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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엄마가 백내장에 걸렸다. 이미 꽤 많이 진행했던데 이제야 알게 됐네. 그간 매일 집에 있으면서도 엄마 눈 한번 제대로 안 마주치고 있던가보다. 내가 너무 밉고 한심해서 화가 난다. 다행히 백내장은 큰 병이 아니라 한다. 요즘은 의술이 발달해서 수술도 금방 끝나고 하루만 지나면 금새 완치가 된다 하더라. 게다가 부작용이 생길 확률도 0.5% ~ 1% 밖에 되지 않는다니.. 관리를 잘 하면 사실 상 부작용이 없다고 봐야 맞겠지. 네이버에 백내장을 두드려 값싼 위안을 얻는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우리 엄마. 엄마를 닮아선지 나 역시 몸을 움직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언젠가부터 나는 운동을 좋아하게 되었지만, 엄마는 여전히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엄마랑 같이 운동하러 간 적도 며칠 있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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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벌써 한주, 아니 8일이 지났다. 스스로를 관리하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워서.. 한번 어긋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어진다. 하루가 이틀이 되고, 그렇게 한주가 미쳐 알아챌 틈도 없이 지나 버린다. 시간이 이렇게 지나가 버렸구나.. 하고 느낄 때 쯤이면 이미 한참 늦어 버렸다. 그래도 왜 그런 말 있잖아,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라는 것. 위안 삼고 살아야지. 매일 매일이.. 어제와 오늘이 같으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는 이런 것도 다 끝이 있단 사실을 깨달을라 치면 퍽이나 두려워지니까... 더구나 오늘이 결코 어제와 같은 하루가 아니라는 데서는.. 그 자체로 두려움이 스물스물 피어 오른다. 나는 사회적 노화 못지 않게, 생체의 노화도 무척 두렵다. 운동, 금연, 절제.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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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시작.
* 푸념 섞인 얘기, 힘들다는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어.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하면 불평과 불만이 가득 쏟아져 내릴까봐, 참고 참고 꾹 참은 얼마간이었던 듯 해. 평소엔 않던, 만화나 펌질을 해 보기도 하고.. 우스갯 소리를 올려 보기도 하고. 우울한 나의 글들을 다음 페이지로 넘겨 내려 무지 애를 썼던 게 사실이다. 하긴, 그나마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한 모양이지만. ^^; ** 얘기들을 다 풀어 내지 않다보니 암호 코드 같아져 버렸어. 좀 지난 글을 보면, 내가 봐도 이게 무슨 소린지.. 정확히 어떤 거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언젠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는 최대한 자세하고 상세하게 써내야겠다.. 했는데. 사는 얘기, 글로 어떻게 다 풀어 낼 수 있겠어. 그래도 찰떡 하면 꿀떡 하고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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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친구 녀석을 졸라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스킨을 입혔어. 딱히 미니홈피를 관리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칙칙한 회색 배경 대신 상큼한 스킨을 입혀 놓고 싶더라고. 메신져 창을 띄워 놓고, 이것저것 서로 보여줘가며 한시간여를 고르고 고른 스킨. 막상 입혀 놓고 나니 참 예쁘다. 내친 김에 5개 있던 도토리로 원숭이 바나나도 하나 사다 걸어 놓았다. 이러고 보니 꽤나 예뻐졌는걸? 문득, 몇년 전 싸이월드를 처음으로 접했을 때가 생각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저마다의 인생을 살아 가고 있구나.. 하고 느꼈던 것 같아. 인터넷은 정보를 얻어 내는데도 참 편리하지만, 관계를 연결하고 지속시키는 데도 참 편리하다. 이런 매체가 없던 시절엔, 극소수의 사람들과만 관계하게 됐을텐데.. 깊고 얕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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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Solo?
솔로의 5단계 1기:설마기 -아직은 싱글이 자유롭게 느껴진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친구가 좋아한다면 밀어줄 용의가 있다. 아직 자신의 문제점을 눈치 채지못하고 운명적인 사랑을 갈구 한다. 2기:아차기 -설마설마 하며 정신차려 보니 20대 중반이다. 아차 싶은 게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아차 싶은게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어느새 주위에 폭탄친구를 제외하고는 다 커플이 되어있다. 소개팅이나 미팅이라는 말에 환장하기 시작한다. 3기:분노기 -아차하는 마음이 분노로 변하며 커플들의 행동이 미워지기 시작한다. 4기:명랑기 -분노가 사라지며 갑자기 명랑해진다.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커플을 봐도 그냥 웃으며 자신의 싱글 생활을 즐기기 시작한다. 5기:득도기 -갑자기 차분해지며 해탈의 경지에 이른다. 아직 깨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