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을 위한 이야기/사진
-
가을에 피는 장미
집으로 오는 길. 버스 정류장은 꽤 먼데다 한참을 돌아 간다. 택시를 타는 건 어쩐지 마뜩찮고.. 집까지는 대략 3~4km. 걸었다. 높다란 가을 하늘에 태양이 약간은 부담스럽다. 그렇지만 가끔 불어주는 시원한 바람에 발걸음이 가볍다. 시골길에는 제멋대로 난 풀들, 그리고 이번 태풍에 뽑혀 나간 나무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다. 그리고 그 사이 사이, 들길에 핀 이름모를 꽃들과 함께 발견한 이 아이. 들장미다. 아마, 이름은 캔디렸다... -ㅅ-; 가을이다. 대체로 꽃이 피는 아이들보다는 결실을 맺는 아이들이 더 많은.. 들길에는 들장미가 제멋대로 흩어져 심어져 있었다. 아마도 처음엔 누군가 심었겠지만, 그 후로 관리가 안 된 탓이겠지. 그런데 왜 이 녀석만 유독 꽃을 피우고 있었을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정..
-
-
Do you remember, when we first meet? #1
처음 카메라를 장만한 건 8년 전. 월드컵이 열리던 해가 저물어 가던 무렵, 디지털 카메라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 그 전에는 한번도 내 카메라를 가져 본 적이 없었다. 떠올려 보건데, 아마 우리 집에 카메라 자체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두고 카메라를 가져 보았다고 하지 않는 한... 아, 아주 잠깐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써 본 기억은 있다. 하지만 그다지 감흥도 없고, 이렇게 애써 떠올려봐야 기억나는 정도. 그 뿐이다. 작은 똑딱이 카메라로 시작해 하이엔드 카메라를 쓰기 시작했다. 여행을 다닐 기회가 별로 없던 내게 카메라는 별 필요가 없어서.. 내 카메라는 대개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채 장식용으로 쓰이는게 대부분이었다. 그냥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감을 얻는..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