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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잔뜩 찌뿌린 하늘만큼이나, 마음이 무거운 날이다.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불안함에 온통 휩싸여 있다. 아니, 사실은 알고 있다. 불안함의 원인이 무엇인지. 불투명한 내일에 대한 불안함이겠지. 도전자의 입장에 서 보는 것이 너무 오랜만이어서일까? 도전해야겠다, 하고 마음을 먹는 것만으로도 가슴 속 깊은 곳이 묵직해진다. 혹시 내가.. 내가 해 왔던 일이 아무 것도 아닌 건 아닐까. 어디다 내놓고 나 이런 사람이라고 내밀기도 뭐한, 그런거 아닐까. 그런 생각에 불안은 점점 더 커져만간다. 할일이 태산이다. 현재 내 위치에서 충실해야 하기도 하지만,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 움직여야 하기도 한다. 불안해 하고 있을 여유 같은 건 없다. 그래.. 그래. 다 알고 있다. 그저 불안함에 흔들리는 마음을 추스리기가 쉽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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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 오니 여섯시. 아직 한 시간 좀 넘게 해가 떠 있을 시간이다. 간만에 날이 너무 좋아서 그냥 두고 보기엔 아까웠다. 카메라를 들쳐 매고 자전거에 올랐다.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마른 하늘에 무지개가 있다. 광각렌즈만 덜렁 마운트 하고 나가서 어떻게 더 당겨 찍어 볼 수가 없었다. 낑낑대며 한참만에 언덕길을 올라 드디어 정상에 섰다. 단풍이며 하늘 빛깔이 마치 가을같아서 자연스레 카메라를 들었다. 내친김에 자전거를 더 내달려 화산체육공원까지 갔다. 문득 하늘을 보니 여전히 무지개가 보인다. 어떻게 더 찍을 방도가 없다. 흣; 하늘의 무지개를 한참 쳐다보다 고개를 내리니 길가에 튤립이 피어있다. 길을 따라 두 송이, 세 송이 씩 심어 놓았다. 무리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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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훈련 6년차
6년차까지 동원 훈련이 있고, 7년차에는 동사무소에서 6시간 집합교육이 전부. 8년차는 딱히 훈련이 없고, 그 다음은 민방위다. 예비군도 이렇게 끝나간다. 뭐든 끝나간다고 생각하면 그제서야 애틋한 의미가 생긴다. 그 전에는 귀찮다고만 생각했는데, 오늘 가 보니 왜 그리 좋던지. 무슨 소풍 나온 것처럼. 이제 이런 소풍도 이렇게 끝이라 생각하니 참 아쉽구나. 오늘은 우수 예비군으로 1시간 반 일찍 퇴소하는 포상도 받고 ㅋㅋ 정신 교육은 최악이었지만.. 그래도 어쩐지 기분 좋은 훈련이었다. 이제는 갈 일이 없겠구나. 안녕, 관동교장. 안녕, 예비군아~ 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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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결과에 대한 각 당 성적 평가
4.27 재보선이 끝났다. 선거결과에 대해 김해 을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로 예상과 같았다는 평이다. * 여당인 한나라당은 3곳의 국회의원 선거 중 김해 을 단 한 곳에서 당선됐고, 기초단체장을 뽑는 6개의 선거구에서 두 명이 당선됐을 뿐이다. 그 외 기초의원 선거나 시군구 의원 선거에서 여럿 당선되기는 했으나, 전체적인 판세를 좌우할만한 선거는 아니므로 결과에 큰 의미가 없다. 한나라당으로서는 김태호가 중앙정치로 화려하게 복귀했다는 것이 유일한 성과다. 김태호는 한때 대선후보로 거론될 만큼 차기 에이스로 각광받았으나, 국무총리 인선 과정에서 드러난 온갖 비리/비위 사실 때문에 낙마했었다. 워낙 이슈가 되었던 사안인지라 그가 다시 정계에 복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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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끝 - 여의도 나들이
오늘 3시시험을 마지막으로 중간고사가 끝났다. 내 대학생활 마지막 중간고사라 생각하니 시원섭섭.. 썩 잘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기말고사때는 좀 더 노력해야지. 시험이 끝나고 난 후, 한적한 법학관 복도에서. 법학관 8층 중앙 계단 쪽에는 누가 썼는지 모를 시귀가 적혀있다. 유리창에 화이트로 써 놓은 건데, 누군지 대단한 정성이다. 그 마음씀이 예뻐 그 전부터 사진으로 담아 보고 싶었는데, 사람 많은 복도에서 카메라 들고 있기가 영 뭐해 못 찍고 있었다. 다행히 오늘은 사람이 별로 없어서 찰칵. 하지만 찍고 있는데 뒤에서 시험 끝난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그래서 얼른 카메라를 내렸다. ㅎㅎ 시험은 끝났지만, '언론의 실제' 수업이 있다. 원래 6시 수업이지만, 오늘은 7시에 여의도에서 교수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