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만의 애니어그램
실제론 3년인지, 2년인지.. 아니면 그것보다 더 오래 됐는지 잘 모르겠어. 그냥 키보드가 3을 먼저 눌러서 그렇게 적어 둔 것 뿐. 애니어그램을 언제 처음 알았느냐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쉽지만 말야. 여튼, 갑자기 생각나서 한번 해 봤는데.. 문항에 대한 선택지를 하나씩 골라낼 때마다, 딱히 어떤 점이라고 단언할 순 없지만 예전과는 어느 정도 달라진 나를 느낀다. 예전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서 고민하기도 하고.. 문제에 대해 예전과는 아예 다른 뜻으로 해석을 하기도 한다. 어느 틈에 또 많이 달라져 있다. 성장일까, 퇴보일까? 아니면 그런 직선적 개념이 아닌 다른 무언가일까?
-
새를 찍다 #2
그렇게 새 찍기에 실패했다. 애초에 내가 가진 300mm 렌즈로는 택도 없는 일이었다. 조금만 가까이 가도 휙 날아가 버리는 놈들을 대체 어떻게 찍는단 말인가. 500mm 렌즈 쯤 있으면 가능하려나..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고작 새 하나 찍어 보겠다고 렌즈를 또 사? 그것도 평소엔 전혀 쓸모 없을 렌즈를? 게다가 한번 새 좀 찍어 보려면 이렇게 개고생을 해야 하는데? 한 두어시간 서 있었는데도 추위로 눈물인지 콧물인지도 모를 정도인데? oh, no. 나는 예술가의 혼이 활활 타오르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아니, 예술혼은 둘째치고 추운건 딱 질색이란 말이다. 그렇게 새 찍는건 포기했다. 300mm 렌즈는 나중에 날 따뜻해 지면 꽃이나 찍으러 갈 때 써야지. 아.. 새우깡 들고 갈매기나 찍으러 갈까..
-
새를 찍다. #1
나는 새 찍는 걸 좋아한다. 새란 놈은 대충 찍어도 초점만 잘 맞으면.. 또, 그 뒤로 파란 하늘이 배경으로 깔리면.. 뭐 딱히 대단한 기술이 없어도 꽤 그럴 듯 한 사진이 된다. 그렇게 대충 찍어 놓고.. '자유를 갈망하는 마음을 담은 감성샷'이라고 우기면 된다. 뭐 이런 저런 이유로 나는, 새 찍는 걸 좋아한다. 하긴, 이런걸 나만 좋아하는 게 아닐거다. 이런 새 찍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런 사진 말이다. 근데 사실.. 갈매기는 참 멋진 피사체긴 하지만 몹시 흔하다. 흔한 것은 매력이 없다. 더구나 새우깡 한 봉지면 마음껏 담을 수 있는(심지어 광각렌즈로도 담을 수 있는!!) 갈매기로는 성에 안 찬다. 야성이 살아 있는 새를 찍고 싶어. 그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녀석들을 사각의 틀 안에 넣..
-
아큐: 어느 독재자의 고백 관람기
아큐: 어느 독재자의 고백. 탁현민 제작, 여균동 연출, 명계남 주연. * 지난 번 홍대에 이어, 오늘로 두번째 아큐를 보고 왔다. 그간 몇번이나 다시 보러 가야지, 하고 마음 먹었었지만 이렇게 저렇게 하다보니.. 계획이 계속 틀어져 결국 두달여가 지난 다음에야 다시 보게 됐다. 이미 본 연극이어서 얼개나 줄거리, 개략적인 대사를 알고 있음에도.. 만족도는 처음 이상이었다. 명배우님의 연기는 더욱 탄탄해졌고, 대사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졌다. 그리고 홍대에서는 좁은 공간에 비해 사람이 무척 많다보니 몰입에 방해가 됐는데, (심지어 통로에 서서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두 시간이나..) 연극 관계자들에게나 배우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사람이 적당히 있는 편이 보기에는 더 좋았다. 사실 아큐를 보러 오는 사람이..
-
삼식이를 영입하다.
Sigma 30mm F1.4 EX DC - 일명 삼식이. 지난 10월에 예판으로 구입한 35.8 에 2만원 더 보태 그 전부터 한번쯤 꼭 써보고 싶던 중고 삼식이를 영입했다. 확실히 거리계 창이 없으니 사진에서 봤던 것 같은 멋스러움이 떨어진다. 대체 왜 소니 마운트에는 거리계 창이며 HSM을 없애 버린것일까? 그러면서도 다른 마운트에 비해 가격은 더 비싸다.. 하.. 어정쩡한 화각으로 잘 쓰지 않던 35mm 라서 별로 아쉬움은 없는데.. 새로 영입한 삼식이.. 핀이 안 맞는다. 심한 전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번 소니 AS센터에서 바디 핀점검을 받았으니 바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삼식이 전 주인의 A500 에서는 비교적 잘 맞는 것 같은데.. 내 A700 에서는 확실히 안 맞는다. 심해도 이렇게 ..
-
광각 렌즈 토키나 116 [tokina 11-16] 영입
요즘 풀프레임, 광각에 대한 갈망에 시달리다.. 빤한 주머니 사정과 더욱 빤한 사진 실력을 감안하여 그냥 광각렌즈 하나를 들이는 것으로 마음을 잡기로 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은 기념으로다가.. 생각난 김에 바로 결제! 를 하려다.. 문득 G마켓의 10만원 쿠폰이 생각났다. 중고나라에서 쿠폰을 검색해 판매자에게 연락, 10만원 쿠폰을 구매하려고 하는데 이 판매자.. 내일 다시 통화하잔다. 내일까지 기다리기 싫어서.. 아무 생각 없이 G마켓에 들어가 스탬프로 10만원 쿠폰 응모! 어? 평소에 보던.. 예상한 것과는 너무나 다른 화면. 얼레? 쿠폰 당첨 된거 맞아? 설마 10만원 쿠폰이 아니라 1천원 쿠폰을 잘못 눌렀나? 아.. 아주 지름신 별 짓을 다 한다. 맘 변하기 전에 렌즈 지르라고 쿠폰까지 주네....