



    카메라를 가져가긴 했는데, 도착해서 보니 메모리를 두고 온 것이다.
    아뿔사.. 간밤에 방안에서 테스트 샷 찍어 본다고 컴퓨터에 연결했다가 안 가져 왔구나.
    이렇게 허망할 데가..

    안개가 잔뜩 낀 탓에 낙조가 멋지진 않았지만, 잔잔한 바다에 뜬 해도 나름 운치가 있었다.
    메모리를 챙겼으면 정말 좋았을 것을..

    한참을 망연히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다가 아이폰을 꺼내들고 해를 찍었다.
    안타깝긴 하지만.. 어쩌겠나.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해야지.

    사진만으론 안 되겠어서 동영상도 찍어 봤다.
    바람이며 파도 소리가 시리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따뜻한 봄바람 같았다.
    때마침 갈매기도 날아와 재롱을 부린다.

    물론 DSLR로 찍은 사진에 비할 수야 있겠냐마는..
    라이트룸으로 약간 손 보니 iPhone 3GS로 찍은 사진도 나름 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올해 마지막 낙조가 어우러진(음력 기준 ^^;) 궁평항의 모습을 함께 구경해 보도록 하자.

    바다가 몹시 잔잔하고 고요했다.
    거기에 안개가 짙게 깔려 마치 거대한 호수 같았다.

    iPhone의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겠지만, 멀리 배들이 안개에 살짝 살짝 가려 있었다.
    실제로 본 풍경은 정말 멋졌다.


    좀만 더 내려가면 궁평항에서 제일 좋아하는 포인트인데, 오늘도 만조여서 더 이상 갈 수 없었다.
    간조시에 보이는 웬 대포 같은 구조물 사이로 해가 드리워져 있다.
    바닷물 때문에 여기까지만 갈 수 있었는데, 마치 의도한 것처럼 나왔다.


    동영상을 찍은 후 갈매기를 사진에 담아 보려고 애썼다.
    동체추적 따위는 되지 않는 iPhone으로 바로 앞에서 재빨리 날아가는 갈매기를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파도에 떠밀려 온 바닥의 얼음을 보라 -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영하 십수도를 넘나 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16:9로 불필요한 공간을 잘라내 버렸다.
    크롭(crop)이라기보다 트림(trim)에 가깝다.
    해와 갈매기를 한 공간에 넣고 싶었다. 야속한 갈매기는 빨리도 날아 가더라..


    역시 16:9로 불필요한 공간을 잘라냈다.
    갈매기를 좇다보니 시선이 왼쪽으로 쏠렸다. 그래도 잘라내니 원본보다 훨씬 나은 느낌이다.


    바다가 얼어 출항 할 수 없는지라 많은 배들이 이렇게 정박해 있다.
    하지만 이제 곧 이 녀석도 물살을 가르고 넓은 바다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라이트룸에 '오래된 사진'이라는 효과가 있길래 한번 줘 봤다.
    뭔가 그리움이 묻어나는 사진이 되었다.
    후보정의 티가 팍 느껴지지만, 느낌이 나쁘지만은 않다.


    험한 물살을 헤쳐 온 역전의 용사가 여기 잠시 쉬고 있다.
    수직으로 내려 그은 세로 선이 강하고 우직하게 보이지만, 뱃머리의 곡선과 사선으로 뻗어가는 옆선이 유연해 보인다.
    음.. 저 아저씨는 지우고 싶다.


    같은 사진에 위와 마찬가지로 '오래된 사진'이란 효과를 넣어 봤다.
    뭔가 그리움이 묻어난다.
    ... 역시 아저씨는 지우고 싶다.


    색다른 시선으로 노을을 바라보고 싶었다.
    a900이었다면 이것보다 훨씬 더 좋은 느낌이었을 것이라 확신하지만, iPhone의 그것도 나쁘지 않다.


    평소 낙조를 찍으러 가면 늘 하는 역광 샷이다.
    마침 낚시대가 멋지게 드리워져 있다. 물론 모르는 사람들이다.


    보통 일몰이 가까워 올 수록 해가 커지기 마련인데, 안개가 짙게 깔려 있다보니 해가 점점 작아진다.
    오히려 처음 봤을 때 보다 훨씬 작아져 있었다.
    그래도 잔잔한 바다에 깔린 반영은 일품이었다.


    늘 찍던 것을 또 찍는다.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해 볼 때가 되긴 했지만.. 이 교각을 보면 그냥 이렇게만 찍고 싶어진다.
    어차피 만조라 교각 아래로 내려가지도 못할 뿐더러, 장비의 한계도 있으니 오늘은 이 정도만..


    함께 간 엄마.
    겨울 바다에 간다니 잔뜩 긴장하고 중무장했다. - 날씨가 엄청 따뜻해 빛을 바랬지만, 추운 것 보다야 낫지.
    안개 잔뜩 낀 일몰을 보고도 어린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해도 해지만, 좀처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어려운 아들놈과 같이 바람 쐬러 나오니 더 좋은 거였겠지.
    좀 더 자주 모시고 다녀야겠다.
    혼자만 즐기지 말고, 더 좋은 곳 많이 보여 드려야지.
    그러려면 얼른 카메라부터 하나 장만해 드려얄텐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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