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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아Letter from Kunner 2005. 11. 4. 03:31간밤엔 내내 뭔지 모를 악몽에 시달리다 잠을 설쳤어.
한 두어 시간 자다 깨고, 또 한 두어 시간 자다 깨고.
몇개는 생각나고, 몇개는 생각나지 않는데.
별 시덥잖은 꿈도 다 악몽이 되어버린 간밤이다.
그렇게 아침을 맞았는데..
이게 통, 잠을 잔 것 같지 않은 것이.
머리도 몽롱하고, 기분도 정말 별로고. 몸도 늘어지고.
일 한답시고 작업창을 띄워 놓긴 했는데 통 손에 안 잡혀서 내내 시간만 보내고 있었어.
괜히 메신져도 로긴하기 싫어서 뒀다가, 누가 찾는 문자 보냈길래 투덜거리며 로긴.
여기까지는, 정말 오늘 하루 별로였지.
그러다 운동을 좀 하자는 친구 말에, 기분 전환 삼아 그래 볼까? 하고 같이 나갔더랬지.
처음엔 그저 가볍게 조깅이나 좀 하고 올까 싶었는데..
좀 뛰다 보니, 슬슬 재밌기 시작하더라고?
참고로, 난 운동은 잘 못하지만 달리는 것 만큼은 정말 좋아해.
잘 달리기도 하고. ㅋㅋ
초등학교 운동장을 스무바퀴 쯤 도니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고, 머리는 뎅뎅거리고.
숨은 가쁜데 웃음이 멈추지 않았어.
너무 기분이 좋았거든.
마치 어렸을 때 번지점프하던 기억처럼, 자이로 드랍을 타고 내려오는 것처럼.
최고로 기분 좋은 순간. 하하..
친구랑 공을 좀 차다, 해가 지는 걸 보곤 집에 들어 왔는데.
해가 좀 더 남았더라면 좋았을텐데 말이지.
집에 들어와선 곧장 뜨거운 물로 샤워를.
너무나 시원해서 기분마저 좋아지는 헤드&숄더 멘솔 샴푸로 머리를 감고~ ^-^
(이건 여담인데, 헤드&숄더 멘솔 타입 샴푸 린스는 정말 최고야!)
라벤더 향을 즐기진 않지만, 오늘은 왠지 라벤더 향이 그리워 욕실 한켠에 있는 이름모를 수입산 바디클렌져로 몸을 닦고~~
얼마 전에 싼 맛에 한번 사 본 미샤 훼이셜 폼을 한번 써 봤다가.
그 싸~한 냄새와 팍팍 당기는 느낌을 잠시 음미하곤, 클리니크 비누로 마무리.
헤헤..
아이스크림 냄새가 나서 처음엔 별로 안 좋아했는데, 달콤한 냄새가 점점 좋아지는 바디로션을 듬뿍 듬뿍 발라 주고는.
날씨가 그다지 춥지 않은 탓에 옷도 안 입고 온 집안을 설레발 치고 돌아 다녔어.
낮에 한 빨래도 정리하고 방에 널부러진 옷가지도 정리하고.
그러다 이제야 컴퓨터 앞에 앉았지.
아아~ 너무 기분 좋은 오후다.
이 기분 그대로 유지한 채 하루를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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