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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아주 흥미로운 책을 하나 알게 되었어. 알랭 드 보통의 『불안』. 간만에 발견한 읽고 싶은 느낌이 팍팍 나는 책이랄까? 하지만 그 내용에 있어 완벽히 공감한다고 하기엔 어려워. 책장을 넘기는 중에도 "그래서 어떻다는거지?" 하는 생각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으니까 말야. 단적으로 말하면, 결국 사회가 제시한 지위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불안"의 해결이라 역설하는 저자는.. "불안"을 일반화 하는데는 성공했으나, 그를 제거하는 일반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데는 실패한 것 같다. 주제의 특성 상 어떤 명쾌한 해답 같은 건 기대하기 어렵고, 아니.. 그런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르지. 지위를 제시한 것은 사회이나, 그를 해결하는 것은 각 개인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로 귀결되는 이 책은.. 명쾌한 해답이나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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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르완다
- [단성사. 쌩유! ^^] 아주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단성사라는.. 그 옛날 "장군의 아들" 시리즈에서나 들어 보던 영화관을 실제로 가보게 됐다. 몇년 전 리모델링을 했다고 하던데, 덕분에 그 고풍스런 이름과는 달리 무척 현대적인 외양을 자랑하는 단성사. 다른 건 몰라도 화장실은 참 맘에 들었다. 깨끗하고, 무엇보다 사람이 없어 좋더라. 메가박스나 CGV의 그 북적대는 화장실이란 참.. 갑자기 화장실 얘기로 빠져 나도 당황스럽다. ^^; 어쨌든, 단성사 입성을 가능하게 해 준 딸숙씨야, 감사! * [영화를 보다] 정말 괜찮은 영화 한 편을 보고 왔다. "호텔 르완다" 몇년 전 와레즈에서 그 이름을 보곤, 저건 무슨 영화인가.. 싶어 찾아 봤던 기억이 난다. 내전과 인종학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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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생각들
*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힘든 하루였어. 간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잔 채 아침부터 안성행 버스에 몸을 싣고, 서너시간 실랑이를 벌인 끝에 차를 갖고 예전 알던 카센터로 이동. 보험사와 몇번의 통화 끝에 차를 카센터에 맡겼다. 다시 뚜벅이가 되어, 이젠 좌석버스가 된 710번을 타고 천안으로. 멕시코에서 귀국한 후로 한번도 보지 못한 강딸을 만나 입맛에 맞지 않는(-_ㅜ) 전철우 갈비찜을 맛있게(!!) 먹어 주고... 터미널에서 1시간을 기다려 부천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 와중에 종욱이를 5초 정도 만나고, 버스 출발 시간의 압박으로 악수 한번 해 보지 못한 채로 bye~ 평소 한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코스인데.. 부천 터미널에 도착해 시간을 보니 두시간이 훨씬 넘게 지났다. 퇴근 시간에 맞물려 차가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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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걸로 끝이다.
사실 어찌되던 아무 상관 없는 얘기야. 네가 어떻게 변하던, 아니면 내내 그렇게 살던.. 나와는 전혀 관계 없는 일이지. 냉정히 생각하면 그런거야. 가끔은 후회가 돼. 애초에 목적하는 바가 달라 가야 할 곳도 달랐어. 삐걱거리기만하는 2인 3각, 그 줄은 재빨리 끊었어야만 했어. 넌 그걸 배신이라 부르겠지만, 난 아냐. 오히려 일찌감치, 너무나 쉽게 인생을 포기한 네가 그 말을 듣는 게 맞아. 어찌됐건 그 후로 몇년이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흘러갔고, 그때의 기억들은 이젠 추억으로도 남지 않게 됐어. 그래, 그 시간들은 그저 반성과 후회의 대상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야.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얘기를, 몇시간이나 떠들고 있었던가보다. 변화에 대한 가능성이 1%도 존재하지 않을지 몰라. 어쩌면 그냥 상채기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