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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아
간밤엔 내내 뭔지 모를 악몽에 시달리다 잠을 설쳤어. 한 두어 시간 자다 깨고, 또 한 두어 시간 자다 깨고. 몇개는 생각나고, 몇개는 생각나지 않는데. 별 시덥잖은 꿈도 다 악몽이 되어버린 간밤이다. 그렇게 아침을 맞았는데.. 이게 통, 잠을 잔 것 같지 않은 것이. 머리도 몽롱하고, 기분도 정말 별로고. 몸도 늘어지고. 일 한답시고 작업창을 띄워 놓긴 했는데 통 손에 안 잡혀서 내내 시간만 보내고 있었어. 괜히 메신져도 로긴하기 싫어서 뒀다가, 누가 찾는 문자 보냈길래 투덜거리며 로긴. 여기까지는, 정말 오늘 하루 별로였지. 그러다 운동을 좀 하자는 친구 말에, 기분 전환 삼아 그래 볼까? 하고 같이 나갔더랬지. 처음엔 그저 가볍게 조깅이나 좀 하고 올까 싶었는데.. 좀 뛰다 보니, 슬슬 재밌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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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하루 마치기.
예전엔 힘든 일이 있거나, 우울할 때 게시판에 글을 쓰곤 했었지. 기분 좋거나, 정말 하루하루가 즐거운 날엔 좀처럼 쓰지 않았었고.. 요즘은 예전 같진 않아. 하루에 서너개씩 쓰기도 하지만 요즘의 글쓰기가 힘든 일 때문이거나 우울함 때문은 아냐. 덕분에 글 내용의 우울함이 좀 가셨는지도 모르겠고.. (이쯤 쓰고 지난 게시판을 좀 둘러 보니, 예전관 크게 다르지 않은걸? 하하..) 나는 요즘.. 우울하거나 짜증이 날 때,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일만 하는 버릇이 생겼어. 그런 점에서라도, 할 일이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인지. 아마 할 일도 없는 상태에서 우울하기라도 했다면, 그 답답한 가슴 어찌 견딜까. "저 녀석은 집중력이 없어서 잠시도 엉덩이를 붙이지 못해요." 라는 말을 듣고 자란 내가.. 하루 종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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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금언
* "친할 수록 존중해야 합니다." 사람과 친하게 지내다 보면, 간혹 기본적인 예의를 무시하는 경우가 있어. 아니, 나같은 경우 간혹이 아니라 으레 그러는 편일지도 몰라. "막역하다"라는 것이 아무렇게나 대해도 된다는 걸로 착각하는 지도 모르겠어. 때론, 친근감의 표시로. 때로는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부리곤 하는 어리광으로.. 분명 악의는 없었다고 믿는데도, 그걸로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고 때론 받기도 하고.. ** 새삼스러운 얘기지만, 오늘 분명히 다시 느꼈어. 미안해 성호형. 정말 미안해.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할께. 농담삼아 한 말이라도, 정말 생각 없이 말을 내뱉다니.. 정말 내가 너무 한심해. 나를 다시 봤다는 말, 이 일은 두고 두고 잊혀지지 않을 거라던 형의 말. 하나 하나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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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눈길로 보아야 한다고..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눈길로 보아야 하는 법이라고. 내게 그렇게 말하던 사람이 있었어. 그때 난, 내 사랑법은 그와 다르다고. 내 다그침은 그저, 더 나은 모습이 되기 위한 애정어린 질책일 뿐이라고 말하곤 했었지. 질책만 보지 말고, 그 안에 담긴 애정을 봐달라며 말야. 하지만.. 내가 하는 말은, 그리고 내가 당시에 나를 변호하느라 급급하며 휘갈겨댄 그 글귀들은.. 그저 나를 비난하는 듯한 그의 눈빛에 질려 횡설수설했던 것 뿐이었을지 몰라. 그는 나를 전혀 비난하지 않았다 해도, 나는 완전히 겁에 질려 있던가봐. 비난 받을 까봐, 내 잘못을 들킬까봐. 그래, 난 비난 받는다는 것을 무척이나 두려워 하는 사람인지도.. 시간이 한참 지난 후, 나는 이제서야 고개 끄덕이면서 그가 했던 말을 알 수 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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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
형 연습실의 연습생 중에 장광훈이라는 이름 가진 사람이 있어. 나이는 나와 동갑, 특전사 하사관 말년차 복무 중인 사람이지. 계급이 중사인 탓에 장중사라고 불리우더라고. 키는 작달만한데 몸은 완전히 근육덩어리여서, 딱 보기에 무척 단단해 보이는 사람이랄까? 그리고 무척 예의 바르고, 항상 밝게 웃는 그 사람. 형에게 들은 바도 있고 해서, 처음 만나곤 참 좋은 사람이다 싶은 인상을 받았었어. 그런데 그 사람에 대해 들으면 들을 수록 참 친해지고 싶다는 인상을 받곤 해. 형 연습실에 자주 가지 않아서, 아직 한번 밖에 만나지 못했지만.. 원래 권투선수였대. 우리나라 최연소 챔피언 기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던가? 키가 작고 몸무게도 많이 나갈 것 같지 않으니 헤비급은 아니겠고, 미들이나 페더급 정도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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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ce with my father
Dance with my father - Luther vandross Back when I was a child, before life removed all the innocence. My father would lift me high, and dance with my mother and me, and then. Spin me around untiI fell asleep. Then up the stairs he would carry me and I knew for sure I was loved. If I could get another chance, another one, another dance with him. I"d play a song that would never ever end How I"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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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살다보면.." 이란 비겁한 변명을 앞세워야 하는게 참 싫어. 아마,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 역시 그래. 누구와도 즐거운 사람이고 싶고, 또 누구에게도 싫은 소리 하기 싫은데.. 이런 저런 이유로 누군가를 싫어하고 미워하고. 돌이켜 보면 내가 조금 더 끌어 안으면 그만인 문제였는데도, 그땐 왜 그랬는지.. 한 시간 걸릴 일, 그 사람 때문에 두 시간동안 했다해도. 그 두시간이 의미 없어 지지 않으려면 그냥 묵묵히 했어야 하는데.. 난 어리석게도, 너 때문에 한 시간이면 될 걸 두 시간이 걸렸다며 생색을 내곤 했어. 결국 그렇게 되면, 내 노력도 함께 바닥에 내동댕이 쳐 지는 걸 모르고.. 덕분에 누군가의 기억 속에도 난, 짜증나는 사람, 싫은 사람, 미운 사람. 실제의 내가 어떻더라도, 그 사람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