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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다녀 오던 길
한동안, 새로 들어 오는 일 없이 그간 작업했던 사이트 마무리와 유지보수를 하며 지냈어. 그러다 어제 천안 가서 새 일을 받아 왔는데.. 일보다도 같이 만난 사람들이 반갑다. 형의 죽마고우인, 그리고 내게도 친형같은 보상형의 지인들이 의뢰한 일인데.. 어제 말했듯 지인의 일을 맡아 한다는 건 무척이나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어떻게 만든다 해도 그들이 알아 봤던 견적으로 일을 맡기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생각에 자신있게 일을 하겠다 했어. 그들이 대학교 동아리에 의뢰한 견적의 반값도 안 되는 가격으로. 어차피 내게 사이트를 만드는 대가로 들어 오는 돈은 그다지 의미가 없거든. 그거 해 봐야 얼마나 들어 온다고, 이런 푼돈에 만족하기 시작하면 그릇이 작아질 뿐야. 하하.. 항상, 뭔가 시작하는 사람들은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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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자리.
지독히도 긴 밤이었어. 천안 갔다 돌아오는 통에 늦게 잠자리에 들었는데.. 무슨 꿈이었는지는 이젠 기억나지 않지만, 무척이나 안타까운 꿈을 꾸고 잠을 깨고를 반복했어. 눈을 들어 시계를 보니 잠든지 두시간. 아직 한참은 더 자 두어야 하는데도 계속 잠이 안 와서 내내 눈만 감고 있었어. 오늘 하루를 망치지 않으려면 좀 자두어야 하는데.. 자두어야 하는데.. 하면서. 빨리 아침이 되기만을 기다리는데, 시계 바늘은 내 맘처럼 움직여 주지 않았어. 너무 일찍 일어나 봐야 피곤하기만 할텐데.. 그렇게 아침을 맞으니 영 개운하지 않은 것이, 간밤 꿈자리가 좋지 않다는 건 이런걸 두고 하는 말일거야. 결국 그간 하루하루를 덧없이 보내서 그래. 더 열심히, 열심히.. 아직 턱없이 모자라다. 꿈자리 따위 짚을 필요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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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리
언젠가 했던 드라마.. 고현정이 컴백했다던가, 나도 한번쯤 보긴 했던 드라마인데.. 봄날, 그 드라마의 OST 원곡이래. "나도 모르게 그댈, 사랑한다 말했죠." 하는 가사의 노래. 얼마전에 노래방에서 은영이가 불러서 알게 됐는데, 노래가 참 좋구나. ================================================ 나의 자리 - 그루 그대 거기 왜 있는거죠 날 모른 척 하나요 그대만 기다리다 이렇게 못참고 왔죠 뭐가 그리 즐거운건지 실없이 웃는 그녀 그래요 나 없이 많이 힘들었죠 어쩌면 그게 편할지도 몰라요 나도 모르게 그댈 사랑한다 말했죠 들리지 않나요 나의 고백이 먼저 대답했으니 그댄 내 사랑이죠 두번 다시 만질 수는 없어도 영원히 그대만을 나 바라볼게요 그대여 좋아보이네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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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
오늘 오후엔 천안에 갈 거야. 프랜차이즈 창업하는 회사의 홈페이지 계약 건으로 내려가 봐야 하거든. 아는 사람에게 일을 부탁 받는 것은 그리 즐거운 일이 아냐. 더 잘 해줘야 겠다는 의욕이 앞서는데다, 보수는 제대로 책정되지 않기 일쑤니까. 주위 사람들에게 뭔가 도움이 된다는 일은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지만.. 아무리 잘 만들어 낸다 해도 100% 만족이란게 있을 수 없단걸 감안하자면 아는 사람의 일을 맡아 하는 것은 외려 득보다 실이 많은 일이란거지. 게다가 터무니 없이 낮은 액수라면 말야. 하하.. 그렇다고 낮은 금액에 퀄리티를 맞출 수도 없고. 그랬다간 두고두고 싫은 소리 듣게 될 일이니.. 이렇게, 아는 사람의 일을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진퇴양난. 뭐.. 무조건 열심히, 잘 하면 되긴 하는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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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오려거든, 빨리 왔으면 좋겠다.
나는 네가 있어야 행복할 것 같은데, 너는 내가 없어야 행복하구나. 전혀 맞지 않는 이 대구에 나는 어찌해야 할 줄을 모르겠어. 진작 말해 줬으면 좋았을 지도 모르겠어. 그랬다면 널 그렇게 귀찮게 하지 않았을텐데. 부담가지게 해서, 마음을 무겁게 해서 미안해. 아니, 어쩌면 넌 줄곧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설령 알아 들었다 해도, 결과는 같았을까? 그래서 더 미안하네, 그걸 알 수 없어서... 내게 내민 손이라 생각했고. 날 보고 웃는 거라 생각했어. 난 그 손 잡으면 되는 건 줄 알았고, 같이 웃어 주면 되는 건 줄 알았어. 그렇게만 하면, 네가 내게 오는 줄로 알았어.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그 자리였네. 아니, 오히려 나를 불편해 하는 네가 있을 뿐. 결코 그걸 원한 건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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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악질
여기 강이 흐르고 있네.. 나룻배도 오가지 않고, 변변한 다리 하나 없어서 바지 걷어 부치고 들어가 보려 해도.. 워낙 깊은 물에 숨이 차올라 다시 뭍으로 뭍으로.. 그렇게 하루 가고, 다시 날이 밝으면 또 건너봐야지 하는데도.. 너무 깊고 넓어서 도무지 건널 수가 없어. 이렇게 큰 강이면 양안을 오가는 배라도 있어야건만, 일전의 누구도 오려 하지 않고 가려 하지 않았던 듯 나 혼자 아무리 손짓하고 발을 굴러도 저편에는 닿지 않는가봐. 내뻗으면 닿을 듯 한 뒷모습 보면서도 소리내 이름조차 부를 수 없었어. 그렇게 돌아 서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양.. 함박 웃음 가득한 얼굴, 두 손에 들려야할 꽃은 어두운 골목에 버려지고.. 끊어야지.. 끊어야지.. 하며 또 입에 무는 담배. 쓰린 속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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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간다.
오늘 노래를 좀 다운 받으러 다니다.. 윤종신 전집을 다운 받았어. 10집을 듣고 있는데, 가슴 찡하도록 좋은 노래가 있어 아무 생각 없이 곧장 올리러 왔어. 아니.. 사실 앨범 전체가 다 좋다 해야 할까? 아.. 노래 정말 좋구나. ============================================== 너에게 간다 - 윤종신 내가 지금 숨이 차오는건 빠르게 뛰는 이유만은 아냐 너를 보게 되기에 그리움 끝나기에 나의 많은 약속들 가운데 이렇게 갑자기 찾아 들었고 며칠 밤이 길었던 약속 같지 않은 기적 너와 헤어지며 자신했던 세월이란 믿음은 나에게만은 거꾸로 흘러 너를 가장 사랑했던 그때로 나를 데려가서 멈춰있는 추억속을 맴돌게 했지 단 한번 그냥 무심한 인사였어도 좋아 수화기 너의 목소리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